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스크랩] 논두렁에 서서 / 이 성 선

sosoart 2013. 1. 1. 21:53

 

 

 

 

 

 

    
                                            아침 / 김점선 作

 


 

논두렁에 서서

/  이 성 선




갈아놓은 논고랑에 고인 물을 본다.

마음이 행복해진다.

나뭇가지가 꾸부정하게 비치고

햇살이 번지고

날아가는 새 그림자가 잠기고

나의 얼굴이 들어 있다.

늘 홀로이던 내가

그들과 함께 있다.

누가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다.

모두가 아름답다.

그 안에 나는 거꾸로 서 있다.

거꾸로 서 있는 내 모습이

본래의 내 모습인 것처럼

아프지 않다.

산도 곁에 거꾸로 누워 있다.

늘 떨며 우왕좌왕하던 내가

저 세상에 건너가 서 있기나 한 듯

무심하고 아주 선명하다

 

 

                                     
                                      A-Moll(사랑의 숲) -Sojiro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水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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