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길을 걷고 싶습니다
용혜원
손톱 끝에 봉선화물이 남아 있을때
가을은 점점 더 깊어만 갑니다
이 가을 길을 그대와 함께
걷고만 싶습니다
낙엽을 밟으면
사각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가을엔 시가 더 많이 써집니다
갈색 빛으로 물든 낙엽이 하나 하나가
시 한 편입니다
높고 푸르기만 한 하늘이
시 한 편입니다
고독해 보이는 사람들 표정 하나 하나가
시 한 편입니다
이 가을 길을 그대와 함께
걷고 싶습니다
찬바람이 불어도
손을 꼭 잡고 걸으며
어느 사이에 우리들 마음도
갈색 빛으로 곱게 물들어
한 편의 시가 됩니다
가을을 느끼려면
가을이 물들어오면
가을이 물들어 오면
내 사랑하는 사랑아
푸르고 푸른 하늘을 보며
들판으로 나가자
가을 햇살 아래
빛나는 그대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살며시 와 닿는 그대의 손을 잡으면
입가에 쏟아지는 하얀 웃음에
우리는 서로를 얼마나 기뻐할까
내 사랑하는 사람아
흘러가는 강물을 보러
강가에 나가자
강변에 앉아 우리의 삶처럼
흐르는 강변을 바라보며
서로의 가슴속에 진하게 밀려오는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누면
우리의 사랑은 탐스럽게 익어가는
열매가 되지 않을까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 > 詩가 있는 뜨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바람부는 날의 꿈 ........ 류시화 (0) | 2013.01.01 |
---|---|
[스크랩]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 ......... 복효근 외 1편. (0) | 2013.01.01 |
[스크랩] 낙엽 한 장으로 / 오광수 (0) | 2013.01.01 |
[스크랩] 대숲에서 뉘우치다 ...... 복효근 (0) | 2013.01.01 |
[스크랩] 이별 / 김용택 (0) | 2013.0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