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 - 김용택
꽃이 피면 뭐 허답뎌
꽃이 지면 또 어쩐답뎌
꽃이 지 혼자 폈다가
진 사이
나는 그 사이를 오가며 살았다오
꽃 피고 지는 일 다 지금
일이지요
겁나게 질고 진
봄날이었구만요
산이 무너지고
디딘 땅이 캄캄하게 푹
꺼지는 줄만 알았지요
그래요
봄에만, 죄가 꽃이
되지요
누구든 다 그렇게
버릴 수 없는
빈 꽃가지 하나씩
마음에 꽂아두고
그래도 이렇게 또
오는 봄
가는 봄을 살지요
김용택
1948 전북 임실 출생
1982 <<창작과비평21신인작가상>>에 시 <섬진강1>을 발표
1986 제6회 김수영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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