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블로 피카소가 사랑한 여인들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의 작품 세계를 이야기할 때,
빠짐 없이 그가 사랑했던 7명의 여인들이 등장한다.
그는 열정적으로 수많은 여인들과 함께 했으며,
그들은 피카소의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23세 때 만난 첫 애인을 시작으로 피카소는 만나는 여인과
평균 10년 주기로 동거를 했고 두 번 결혼했다.
여러 여인들 가운데 특히 7명은 피카소의 작품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매우 중요한 인물들이다.
"그를 모른다면 피카소는 그리 특별나게 유혹적이지 않았다.
물론 그의 수상쩍게 꿰뚫어보는 듯한 시선 때문에 집중이 되긴 했다.
여러분은 그가 어디서 왔는지 짐작도 할 수 없다. 하지만 여러분이
그에게서 감지하는 이러한 열정, 내면의 불꽃은 그에게 저항하지
못하게 만드는 일종의 자석처럼 작용했다. 그리고 나를 알고 싶어 하자,
나 역시 그를 알고 싶어졌다."
두번째 연인- 에바구엘Eva Gouel
피부가 무척 하얗던 여인. 피카소는 구년에 걸친 페르낭드와 동거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그녀를 선택한다. 유달리 몸이 약했던 에바. 1차세계대전 이듬해인 1915년 12월 14일
이 젊은 여인은 결핵으로 죽는다.
<퍼레이드> 공연 때 만난 러시아 무용수, 피카소가 서른 여섯 살 때
처음으로 결혼을 한 여인이다. 올가는 서민적이고 편안한 것을 즐겼던
피카소와 달리 깔끔하고 상류사회적인 기질을 가졌다. 그녀는 피카소의
첫 아들 파울로를 낳았으나 결혼 4년 만에 부부관계가 소원해진다.
피카소가 마흔다섯 살이 되던 해인 1927년 당시 열일곱 살의 건강하고 관능미 넘쳤던
소녀 마리를 6개월동안 쫒아 다닌 끝에 작업실로 데려와 초현실주의때의
걸작 <거울앞에 선 처녀>의 모델로 세울 수 있었다. 페르낭드와 에바,
올가가 갈색 머리카락을 가졌던 것과 달리 그녀는 금발이였다. 그녀가 스물두살 때
피카소의 두 번째 아이 딸 마리야를 낳는다. 피카소에게 가장 창조적인
영감을 준 여성이었다고 전해진다, 피카소가 죽었을 때 저승에서도 피카소를
보살펴야한다며 자살한 여인이 바로 마리테레즈였다.
다섯번째 연인-도라 마르Dora Maar
1936년 피카소는 친하게 지내던 초현실주의 시인 폴 엘뤼아르로부터
사진작가 도라 마르(본명 마르코비츠 앙리에뜨)를 소개 받는다. 피카소의
모국어인 에스파냐어로 몇시간 그와 예술을 논할 수 있을 정도로 지적이었다.
1936년(55세) 피카소가 '파시즘 광기와 싸우던 시절'에 만났다. 그녀는
피카소의 ‘게르니카’ 시대를 함께 했으며, 이 작품의 제작 과정 전체를
사진으로 기록했다. 우울한 2차대전의 시기를 함께 한 마르는 피카소 작품에서
주로 ‘우는 여인’으로 등장한다. 도라 마르는 우울증 때문에 심리 치료를
받아야만 했는데, 피카소의 친구이자 유명한 정신분석학자인
자크 라캉의 정신 분석을 오랫동안 받게 되었다.
여섯번째 연인-프랑스와즈 질로Françoise Gilot
2차 세계대전 중에 만난 그녀는 아주 젊고 눈부시게 아름다운 여류화가이다.
피카소가 예순세 살 때인 1945년부터 함께 살게 되는데 이 때,
그녀는 스무 살이었다. 완벽주의자이고 독점력이 강했던 프랑스와즈는
아들 클로드와 딸 팔로마를 낳는다. 피카소는 이대에 자신의 아이들을
소재로 해 매혹적이고도 생동감 넘치는 초상화들을 남겼다. 여기서 아이들은
때로는 어머니의 품에 안긴 모습으로, 때로는 자기들끼리 놀이에 빠져 있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훗날 프랑스와즈는 당시를 솔직하게 회상하며 이렇게 썼다.
"이렇게 올가, 마리 테레즈, 도라 마르와 관계가 계속되고, 그들이 지속적으로
피카소와 나의 삶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통해 나는 그들이 피카소의
'푸른 수염 콤플렉스'의 표현이며, 그것이 또 자신이 수집한 이 모든 여자들을
개인 소유의 작은 박물관에 전시하고자 하는 피카소의 욕망에 불을 지핀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피카소는 그녀들의 머리를 완전히 베어내지 못했다.
그녀는 그렇게 삶이 계속되는 것을 더 좋아했다. 한 때 그와 함께 살았던
여자들은 나약하게 기쁨과 고통의 소리를 질러댔고, 부서진 인형들처럼
발작적으로 움직였다. 그들에게 여전히 생명의 숨결이 이어진다는 것은
충분히 증명될 수 있었다. 그녀들의 생명은 피카소의 손이 잡고 있는 끈에
매달려 있었다. 때때로 그들은 희극적인, 또는 비극적인 허영을 보탰고
피카소는 그것을 이용했다."
1953년,72세에 만난 자클린 로크Jacqueline Roque
피카소가 작품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내조해준 마지막 여자
20세기 현대 미술의 거장 피카소는 1973년에 세상을 떠났다. 그가 죽자
피카소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마리 테레즈는 목을 매달았으며 자클린은
피카소와 연인들에 관한 내용은 2편의 영화로도 나왔다. 첫번째는 1956년
앙리 조르주 클루조 감독의 다큐멘트리 The Mystery of Picasso (피카소 출연)는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 베니스영화제 최우수다큐상을 받았으며, 두번째 영화는
1996년 제임스 아이버리 감독의 Surviving Picasso (안소니홉킨스 출연) 이다.
"피카소에게 여자들이란 회화에서 붓과 같은 것, 즉 없어서는 안 되며,
첫연인이었던 올리비에 비드마이어 피카소는 훗날 이렇게 회고 했다고 한다.
과연 피카소의 연인들은 피카소의 회화에서 붓과 같은 존재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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