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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로그 서문〕- 6th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2014 - 옆으로 그리고 비밀스럽게 / 김성호

sosoart 2014. 8. 15. 12:26

김성호 

 

〔카탈로그 서문〕​/ 6th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2014 / 옆으로 그리고 비밀스럽게

김성호

〔전시 서문〕

 

'옆으로' 그리고 '비밀스럽게'

 

 

 

 

김성호(2014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전시총감독)

 

 

 

 

1991년에 첫 국제전을 시작으로 2004년에 제1회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를 열었으니 2014년 올해에 이르러, 야투라는 그룹운동의 역사는 33년을, 국제전으로서는 23년을, 비엔날레로서는 11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6회 금강자연비엔날레 2014》는 이제 비엔날레 10주년이 되는 것이니 감회가 새로울 따름입니다.

 

예년처럼 올해 비엔날레에서도 주제전은 이어집니다. 5회에서는 '자연과 인간 그리고 소리-자연의 소리를 듣다'라는 주제로 본전시(야외전)가, 그리고 '대지적 사유'라는 주제로 특별전(실내전)이 펼쳐진 바 있습니다. 이번의《6회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2014》에서는 '옆으로 자라는 나무(Horizontally growing trees)'라는 주제를 제안합니다.

 

이 주제는 우리에게 자연에 대한 피상적이고도 관성적인 인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순환과 네트워크의 자연 본성을 성찰하게 만드는 하나의 화두가 될 것입니다. 주제 안의 키워드 '옆으로'는 '대결'이 아닌 '조화'를 도모하고, '하나'가 아닌 '더불어'를 지향하는 자연의 근원적 본성에 관한 하나의 메타포입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개별체와 특수성의 자연으로부터 눈을 들어 보다 심오한 보편적 자연의 의미를 성찰하게 만들 것입니다. 또한 주제 안의 키워드 '나무'는 대우주와 소우주 사이를 순환하는 '자연'과, 그 사이에 자리한 우리 '인간'에 대한 의미를 끊임없이 성찰하게 만들 것입니다.

  

'지금, 여기'의 각박한 현대의 문명사회를 사는 우리는 이제 자연의 가르침을 깊이 성찰하고자 합니다. 늘 세계와 대면하고 그것에 대한 성찰을 담아내는 미술가의 입장에서 자연이 가르쳐주는 '관계 지향적 사유'는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일까요? 특히 자연을 주제와 소재로 삼아 미술을 실천하는 '자연미술가들'에게 있어 그것은 어떤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요? 여기《6회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2014》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본전시와 특별전을 통해 이러한 의문들을 풀어보고자 합니다.

  

본전시(야외전)에서는 세계 각지로부터 온 총 20인(팀)의 국내외 작가들이 상기의 주제 아래, '같은 자연'에 나가 '각기 다른 자신의 생각들'을 펼쳐냅니다. 드넓은 벌판으로, 오밀조밀한 숲속으로, 찰랑이는 강물 위로 들어가 펼치는 예술가들의 각기 다른 '자연에 대한 사유'가 어떠한 모습으로 선보일지 자못 기대됩니다.


 

허강, 무제(작업 중인 작품), 2014

 

 

특별전(실내전)에서는 총 12인(팀)의 국내외 작가들이 '옆으로 자라는 나무-비밀정원(Horizontally growing trees-Secret garden)'라는 주제로 금강자연미술센터에서 각자의 이야기들을 펼쳐냅니다. '정원'은 자연을 옆에 두고자 하는 인간의 소망이 실현된 '인공의 것'이듯이, 이 전시는 '인공(일상) 안의 자연'을, '자연 안의 인공(일상)'을 오고가며 탐구합니다. 테크놀로지와 미디어아트가 그릇이 되어 자연을 담아낼 뿐 아니라 자연물과 아날로그적 사유가 그릇이 되어 일상과 인공을 담아냅니다. 미술가들에게 의해서 해석되는 자연은 해석되기 이전부터 비밀스럽습니다. 마치 그것은 주름과 굴곡이 가득한 신비의 세계입니다. 접히고 펼쳐지기를 반복하는 '신비의 정원'입니다. 애벌레로부터 나비가 나오고, 땅 속으로부터 새싹이 자라나는 놀라움이 그곳에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자연은 '옆으로' 그리고 '비밀스럽게' 자라나는 존재입니다. 본전시의 '옆으로 자라는 나무'와 특별전의 '비밀정원'이라는 흥미로운 주제들은, 이번 비엔날레에 참여하는 미술가들의 땀방울 속에서 해석되는 '그 무엇들'이자, 그들의 미술작품을 바라보는 관객들의 마음속에서 자라는 '어떠한 이야기들'입니다. 그것이 무엇이고 어떠할지 정말로 기대됩니다. 그것을 살펴보는 가슴 뛰는 벅찬 장에 여러분 모두를 반갑게 초대합니다. 

 

출전 /

김성호, 옆으로 그리고 비밀스럽게6th Geumgang Nature Art Biennale 2014_핸드북,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2014, p. 3. 

 

 

출처: 김달진 미술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