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스크랩]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 유치환
sosoart
2014. 5. 30.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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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머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로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에게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뜻한 연분도
한 망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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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사랑하면서도 행복하지 못했습니다
글 / 심여수
너무 멀리가 아니라
가까이
너무 가까이
그날이 다가오고서야
당신을 사랑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당신이 지나다니던 길가 들꽃에게
차마 묻기 힘든 당신 안부를 묻습니다.
지금도 그사람의 눈길이 너에게 담겨지고 있냐고
할 수만 있다면
부족한 사랑이지만
그것을 꺼내어
그것을 뒤집어
당신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 절실합니다.
손가락 틈으로 햇살이 빠져나가 듯
미세한 자국만이 환영처럼 남은 채
멀어져 가는것을 재차 확인하고
욕망을 위반하고 통념을 거슬렀던 사랑
당신은 사랑하였으므로 행복하였습니까
바람도 스스로 흔들리며
슬픔과 기쁨이 따로 놀지 누가 압니까
그리움의 낮은 음성이 간간이 지나가길래
어쩔 수 없이 한참이나 그 여운을 만지며
썰물같은 외로움으로 미칠 것 같은 것을 어쩝니까
말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외로움이 적막 속에서
저 홀로 자라나 황홀히 질 것을 생각하며
끝없는 통로를 지났던 지난 날
당신을 사랑하면서도 행복하지 못했습니다.나는
내 모두를 당신이
당신의 모두를 내가 알 수 없음을 알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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