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스크랩] 오막살이 집 한 채 / 이기철

sosoart 2013. 12. 13. 19:06

 

 

 

 

 

 

 

 

        오막살이 집 한 채 詩 / 이기철 시든 채송화의 얼굴 곁에 앉으면 잊고 있던 농구의 이름이 떠오른다 청석 밭에 자라던 갯풀 이름이 떠오르고 무 뽑힌 백 평의 빈 밭이 떠오른다 초겨울엔 바람 차가와 밤벌레들 울지 않고 여울물 소리 그칠 때 풀잎이 무거운 이마를 숙인다 주름 많은 가업들이 골마다 누워있고 작은 씨앗들은 맹목으로 자라 포만한 들 가운데 숙연한 생애를 붇는다 누가 들길 밖에 나아가 잎 벗은 나무로 설 수 있을까 누가 무욕으로 저 산하의 일부가 될 수 있을까 하늘엔 추운 새 날고 마음엔 채찍질 잦아 이 겨울에는 아무래도 무너지고 말 적은 누에도 자주 묻히던 오막살이 집 한 채
                                                  음악 : Caravelli Orchestra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어제는 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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