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귄터그라스 특별전 : 안산시 승격 30주년 기념전

sosoart 2016. 4. 21. 23:03

귄터그라스 특별전 : 안산시 승격 30주년 기념전




안산시 승격 30주년 기념 : 귄터그라스 특별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양철북‘의 저자 <귄터 그라스 특별전>

○ 전시기간 : 2016. 4. 8.(금) ~ 2016. 5. 8.(일) / 휴관일 없음
○ 전시장소 : 단원미술관 1관
○ 전시작품 : 귄터 그라스 판화 및 조각작품 100여점, 자필 시원고 및 아카이브 자료
○ 주최․주관 : 안산시, (재)안산문화재단

관람안내
○ 관 람 료 : 일반 4,000원 (안산시민 2,000원)
             학생/미취학아동/군인 1,000원 (20인 이상 단체 50% 할인)
○ 관람시간 : 10:00 ~ 19:00 (관람종료 30분전 입장마감)
○ 문    의 : 단원미술관 031-481-0505 www.danwon.org


전시연계 프로그램

특별인문학강연 - “귄터 그라스와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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귄터 그라스와 현대 독일문학
김누리(중앙대 독어독문학과 교수)
2016년 4월 9일(토) 오후 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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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거치지 않고는 그 무엇도 이룰 수 없다
이미숙(독서코칭 전문강사)
2016년 4월 16일(토) 오후 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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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올라누스
셰익스피어 - 브레히트 - 귄터 그라스
*낭독공연 <민중들 반란을 연습하다> (4막비극)
이재진(단국대 명예교수, 문학박사)
2016년 4월 23일(토) 오후 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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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양철북>, ‘문학의 영화화’의 기념비적 성공사례 
전찬일 (BIFF연구소 소장)
2016년 4월 30일(토) 오후 3시


귄터 그라스 ‘양철북(1979)’ 영화 상영 / 145min
1회차 / 2016_0422_금요일_03:00pm
2회차 / 2016_0506_금요일_03:00pm
관람연령 / 만 19세 이상 관람가
장소 / 단원미술관 제1관 상영관


독일문화원 추천 독일영화 상영
상영영화 / 베를린 천사의 시(Der Himmel uber Berlin) 외 6편
*세부상영일정은 단원미술관 홈페이지 참조
상영일시 / 매주 금요일 오후 3시, 토요일 오후 1시
장소 / 단원미술관 제1관 상영관


2016년 4월 8일 - 2016년 5월 8일
단원미술관 1관

초대일시
2016년 4월 8일(금) 오후 4시



“예술과 인간을 사랑한 위대한 시민”
우리에게 영화 <양철북>의 원작 소설가로 잘 알려진 귄터 그라스(Günter Grass, 1927-2015)는 ‘현대 독일의 역사’ 그 자체로 평가받을 만큼 독일을 대표하는 대문호이자 위대한 시민이었다. 그러나 그가 미술을 전공하고 스스로를 ‘조각가’라고 소개할만큼 문학작가 이전에 화가 겸 조각가였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은 드물다. 실제로 그는 그림을 그리거나 조각을 하다가 영감이 떠오르면 곧바로 달려가 선채로 글을 썼다고 전해진다. 그는 또한 탱고와 재즈에 능했고 트럼펫을 즐겨 불었으며, 요리와 사진까지 좋아하는 한마디로 삶 자체가 예술이었다.

그는 예술가이면서 독일의 민주주의를 위해 적극적인 사회참여 활동을 마다하지 않았다. 진보적인 역사·정치관으로 사회의 부조리와 정권의 부패 등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는 행동하는 예술가였으며, 나치시대의 반인륜적 범죄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과거 청산에도 앞장섰다.

