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당신과 살던 집 / 권대웅 길모퉁이를 돌아서려고 하는 순간 후드득, 빗방울이 떨어지려고 하는 순간 햇빛에 꽃잎이 열리려고 하는 순간 기억 날 때가 있다 어딘가 두고 온 생이 있다는 것 하늘 언덕에 쪼그리고 앉아 당신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 어떡하지 그만 깜빡 잊고 여기서 이렇게 올망졸망 나팔꽃씨앗 같은 아이들 낳아버렸는데 갈 수 없는 당신 집 와락 생각 날 때가 있다. 햇빛에 눈부셔 자꾸만 눈물이 날 때 갑자기 뒤돌아보고 싶어질 때 노을이 붕붕 울어 댈 때 순간, 불현듯, 화들짝, 지금 이 생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기억과 공간의 갈피가 접혔다 펴지는 순간 그 속에 살던 썰물 같은 당신의 숨소리가 나를 끌어당기는 순간 출처 : nie-group글쓴이 : 비비추 원글보기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