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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현대가 서로 만나 대화하는 곳 '꼭두박물관'

sosoart 2014. 1. 7. 14:15

전통과 현대가 서로 만나 대화하는 곳 '꼭두박물관'

 



 

 

 

 

 




 

지금은 잘 볼 수 없지만, 드라마에서 종종 등장하는 상여를 기억하시나요?

'꼭두'는 상여의 부속물로 인물상, 혹은 동물과 식물의 형상을 띤 목각인형입니다.

꼭두박물관의 김옥란 관장은 우연히 골동품 가게에서 꼭두 하나를 만나게 된 후 소박하면서도 익살스런 꼭두의 매력에

사로잡혀 꼭두를 수집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상여의 꼭두는 망자와 같이 동행하면서 그의 불안을 달래주고, 슬픔을 위로하는 존재라고 합니다.

꼭두박물관에 소장된 꼭두의 다양한 표정과 몸동작은 그런 성격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꼭두박물관은 20,000여 점의 꼭두를 소장하고 있으며, 꼭두의 종류와 성격에 따라 분류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매주 월요일, 신정, 구정, 추석 당일 휴관)

* 관람요금
어른 5,000원 / 어린이, 청소년 3,000원 / 단체는 인원수에 따라 할인

* 교통안내
지하철 4호선 혜화역 1번 출구 동덕여자대학교 공연예술 센터 방향 도보 3분
버스 동성고교 앞 하차(101, 102, 106, 107, 109, 151, 161, 273번 등 이용)

* 문의
서울시 종로구 동숭동 1-5 동숭아트센터 2층
02-766-3315
www.kokdumuseum.co.kr

 

 




 

꼭두는 힘든 길을 가고 있는 이와 동행하는 존재이자, 그와 함께 즐거움 및 고통을 나누고 있는 존재입니다.

이승과 저승, 현실과 꿈 사이를 오고 가는 존재인 꼭두는 천사나 신선처럼 일상과 비일상의 세계를 넘나들면서

괴로워하거나 슬픔에 잠긴 이를 위로하고 지켜주는 일을 합니다.

 

 

 




 

낯설고 험한 길을 가는 이는 피곤하고, 마음이 불안하게 됩니다. 길을 잃고 헤매게 된다면 더욱 그렇겠죠.

이때 꼭두는 칠흑의 어둠 속에서 등불을 밝혀 길을 안내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렇듯 길을 찾아주는 꼭두는 혼란 속에서 질서를 세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는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여를 타고 가는 망자는 여정에서 "이미"와 "아직"의 경계 지역에 머물게 됩니다.

이렇게 구별이 안 되는 영역, 혹은 미분화된 영역에서는 갖가지 나쁜 기운이 출몰합니다.

이때 꼭두는 초월적인 힘을 지니고, 이런 나쁜 존재들을 물리칩니다.

이처럼 전사의 역할을 하는 꼭두는 대게 표정과 동작이 무섭거나 무기를 들고 있습니다.

 

 





 

동작이 다소곳하고 조용한 분위기의 꼭두가 하는 일은 여행자의 시중을 드는 것입니다.

 꼭두는 꼭 필요하지만 거추장스러운 일을 묵묵히 하면서도 자신을 내세우지 않습니다.

이는 꼭두가 허드레 일의 우주적 의미를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중 드는 꼭두의 얼굴이 맑고 밝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망자의 슬프고 허전한 마음을 달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은 즐거운 활기를 불어넣어 분위기를 일신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꼭두는 밝은 표정으로 망자를 위해 악기를 연주합니다.

 

 





 

봉황은 극락조, 저승새, 학 등의 여러 가지 새 가운데 가장 강력하고 두드러지는 존재입니다.

봉황은 상여의 네 귀퉁이에 자리 잡고 있으며 초월과 비상을 상징합니다.

망자는 봉황의 도움으로 지상의 중력이 작용하는 이승을 벗어나 전혀 새로운 영역으로 옮겨가게 됩니다.

 

 





 

용은 물을 다스리는 존재입니다. 기다랗고 역동적인 용의 모습도 흘러가는 물을 닮아 있습니다.

상여에는 청룡과 황룡이 얽혀 올라가는 모습의 꼭두가 달려있습니다.

 

 

 




 

용수판은 정자용과 함께 상여의 앞과 뒤에 위치합니다. 용의 입에는 물고기가 물려 있기도 하는데, 이는 망자를 삿된 힘으로부터 지켜주는 의미와 함께 그의 여행길이 생명의 순환 회로에 있다는 의미를 보여줍니다.