그가 독일작가이면서도 국수주의에 빠지지 않고 전인류적 관점에서 시대적 현안들을 돌아보는 세계시민의 태도를 견지했던 것은 독일, 폴란드, 슬라브가 얽힌 그의 성장배경과 시대적 상황과도 깊은 연관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인간존중 사상과 민주주의 정신은 여러 민족이 모여 사는 안산시가 지닌 다양한 문화적 환경과도 상통하는 부분이다. 이번 단원미술관의 귄터 그라스 전시는 시 승격 30주년을 맞아 시정방침으로 추구하고 있는 ‘시민이 주인으로 참여하는 공정도시’를 실현하고자 하는 안산시의 비전을 되짚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번 전시는 그라스의 판화작품 80여점과 10여점의 조각작품 외에도 자필 시원고와 ‘양철북’ 포스터 등 귄터 그라스의 문학과 미술이 접목된 다양한 아카이브 자료가 전시되어 삶 자체가 예술이었던 귄터 그라스의 생애와 작품을 종합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예술과 인간을 사랑한 위대한 시민

- 권터 그라스의 삶과 예술


김누리(중앙대 교수, 독문학)

귄터 그라스(1927-2015)는 현대 독일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였지만, 동시에 평생을 시대의 주류와 맞선 ‘이단아’였다. 그는 생김새와 분위기부터 다른 독일 작가와 다르다. 토마스 만의 세련된 단정함도 헤르만 헤세의 수줍은 번민도 그에게선 찾아볼 수 없다. 그는 거칠고 분방하며, 파괴적이고 폭발적이다. 이는 전통적인 독일 시민지식인의 모습이 아니다. 시인 한스 마그누스 엔첸스베르거의 말처럼 그는 “잘 길들여진 독일문단에 나타난 야생의 괴물”이었다. 

이는 그의 가계 및 성장환경과 깊은 관계가 있다. 그라스는 1927년 지금은 폴란드에 속하는 단치히(현재의 그단스크)에서 독일인 아버지와 슬라브계 폴란드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독일, 폴란드, 슬라브가 얽힌 그의 혈통은 평생에 걸쳐 그의 문학관과 세계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독일적 깊이와 슬라브적 폭, 폴란드적 리듬은 그의 문학세계를 구성하는 주요인자로서 그의 독창성 혹은 ‘야생성’의 근원이다. 그가 독일작가이면서도 편협한 민족주의에 함몰되지 않고 언제나 전지구적 관점에서 시대적 현안들을 평가하는 세계시민의 태도를 견지했던 것도 그의 가계와 무관하지 않다. 

그의 부모는 단치히에서 조그만 식료품 가게를 운영하는 소상인이었다. 그라스는 전형적인 소시민적 환경에서 성장했고, 그의 작품도 주로 이 소시민 세계를 무대로 하였다. 그는 ‘소시민 세계의 대변자’로서, 독일문학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려온 ‘교양시민’의 세계 저편에 소시민 세계의 ‘광대함’과 소시민적 일상의 ‘악취’를 파노라마처럼 펼쳐보였다. 소시민 세계가 무진장한 미학적 소재의 원천일 수 있음을 그라스 만큼 설득력 있게 보여준 작가는 세계문학사에도 흔치 않다. 

그라스가 자신의 직업을 늘 ‘조각가’라고 소개하는 점도 이채롭다. 그의 자기인식에 따르면 글쓰기는 일종의 ‘부업’이다. 그는 하루 시간의 대부분을 조각실에서 보낸다. 징과 정으로 열심히 돌을 쪼다가 불현듯 지휘대처럼 생긴 책상으로 달려가 선 채로 글을 쓰는 것이 그의 전형적인 글쓰기 모습이다. 전후에 뒤셀도르프와 베를린 미대에서 조각을 공부한 전문조각가로서 그는 평생 조각과 글쓰기를 병행했다. 그는 회화 및 펜화에 있어서도 탁월한 솜씨를 보여, 작품의 표지 그림은 모두 그가 직접 그린 것이다. 또한 전후 한때는 재즈음악가로서 ‘호구’할 정도의 음악적 재능도 지녔고, 작가회의가 있을 때마다 동료작가들이 ‘간절히 청할’ 만큼 빼어난 요리사로도 유명하다. 그러니 예술적 재능의 다재다능함에 있어 그라스에 필적하는 작가를 찾으려면 적어도 200년 이상은 거슬러 내려가야 한다. 거기서 만나게 되는 건 물론 괴테일 것이다. 

