http://www.daljin.com/display/D058333
- 전시분류
개인
- 전시기간
2019-03-27 ~ 2019-04-02
- 참여작가
정혜신
- 전시 장소
- 유/무료
무료
- 문의처
+82.2.737.4678
- 홈페이지
상세정보
갤러리 도스 기획
정혜신 ‘Space Oddity’ 展
2019. 3. 27 (수) ~ 2019. 4. 2 (화)
1. 전시개요
■ 전 시 명: 갤러리 도스 기획_정혜신 ‘Space Oddity’ 展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Gallery DOS (갤러리 도스)
■ 전시기간: 2019. 3. 27 (수) ~ 2019. 4. 2 (화)
2. 전시내용
외부로 드러난 겉모양으로 물체를 인식하고 대상을 파악하는 것은 직접적이고 일차원적인 행위이다. 특정한 사물을 인식하고 그 성질을 파악하는데 있어서 학습이나 체험을 통해서 사람들은 그 표면적 이미지나 모양만을 보고서도 그것을 인지하게 된다. 하지만 정혜신은 사물을 선택하고 이를 특징지우는 표면을 글루로 완전히 뒤덮는다. 반복과 겹침을 이용해 새로이 드러나는 시각적인 이미지는 강하면서도 단순하게 느껴진다. 그 안과 밖, 공간과 공간 사이의 경계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 경계가 흐릿해져 있어 환영적으로 보인다. 이러한 애매모호한 형태와 실체가 없음이 주는 자유로움은 정혜신 작품이 주는 큰 특징이다.
작가의 작업에는 반복적인 행위와 몰입이 반드시 수반된다. 작가는 몰입이라는 과정을 통해 실존을 확인하는 직접적이면서도 적극적인 개입을 추구한다. 인공적인 색깔의 글루가 수십겹 쌓이며 물체의 표면에 접착된다. 무언가를 헤치고 파내는 것이 아니라 누적되어 쌓음으로써 새로운 사물을 발굴한다. 그 표면에 가려진 층위는 이면의 것, 즉 껍데기 안에 잠재된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재조명을 하는 과정이 된다. 작가는 물질이란 영원히 고정된 재료가 아님을 보여주며 새로운 의미를 부여함과 동시에 물질 자체가 만드는 새로움을 통해 예술작품으로 발전시킨다. 선택된 오브제를 은폐함과 동시에 드러내는 작업 과정은 만들어져가는 과정 속에 만들어지는 것에 대한 사유를 담고 있다.
(갤러리 도스 김선재)
Unnameable, 2017, hot glue on objects
3. 작가약력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박사과정
MFA in Fine Arts, 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Fifth Year Program, School of the Museum of Fine Arts
Diploma in painting, School of the Museum of Fine Arts
이화여자대학교 사회과학부 사회복지학과 졸업, 서울
Altar, 2013, hot glue on objects
개인전
2019 갤러리 도스, 서울
2018 CICA 미술관, 김포
2010 The Fifth Year전, Grossman 갤러리, 보스톤
2009 뉴욕세계미술축제, 플러싱오픈스페이스갤러리, 플러싱
2008 동북아미술축제(NAAF), ANNEX 컨벤션센터, 키타큐슈
단체전 및 수상경력
2018 Lines of Thought, CICA 미술관, 김포
2013 SAIC 대학원 졸업전, Sullivan 갤러리, 시카고
2012 New Work, Sullivan 갤러리, 시카고
2010 ECC Project 기금마련전, 보스톤한인교회(PCUSA)갤러리, 보스톤
2009 제5회 공간국제판화비엔날레,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09 부산국제아트페어(BIAF), 부산문화센터, 부산
2009 어린이날 기념전 “현대미술-소리없는 울림전,” 세종문화센터, 서울
2009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09 한 여름밤의 꿈전, 신상갤러리, 서울
2009 뉴욕세계미술축제, 유엔본부 특별전시관, 뉴욕
2009 뉴욕세계미술축제, 맨하탄한국예술센터, 뉴욕
2009 제5회 공간국제판화비엔날레 입선,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09 제29회 대한민국미술대전 판화부문 입선,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08 정혜신과 김은미 2인전, 샨티갤러리, 서울
2008 단체전, 온갤러리, 서울
2008 부산국제아트페어(BIAF), 부산문화센터, 부산
2008 부산국제아트페어(BIAF) 유니세프기금마련 특별전, BEXCO센터, 부산
2008 한국현대판화전, 닝보미술관, 닝보(중국)
2005 Decode전, 현대미술인스티튜트(ICA), 보스톤
2004 드로잉전, SMFA, 보스톤
2004 사운드전, SMFA, 보스톤
Thing 3, 2019, hot glue on objects
언어로서의 사물을 전제로 한 이 작업은 대상이 투명한 존재성, 현재성에서 점차 불투명한 타자성, 유령성으로 옮겨가는 알레고리적 과정 그 자체에 대한 사유를 진행한다. 이미 만들어진 여러 종류의 생산품, 소위 ‘레디 메이드’라 불리는 사물들이 그 “대상적 재료”가 된다. 그것이 대상적 재료라고 말할 수 있는 어떤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결국 대상과 주체 사이의 애매한 설정의 문제로 이어진다.
