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스크랩] 가을의 노래 /김대규

sosoart 2013. 1. 1. 17:44

 

 

 

 

 

 

   

가을 서정

 

  

인연

                 

   

가을 편지

                    

   

 사랑이 머무는 자리 / 장용길 作

 

 

 

 

 

 

 가을의 노래 / 김대규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면 가을이다.
떠나지는 않아도
황혼마다 돌아오면 가을이다.

사람이 보고 싶어지면 가을이다.
편지를 부치러 나갔다가

집에 돌아와 보니
주머니에 그대로 있으면 가을이다.

가을에는

             마음이 거울처럼 맑아지고
                그 맑은 마음결에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떠나보낸다.


'주여!' 라고 하지 않아도
가을엔 생각이 깊어진다.
한 마리의 벌레 울음소리에
세상의 모든 귀가 열리고,
잊혀진 일들은

             한 잎 낙엽에 더 깊이 잊혀진다.

                누구나 지혜의 걸인이 되어
                경험의 문을 두드리면
                외로움이 얼굴을 내밀고
                삶은 그렇게 아픈 거라 말한다.
                그래서 가을이다.

 

산 자의 눈에

이윽고 들어서는 죽음
사자(死者)들의 말은 모두 시가 되고
멀리 있는 것들도

시간 속에 다시 제 자리를 잡는다.

가을이다.
가을은

가을이란 말 속에 있다.

 

 

 

 

             

             Cherry Hill / Linda Gentille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水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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