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가서 시를 읽다 이성선
시집을 사 들고 산으로 간다 구름 아래로 간다 배낭에 넣고 버스를 타고 창밖을 바라보며 가슴은 뛴다 오솔길에 들어서 발은 시 쓰듯 간다 나뭇잎을 밟고 샘물을 밟고 바람의 말을 밟는다
줄기 하얀 자작나무 아래 시집을 편다 내 눈이 읽기 전에 나무가 먼저 읽게 한다 바위틈에서 나온 다람쥐가 읽게 한다 날아가는 새가 읽고 나서 내가 읽는다 싸리꽃이 읽고 나서 내가 읽는다
그들의 눈빛이 밟고 간 시 그들의 깨끗한 발자국이 남은 시 물방울이 된 시를 놀빛이 밟고 나서 내가 읽는다
<Blue Gull 님의 "한계령에서 귀때기청봉을 지나 대승령까지"의 사진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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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들풀처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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