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칠십
김복수
내 나이
한 잎 두 잎 단풍들어
가을인줄 알았는데
벌써 빈 들판을 지나는 찬 바람 소리
기러기처럼 울고 있구나.
돌아보면
문을 열어 놓고 사는 날보다
문을 닫아 놓고 사는 날들이
쾌청한 날보다
눈비 오는 날들이
많았던.그러나
어쩔 수 없었던 날들 뿐이었을까?
이제 내 인생 한 장 남은 일기장에
기도하는 마음으로
나에게 편지를 쓰고 싶다.
파란 날들아
단풍처럼 고운 날들아
낙엽 되여 떨어진다. 서러워 마라
한 잎 두 잎 쌓이면 거름이 되는 줄
세월도 알고 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