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닭 .......... 정호승
내가 아직 한 포기 풀잎으로 태어나서 풀잎으로 사는 것은 아침마다 이슬을 맞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바짓가랑이를 적시며 나를 짓밟고 가는 너의 발자국을 견디기 위해서다
내가 아직 한 송이 눈송이로 태어나서 밤새껏 함박눈으로 내리는 것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 싸리 빗자루로 눈길을 쓰시는 어머니를 위해서가 아니라 눈물도 없이 나를 짓밟고 가는 너의 발자국을 고이 남기기 위해서다
내가 아직도 쓸쓸히 노래 한 소절로 태어나서 밤마다 아리랑을 부르며 별을 바라보는 것은 너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너를 사랑하기엔 내 인생이 너무 짧기 때문이다
|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한줄 바람 원글보기
메모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 > 詩가 있는 뜨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상처가 스승이다 ....... 정호승 (0) | 2013.01.01 |
---|---|
[스크랩] 달과 설중매(雪中梅) / 함민복 (0) | 2013.01.01 |
[스크랩] 연꽃 구경 ....... 정호승 (0) | 2013.01.01 |
[스크랩] 사랑하는 별 하나/이성선 (0) | 2013.01.01 |
[스크랩] (정호승 외) 검은 민들레 외 3편 (0) | 2013.0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