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타사 213

소니골통신 157: 한 번은 보고 싶습니다

한번은 보고 싶습니다 오광수 한번은 보고 싶습니다. 먼발치에서라도 보고 싶습니다. 사는 모습이 궁금해서 그런 게 아닙니다. 내 가슴속에 그려진 모습 그대로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을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인제 와서 아는 척해서 무얼 합니까? 인제 와서 안부를 물어봐야 무얼 합니..

소니골통신 156- 수첩의 이름을 지우며

이름을 지운다 허형만 수첩에서 이름을 지운다 접니다... 안부 한 번 제대로 전하지 못한 전화번호도 함께 지운다 멀면 먼대로 가까우면 가까운대로 살아생전 한 번 더 찾아뵙지 못한 죄송한 마음으로 이름을 지운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음을 몸이 먼저 아는지 안경을..

소니골 통신 155- 세상은 또 바뀌고.... 김종삼의 시 "민간인"와 함께

potrait, 종이에 pigment liner 민간인 김종삼 1947년 봄 심야 황해도 해주의 바다 이남과 이북의 경계선 용당포 사공은 조심조심 노를 저어가고 있었다 울음을 터뜨린 한 영아를 삼킨 곳 스무 몇 해나 지나서도 누구나 그 수심을 모른다 김종삼 시인 생몰1921년 3월 19일 ~ 1984년 12월 데뷔1953년 신..

소니골통신-154: 빵집 어린 아기

빵집 이면우 빵집은 쉽게 빵과 집으로 나뉠 수 있다 큰길가 유리창에 두 뼘 도화지 붙고 거기 초록 크레파스로 아저씨 아줌마 형 누나님 우리 집 빵 사가세요 아빠 엄마 웃게요, 라고 쓰여진 걸 붉은 신호등에 멈춰 선 버스 속에서 읽었다 그래서 그 빵집에 달콤하고 부드러운 빵과 집 걱..

소니골통신-153: 대통령 탄핵 유감 - 해피 버스데이/ 오규원

해피 버스데이 오규원 시골 버스정류장에서 할머니와 서양 아저씨가 읍내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시간이 제멋대로인 버스가 한참 후에 왔다 - 왔데이! 할머니가 말했다 할머니 말을 영어인 줄 알고 눈이 파란 아저씨가 오늘은 월요일이라고 대꾸했다 - 먼데이! 버스를 보고 뭐냐고 ..

소니골통신-152: 어느 인터넷 카페에 올린 글

남들 처럼 노후대책을 미리 준비했었다면 바람과 공기 좋은 이 제주에서 살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운영자님과 여러 회원님들 가끔 어쩌다 보면 신입회원으로 가입을 하였는데, 음악을 들을 수 없다는 불평? 이라든지 이 카페가 뭐 그리 대단한 카페이기에 정회원이 되..

소니골통신-151: 효도와 자식 사랑은 어떤 의미일까?- 늙은 황소의 눈물/ 김형태

늙은 황소의 눈물 김형태 아버지를 모셔왔다 오기 싫다는 것을 억지로 모셔왔다 그런데 그만 큰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이후, 아무도 아버지 곁에 가려하지 않았다. 강아지가 들어왔다 아무데나 똥오줌을 누고 털을 날려도 찡그리는 사람이 없다 앞 다투어 물고 빨고 침대에까지 데려간다..

소니골통신-149: 정구업진 언... 수수리 사바하.... - 수택씨 뭣허요/ 장근배

수택씨 뭣허요 장근배 여말이요, 쌍태리에 맷돼야지 허벅지만 한 내 땅뙈기 있소 안, 고놈도 오져서 사과, 배, 대추 대나캐나 심었는디 올해가 벌써 3년짼갑써. 봄에 허벌나게 핀 배꽃이 번갯불이 하늘 찢어분날 열매 째지게 달았는디 농약이 하도 무섭다고 해싸서 냅 둬부렀드니 아그덜 ..

소니골통신-148: 한가위가 어느덧 지나고.... - 별을 보며/ 이성선

별을 보며 이성선 내 너무 별을 쳐다보아 별들은 더럽혀지지 않았을까 내 너무 별을 쳐다보아 하늘은 더럽혀지지 않았을까 별아, 어찌하랴 이 세상 무엇을 쳐다보리 흔들리며 흔들리며 걸어가던 거리 엉망으로 술에 취해 쓰러지던 골목에서 바라보면 너 눈물 같은 빛남 가슴 어지러움 황..

소니골통신-147: 박건한 시인님이 보내주신 출판도시 活版工房의 활판인쇄 시 선집

박건한 시인님이 보내주신 출판도시 活版工房의 활판인쇄 시 선집 저의 블로그 게시판 “시가 있는 뜨락”에 제가 즐겨 애송하는 시들을 올려놓곤 하는데, 며칠 전 마침 박건한 시인의 시를 한 편 올린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박건한 시인의 시가 그 게시판에 몇 편 올라가 있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