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낙화/ 이형기

sosoart 2011. 6. 10. 23:08



          
           낙화 / 이  형 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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