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옛집에 가서 / 이상국
봄날 옛집에 갔지요
푸르디푸른 하늘 아래
머위 이파리만한 생을 펼쳐들고
제대하는 군인처럼 갔지요
어머니는 파 속 같은 그늘에서
아직 빨래를 개시고
야야 돈 아껴 쓰거라 하셨는데
나는 말벌처럼 윙윙거리며
술이 점점 맛있다고 했지요
반갑다고 온몸을 흔드는
나무들의 손을 잡고
젊어서는 바빠 못 오고
이제는 너무 멀어서 못 온다니까
아무리 멀어도 자기는 봄만 되면 온다고
원추리꽃이 소년처럼 웃었지요
'同樂茶軒-문화와 예술 > 詩가 있는 뜨락'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처럼 웃을 날이 있겠지요/ 김용택 (0) | 2014.04.08 |
---|---|
들꽃처럼 / 조병화 (0) | 2014.04.08 |
[스크랩] 그리운 꽃편지 1 / 김용택 (0) | 2014.04.08 |
내가 살 집을 짓게 하소서 / 이어령 (0) | 2014.03.22 |
봄날/ 이동순 (0) | 2014.03.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