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골 통신-인생2막 이야기 221

아내와 나 사이/ 이생진

아내와 나 사이 이생진 아내는 76이고 나는 80입니다 지금은 아침저녁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어가지만 속으로 다투기도 많이 다툰 사이입니다 요즈음은 망각을 경쟁하듯 합니다 나는 창문을 열러 갔다가 창문 앞에 우두커니 서 있고 아내는 냉장고 문을 열고서 우두커니 서있습니다 ..

소니골통신-145: 김재진의 "먼 산같은 사람에게 기대고 싶어라"와 내 그림자

먼 산같은 사람에게 기대고 싶어라 김재진 감잎 물들이는 가을볕이나 노란 망울 터드리는 생강꽃의 봄날을 몇 번이나 더 볼 수 있을까 수숫대 분질러놓는 바람 소리나 쌀 안치듯 찰싹대는 강물의 저녁인사를 몇 번이나 더 들을 수 있을까 미워하던 사람도 용서하고 싶은, 그립던 것들마..

오탁번시인의 "부재중 전화"

부재중 전화 오탁번 아침에 일어나 핸드폰을 열자 간밤에 온 “부재중 전화”가 뜬다 발신자는 ‘권오문’이다 오호嗚呼, 여든두 살 영철 형님이 그에 떠났구나! 원주중학교 입학금을 대준 영희 누나의 오빠, 영철 형님의 맏아들 오문이가 병원 영안실에서 건 부음訃音 전화가 분명하다!..

살다가 보면 / 이근배

태풍 고니가 지나가는 날의 제주 외돌개 태풍 고니가 지나가는 날의 세화 해안도로 살다가 보면 / 이근배 살다가 보면 넘어지지 않을 곳에서 넘어질 때가 있다 사랑을 말하지 않을 곳에서 사랑을 말할 때가 있다 눈물을 보이지 않을 곳에서 눈물을 보일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 사랑하는 ..

소니골통신-144: 산다는 것은 그런 것 같아요- 살다가 보면/ 이근배

살다가 보면 이근배 살다가 보면 넘어지지 않을 곳에서 넘어질 때가 있다 사랑을 말하지 않을 곳에서 사랑을 말할 때가 있다 눈물을 보이지 않을 곳에서 눈물을 보일 때가 있다 살다가 보면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기 위해서 떠나보낼 때가 있다 떠나보내지 않을 것을 떠나보내고 ..

소니골통신-143: 삶이 힘들어질때 잠시........- 좀 쉬세요/ 백창우

졸작: 소니골 이야기, oil painting, wood panel에 부조, 50x60cm 좀 쉬세요 백창우 쉬고 싶은 만큼 쉬다 가세요 사는 게 힘들지요 뭐 좀 해볼려고 해도 잘 되질 않고 자꾸 마음만 상하지요 모두 일 다 미뤄두고 여기 와서 좀 쉬세요 읽고 싶던 책도 맘껏 읽고 듣고 싶던 음악도 맘껏 듣고 어둑해지면..

소니골통신-142: 사랑에 관한 그 시詩 - 문득/ 정호승

문득 정호승 문득 보고 싶어서 전화했어요 성산포 앞바다는 잘 있는지 그 때처럼 수평선 위로 당신하고 걷고 싶었어요 정호승 출생 1950년 1월 3일 학력 1976년 경희대학교 국문학과 졸 1985년 경희대학교 대학원 국문학과 졸, 석사 경력 2000년 현대문학북스 대표 수상 2000년 제12회 정지용문..

소니골통신-141: 사랑이란....... - 큰 일/ 김용택

큰일 김용택 날 저물면 산그늘 내려오듯 제 가슴에 서늘한 산 그림자 하나 생겨났습니다 그 그림자 나를 덮어오니 큰일입니다 당신을 향해 차차 데워지는 이 마음을 어찌하지 못합니다 큰일입니다 뜨거워서 날이 갈수록 뜨거워져서 내 몸이 델 것 같은데 인자 나는 정말로 큰일 났습니다..

소니골통신-140: 술 취한 놈이 詩를 쓴다

술 취한 놈이 詩를 쓴다 박상문 술을 먹으면 詩가 나온다 新春文藝 등단한지 40년 된 고등학생 때 치기어린 마음으로 폭넓은 인생경험을 한다며 사창가에도 가보고 어린놈이 꼴 같지 않게 별난 짓거리를 해대던 詩人이 된 내 친구가 보면 "개나, 소나 다 詩를 쓰고....." "더구나 학교수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