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일상을 담아낸 섬세한 시선 여류화가 콘스탄스 테일러 | |||
작성자 | 문화재청 | 전화번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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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7-10-31 | 조회수 | 334 |
조선에 대한 애정으로 묘사한 일상의 풍경 당시 26세의 나이로 서울에 오게 된 테일러는 1894년부터 약 7년간 한국생활을 했다. 서양화가로선 최초로 조선을 방문한 헨리 사비지 랜더 이후 두 번째 화가였던 테일러는 랜더와 마찬가지로 고종을 만난 바 있다. 테일러는 조선 풍속과 역사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그녀는 생소한 조선이란 나라를 파악하기 위해 자료 수집은 물론 나름의 방식으로 공부를 해나갔다. 애정을 갖고 공을 들인 결과 조선의 일상을 섬세하게 그려낸 「스코틀랜드 여성 화가의 눈으로 본 한국의 일상(1904)」을 발간했다. 그 이후 첫 번째 책을 일부 수정·보완해「한국: 여러 곳 들여다보기(1910)」를 선보였다. 테일러는 조선의 생활풍속을 채색도판 5개와 삽화 25개로 꾸며 책에 기재했으며 각각의 그림은 뛰어난 사실 묘사로 시선을 끈다. 유화와 스케치로 그려낸 테일러의 그림들은 일반 사료에선 찾아보기 힘든 여성과 하인들의 생활, 결혼 및 장례문화, 인사예절, 명절 풍경, 복식과 가마, 신발과 갓 모양 등을 담아냈다. 일종의 조선풍물기인 것이다. 또한, 스스로 경험한 이색적인 조선의 풍경을 글로 표현하는 방식도 상당히 회화적이다. 한 예로 서울을 묘사한 부분이다. “노을이 지기 시작하는 어느 여름 저녁, 시내 거리를 산책할 때 동서로 뻗은 길에는 항상 사람들이 모여 웅성거리고, 저무는 태양은 아름다운 그림 같은 군중 위로 빛을 던진다. 사람들 옷은 옅은 푸른색, 연두색, 엷은 자주색, 황색, 또는 흰 눈 같은 긴 옷이 이리저리로 나부낀다. 그들이 쓴 검은 모자들은 다채로운 색깔 속에 조화를 이룬다.” 이 외에도 책 속에는 조선인들의 생활 모습에 대한 언급도 등장한다. 조선인은 중국인이나 일본인과는 많이 다르며 그들에 비해 키가 크고 꼿꼿하다고 표현하고 있다. 얼굴은 둥글고 올리브 톤의 색을 띠고 있으며 머리는 검고 숱이 많다는 설명도 함께 적었다. 호랑이가 자주 나타나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이 밤에 대문을 열어놓고 잔다든가, 기찻길 선로를 베게 삼아 잠을 자는 경우가 있어 위험한 일에 대처하는 습관이 부족한 것 같다는 내용도 기록되어 있다. 생활 속 소소한 정서를 읽어내다 테일러의 주 관심사는 여성, 어린이, 복식과 가옥 등이었다. 자신이 살던 서대문 부근 집과 관련해 문지기, 두 명의 몸종, 한옥 내 서까래와 벽지, 바닥 구들장(온돌)에 대한 고찰 등이 나타나있다. 4명의 남자가 고관이 탄 가마를 지고 가는 모습과 조선은 모자의 나라임을 강조하며 모자를 쓰는 사람들의 형태를 세밀하게 묘사했다. 특히, 조선 여성들에게는 제대로 된 이름이 없어 아무개 엄마로 불리며 게으른 남자를 만나도 팔자려니 여기고 남자 몫 일까지 마다하지 않고 해야 한다고 적었다. 밭일과 집안일에 매여 쉴 시간 없이 살아가면서도 불평을 할 수 없는 여인들은 밤이 돼서야 마실이라는 특유의 문화를 통해 소박한 자유를 즐겼다고까지 상세히 기록했다. 조선시대의 결혼과 가정에 대한 다음과 같은 내용도 등장한다. “결혼은 대체로 12살에서 15살에 하는데 결혼 후 상투를 올리고 갓을 쓴다. 가난한 집안의 남자나 여자는 혼인을 못 할 수도 있다. 일단 과부가 되면 다시 혼인할 수도 있지만 태반은 그냥 과부로 살아간다. 자식은 대를 잇기 위해 반드시 아들을 낳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양자라도 들인다.” 더불어 책에서는 우리네 식생활도 다루고 있다. 그녀는 “조선 사람들의 식욕은 대단하다”며 “차는 별로 즐기지 않고 대신 막걸리나 소주 등을 취하도록 마신다”고 기록했다. 또한, 어린 신랑, 미혼의 조선소년, 결혼한 조선남자, 궁궐에서 일하는 여인, 황제의 시종들, 궁궐 수비대 등을 소개했다. 그러나 테일러가 서술한 조선의 역사나 정치 관련해선 극히 제한적이며 부정확하다. 삽화에서 감투를 옛 군인모자로 설명한 것처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그녀는 배를 타고 진남포로 가서 초대받은 평양을 다녀오며 고생도 했지만 “어느 나라보다 기회가 되면 다시 조선을 방문하고 싶다”고 할 정도로 조선에 대한 전체적인 회상은 아주 긍정적이다. 글‧송광호 기자 사진‧ 『스코틀랜드 여성 화가의 눈으로 본 한국의 일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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