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그래요 - 김용택

sosoart 2019. 7. 27. 23:16

그래요 - 김용택


꽃이 피면 뭐 허답뎌

 꽃이 지면 또 어쩐답뎌

꽃이 지 혼자 폈다가

진 사이

나는 그 사이를 오가며 살았다오


꽃 피고 지는 일 다 지금

일이지요

겁나게 질고 진

봄날이었구만요

산이 무너지고

디딘 땅이 캄캄하게 푹

꺼지는 줄만 알았지요


그래요

봄에만, 죄가 꽃이

되지요


누구든 다 그렇게

버릴 수 없는

빈 꽃가지 하나씩

마음에 꽂아두고

그래도 이렇게 또

오는 봄

가는 봄을 살지요

 
 
 
 
 
 

      김용택


      1948 전북 임실 출생
      1982 <<창작과비평21신인작가상>>에 시 <섬진강1>을 발표
      1986 제6회 김수영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