어쨌든, 그 사물들은 고체상태의 글루 스틱들을 일렉트릭 글루건에 장착시켜 전기의 힘으로 인한 가열의 효과로 액상의 글루가 흘러 나오게 하는 기계적 공정에 의해 뒤덮혀진다. 액상의 선들로 흘러나오는 글루는 직물 의 날실과 올실처럼 사물들의 표면위를 가로지르며 횡단하는 것을 수차례 반복한다. 뜨거운 액상의 선들은 결국 차가운 고체 상태로 사물의 표면에서 응고된다.
글루 건을 쥐고 있는 것은 나의 손이지만, 그러한 나의 손이 따라가고 있는 것은 사물들의 표면, 그 형태들의 표면이다. 글루로 사물들의 표면을 덮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변형과 조합이 주체의 능동적 행위에 의한 것이라고 해도 여전히 그 사물들의 형태에 의존하는 수동적인 움직임이 지배적이며, 그 능동적 행위의 출처 역시 의심스러운 것이 된다. 서로 다른 각자의 의미와 역사를 갖고 있었던 기존의 사물들에 글루라는 매개를 통해 개입(‘파레르곤’의 문제)하려고 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의도일까? ‘물 자체에 대한 욕구불만’? 사물에 대한 인간적 투사행위? 코끼리를 만지는 장님의 손?
이미 인공적인 사물들에 또다시 인공적인 매체를 사용하여 그것들을 뒤덮는 행위, 그것을 바라보는 여러 시선들을 거쳐 더욱 인공화가 가중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이미 하나의 의미와 이해에 도달하지 못하는 사물들의 끝없이 반복되고 지연되는 의미들의 불안정성을 따라가는 작업, 이러한 작업에서 주체(작가)는 도대체 무슨 역할을 하는 것일까? 주체와 객체의 사라짐? 작가는 사라진다. 사물들도 사라진다. 글루의 두터운 층 아래로…
글루는 “매개”가 아닌 것이 되어간다. 글루는 ‘바이러스’와 같은 것이 되어간다. 사물들에 기생하는 바이러스 혹은 폭력… 혹은 ‘저 위험천만한 대리보충’? 하지만 실제로 사라지는 것도 상실되는 것도 없다. 모든 것은 허구이고 환상일뿐이다. 일탈의 허구적 대리보충성? 대리보충적 허구성? 과잉적, 이질적 질료로서의 글루, 또한 동시에 과잉적 혹은 잉여적, 이질적 에너지로서의 작가의 움직임, 메타 언어 혹은 메타 픽션으로서의 반성적 재표기(re-mark)…?
어떤 종류의 곤충들은 자신의 체액으로 외부 세계를 뒤덮으면서 자신의 바깥에 있는 존재들을 감지하고 인식한다고 한다. 이 작업에서 곤충이 되는 것은 나이지 사물들이 아니다. 사물들은 오히려 “인간적”이 된다. 하지만 곤충이 된 나는 사물에 대해 무엇을 인식하는가? 그것들의 현전? 지금 여기에 있음? 그렇다면 지금 여기에 있는 그것들의 현전은 무엇인가? 그것들의 의미는 현재 여기에 실제로 존재하는가? 아니면 과거의 퇴적물인가, 아니면 도래할 어떤 것인가?
역설적인 의미에서 이 작업은 일종의 고고학적 작업이다. 고고학적 발굴의 과정적 역행, 파헤침으로써가 아닌 파묻음으로써 사물들에 접근하려는 일종의 역설적 탐구과정이다. 사물들의 내밀성으로의 접근을 가능하게 할 수도 있을 어떠한 막, ‘베일’로서 의 글루의 효과, 블랑쇼적 의미에서의 ‘밤’과 ‘죽음’을 가장하는 것으로서의 글루의 물질적 반투명성과 그 유령성… ‘언제나 이미 유령인 사물들’을 ‘표시(mark)’하기 위해 덧입혀진 ‘유령적’ 의복(costume)으로서의 글루? 혹은 일종의 메타언어를 가능하게 하는 조건으로서의 글루의 효과? 혹은 ‘대리보충’으로서의 글루? 하지만 무엇을 대리보충하는가? 사물들에 대리보충이 필요한 이유라도 있는 것일까?
‘모든 사물은 언제나 이미 죽음을 내포한다. 죽음으로써만 연명되는 삶… 정체성, 동일성이란 없다. 정체화, 동일화만이 있을뿐… 대체가능한 유일한 사물은 대체불가능하다… 의미와 지시대상의 지연관계… 비현전의 잉여, 대리보충… 자기 자신이 되려는 모든 유일성은 근본적으로 불순해야만 하고 반복 가능, 대체 가능해야만 한다… 대체 불가능한 것은 대체될 수 있어야 한다.’
-정혜신 작가노트
Thing 1, 2019, hot glue on ob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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