 

 





 

상설전시실에 있는 상여는 꼭두박물관 소장 유물을 활용하여 한국전통 목(木) 상여를 재현한 것입니다.

꼭두의 총 개수는 68개에 이르며, 꼭두의 역할에 따라 다양한 위치에 꼭두가 달린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교육실은 꼭두에 관한 흥미로운 체험이 이루어지고, 유익한 지식이 전달되는 곳입니다.

현재 꼭두 제작 등 어린이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꼭두랑 아트샵에는 꼭두를 문화 상품으로 되살려 다양한 아이템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기획전시실은 꼭두를 현대인의 감각에 따라 재해석하여 보여주는 곳입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호호호 웃는 호랑이 展>은 꼭두박물관의 8번째 기획전시입니다.

 

 

 





 

기획전시실 관람은 인형들을 직접 만든 한명철 작가의 설명과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한명철 작가는 30년이 넘게 나무와 돌을 깎아 인형을 만들어 왔습니다.

그는 길 위에서 만난 재료들에 재미난 상상력을 더해 작품을 만들어왔다고 합니다.

실제로 한명철 작가의 설명은 전시물 관람을 더욱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한명철 작가가 만든 인물 인형의 머리는 대부분 마로니에 열매로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밤 모양의 마로니에 열매는 머리카락 부분을 따로 칠하지 않아도 얼굴 형상이 나오기 때문에 자주 사용한다고 합니다.   

▶ ① 작품명: <임산부>
작가의 설명에 따르면 <임산부>란 인형은 작가의 어린나이에 결혼해 임신한 조카에게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인형의 다리는 각각 굵기가 다른데, 얇은 다리는 어린 조카의 꿈과 희망을 나타내고,

굵은 다리와 투박한 신은 앞으로 조카가 겪을 고난과 역경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 ② 작품명: <별 보는 소년>

 

 


 


 

인형들은 인물뿐만 아니라 동 식물 등으로 다양한데,   

 나무를 깎아 천연의 모습을 그래도 살린 작품이 있는가 하면, 아크릴 물감으로 색을 덧칠해 표현한 작품도 볼 수 있었습니다.

 

 





 

작품 ①②는 천사 시리즈 중 <부부 천사>로 뒷모습을 보면 각각 날개가 하나씩 밖에 달려있지 않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한명철 작가는 부부 천사가 날기 위해선 서로 팔짱을 껴야 한다며 재치 있는 설명을 더해주셨습니다. 

작품 ③번의 작품명은 <돌칼을 감춘 호랑이>입니다. 호랑이는 한 쪽 발은 깁스를 하고 있는데, 일격을 당한 호랑이가 복수하기 위해 앞발 뒤에 돌칼을 감추고 다닌다는 재밌는 상상력이 더해진 작품입니다.

 

 ④번 작품의 작품명은 <반달을 삼킨 악어>로 그냥 단순히 악어 인형을 만들기 보단 하나의 소재를 더해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고자 했던 작가의 의도가 느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왼쪽 위는 작가의 작업실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고, 오른쪽 위는 작가가 주로 사용하는 나뭇가지입니다.

아랫줄 사진은 한명철 작가가 자신의 드로잉을 보여주며 작업 과정을 설명해주는 모습입니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심각하고 치밀한 계획을 통해 만들어 진 것이 아니라 즉흥적인 느낌으로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다양한 전시를 관람하고 여행을 다니는 것이 상상력의 원천이라 말했습니다.

 

전시물 자체도 재밌고 신기했지만,

한명철 작가의 설명을 들으며 작품을 감상하니 작가의 의도와 만들어진 과정을 들을 수 있어서 더욱 유익하고 즐거웠습니다.

 
새 모양의 인형에 거북이가 매달린 <거북이 하늘을 날다> 작품을 설명하면서 작가는

 “밋밋한 새 인형에 거북이를 매달면서 동화가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을 통해 인형에 이야기를 담고 아름다운 동화로 탄생시키려는 작가의 예술관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꼭두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수많은 꼭두들의 표정은 모두다 제각각입니다.

하나하나 다른 꼭두의 표정과 모습을 살펴보면서 눈의 즐거움을 느끼고,

한명철 작가의 설명이 함께하는 기획전시를 통해 귀까지 즐거운 관람 되시길 바랍니다!

 

 

 

 

문화PD / 박민주

 

 

출처: 문화포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