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스크랩] 때로는 강도 아프다 / 김구식

sosoart 2012. 7. 25. 08:13

                                                                                                                              
            때로는 강도 아프다 / 김구식


            조금만 아파도 강을 찾았었다
            늘 거기 있어 편안한 강에
            팔매질하며 던져버린 게 많았지만
            그 바닥을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그저 강이니까 걸러내고
            그저 물이니까 제 길 가는 줄 알았다

            해질 녘 붉은 상처도
            강은 깊이 끌어안고 있었고
            나는 긴 그림자만 떠안겨 주었다
            피울음을 토하기 시작했을 때도
            강은 같이 흘러주지 않는 것들을
            꼬옥 감싸고 있었다

            등 떠밀려 굽은 갈대의 손짓
            바다 어귀까지 따라온 붕어의 도약
            아파도 같이 흐르면
            삶은 뒤섞여서도 아름다우리라고
            불현듯 내 가슴에도
            푸른 강 한 줄기가 흐르는 것이었다

출처 : nie-group
글쓴이 : 비비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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