그라스가 작가이면서 동시에 조각가요, 화가요, 소묘가요, 음악가요, 요리사라는 사실은 그의 문학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그의 작품에서는 전통적인 독일작품들에서 자주 조우하는 세계, 즉 내면성과 심리분석과 정신성의 세계를 찾아보기 어렵다. 그의 작품을 압도적으로 지배적인 것은 예민한 감각적 인상들이다. 그는 보고, 듣고, 냄새맡고, 맛보고, 만질 수 있는 것들을 치밀하게 묘사한다. 그의 작품의 표층은 거대한 ‘오감(五感)의 카오스’이다. 

그라스는 분명 20세기 문학의 정점에 선 위대한 작가였으나 그의 진정한 위대함은 ‘문학 너머’에 있다. 그는 ‘좋은 작품’을 썼을 뿐만 아니라, ‘좋은 독일’을 만들었다. 오늘의 독일이 나치즘이 남긴 정신적 폐허 속에서 성숙한 민주공화국으로 성장하는 데 그는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귄터 그라스의 역사가 독일의 역사이고, 독일의 역사가 귄터 그라스의 역사”(슈피겔)라는 평가는 입에 발린 찬사가 아니다. 

그라스는 위대한 ‘시민’이었다. 그는 선거 때마다 자원봉사자들로 유권자연합을 결성하여 선거운동에 뛰어들었다. 1969년 선거에서는 190회, 1972년 선거에서는 130회 이상의 유세를 직접 펼쳤고, 1999년 노벨상을 받고 나서 제일 먼저 한 일도 슐레스비히 홀슈타인 주의회 선거에 지원유세를 나선 것이다. “땀을 뻘뻘 흘리며, 아주 일상적인 말로 맥주잔을 앞에 놓고” 대중들과 토론하기를 마다하지 않는 그라스에게 정치 참여의 이유를 물으면 간단한 대답이 돌아왔다. “저는 시민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뿐입니다.” 

실로 1960년대 이후 독일 현대사의 정치적 굽이마다 그라스의 자취가 배어 있지 않은 곳은 거의 없다. 1966년 나치 전력을 가진 쿠르트 키징어가 수상으로 내정되자, 그라스는 취임 전날 사임을 촉구하는 공개편지를 보낸다. “심각한 전력을 가진 당신이 수상 자리에 앉게 된다면, 학생들에게 역사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한단 말입니까? 당신은 책임만 감수하면 되지만, 우리는 그 결과와 치욕을 감수해야 합니다.” 

그라스는 이런 거침없는 참여로 독일이 나치즘에 의해 실추된 도덕적 권위를 회복하고 유럽연합의 중심국으로 도약하는데 정신적인 토대를 마련해주었다. 그러니 그라스가 “독일 정체성의 생산공장”, “독일 민주주의의 교사”, “독일의 비공식적 양심”이라고 불리는 것도 어색할 것이 없다. 오늘의 독일은 귄터 그라스의 정신에서 탄생한 나라인 것이다. 

귄터 그라스는 올해 4월 세상을 떠났다. 그는 필자와의 대담에서 “작가는 승자의 자리에 앉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역사가는 승자의 이야기를 쓰지만, 작가는 패자의 이야기를 써야 한다”는 그의 말이 귓전에 어른거린다. 


귄터그라스 Günter Grass (1927~2015) Ⓒphoto by Felix park




부싯돌 Feuersteine, 60 x 46cm




울프스할레 Ulfshale, 60 x 46cm




종이 위에서 Auf Papier, 60 x 46cm




래그타임 Ⅴ - 황홀경, Ragtime V - In Ekstase, 2002, 54 x 39.5cm



짧은 탱고 Ⅱ, Kleiner Tango II, 2002, 54 x 39.5cm




다섯 명의 오스카 Ⅰ, Funfmal Oskar I, 2009, 44 x61.5 cm




오스카 역을 맡은 다비트 Ⅱ, David als Oskar II, 1979, 65 x50 cm




텔크테에서의 만남 Ⅱ, Das Treffen in Telgte II, 1979-80, 50 x65 cm




떡갈나무, Eiche, 1986, 56x 65 cm




손 안의 넙치Ⅱ, Butt in Griff Ⅱ



날개장식 모자를 쓰고, Mit Fluegelhaube Sculpture



빠른 스텝, Schneller Schritt Sculpture



빠른스텝 Quickstepp

출처: 김달진 미술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