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엽서 / 이외수
- 오늘같은 날은 문득 사는 일이
- 별스럽지 않구나
- 우리는 까닭도 없이
- 싸우고만 살아왔네
- 그 동안 하늘 가득 별들이 깔리고
- 물 소리 저만 혼자 자욱한 밤 깊이
- 생각지 않아도 나는 외롭거니
- 그믐밤에도 더욱 외롭거니
- 우리가 비록 물 마른 개울가에
- 달맞이꽃으로 혼자 피어도
- 사실은 혼자이지 않았음을
- 오늘 같은 날은 알겠구나
- 낮잠에서 깨어나
그대 엽서 한 장을 나는 읽노라
사랑이란 저울로도 자로도 잴 수 없는
손바닥 만한 엽서 한장
- 그 속에 보고 싶다는 말 한 마디
- 말 한 마디만으로도
- 내 뼛속 가득 떠오르는 해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한줄 바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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