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공예 LIBRARY/미술·디자인·공예 자료집

[한국의 美] 목가구, 공간에 가을 운치를 더하다

sosoart 2013. 8. 17. 12:38

[한국의 美] 목가구, 공간에 가을 운치를 더하다 한국의미 등록일2011.11.10
목가구, 공간에 가을 운치를 더하다
은은한 나무 향기가 솔솔 풍기는 목가구는 차가운 공간에 따스함을 불어넣고, 지친 마음에 자연의 숨결을 새겨 위로한다. 어떤 목가구를 들이느냐에 따라 공간을 부유하는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세월의 깊이와 디자이너의 내공에 따라 색다른 멋을 지닌 목가구를 만날 수 있는 장소를 소개한다.

공간과 소통하는 목가구, 내촌목공소 & 공간


내촌목공소 목가구
공간한옥에 전시된 내촌목공소 목가구

강원도 작은 시골 마을에서 작업실 겸 갤러리인 ‘내촌목공소’를 꾸리는 이정섭 목수. 나무 본연의 자연스러움을 가구에 담아내는 그는 나무와 소통하며 가구를 만들고 집을 짓는다. 내촌목공소의 목가구 재료는 환경을 고려해 윤리적인 방식으로 벌목한 나무만 사용해 목수의 정직한 손길이 느껴진다. 원목이 가구의 재료로 쓰이기까지 3~5년, 나무 손잡이 하나를 디자인하는 데도 아낌없이 6개월의 공을 들인다. 그래서 그의 목가구에는 시간의 가치가 담겨 있다. 전통 목가구의 검박함과 현대적 디자인의 세련미가 풍기는 그의 목가구는 어떤 공간에서나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소통한다. 그 소통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곳이 건축가 김수근 선생의 역작으로 꼽히는 ‘공간사옥’의 공간서가와 공간한옥이다. 한국 건축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공간사옥이 공개한 공간서가와 공간한옥은 내촌목공소 작품으로 가득하다. 책으로 둘러싸인 공간서가는 누구나 들러 공간의 역사를 둘러보고 건축 잡지를 뒤적일 수 있는 문화 공간이다. 한쪽 벽면을 차지하는 책장은 천장이 낮은 공간서가의 환경에 맞춰 정섭 목수가 새롭게 디자인한 것으로 반듯한 비례미가 돋보이고, 사람들이 앉아 쉬는 소박하고 투박한 의자와 탁자는 완벽한 조형미를 뽐낸다.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중용의 멋을 품고 있는 그의 작품답다. 사옥 건물 옆에 자리한 공간한옥은 우리네 옛 생활 공간을 내촌목공소의 세련된 목가구와 소품으로 꾸민 곳이다. 비움과 채움이 조화를 이룬 공간한옥은 공간서가에 상주하는 내촌목공소 관계자에게 요청 후 내부를 볼 수 있으며, 목가구에 대한 설명과 구입 문의도 가능하다. 내촌목공소는 예약해야 방문할 수 있으며, 나무에 관한 윤리 강연인 ‘나무 이야기’도 문의 후 신청할 수 있다.
문의 (공간 02-747-8180, www.vmspace.com / 내촌목공소 033-433-5573, www.thenaechon.com)

전통 목가구의 멋,국립중앙박물관 & 한국가구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전통 목가구가 전시된 국립중앙박물관.

소박한 한옥 내부를 채우던 우리네 전통 목가구는 사람이 앉는 자리와 팔의 위치, 눈높이, 바깥 풍경까지 고려해 제작됐다. 그만큼 공간과 가구의 어울림을 중시한 것이다. 기증 물품으로 꾸민 국립중앙박물관의 김종학실에서는 세월의 흐름을 품은 고가구를 볼 수 있는데, 남성과 여성의 생활 공간에 따라 저마다 쓰임이 달랐던 목공예품이 전시돼 있다. 남성의 공간인 사랑방 물품인 서안이나 문갑 등의 가구는 간결한 선이 돋보이고, 안주인의 공간인 안방에서 쓰던 장과 농, 반닫이는 소박하며 질박한 당시 여인들의 삶을 드러낸다 . 상설전시관으로 관람료는 무료다. 문의 (02-2077-9000)
성북동 북한산 자락에 자리 잡은 한국가구박물관은 옛 선조의 생활 공간인 한옥 10채에 목가구를 비롯한 전통 살림살이를 전시한 곳이다. 생활 공간에 맞게 배치된 목가구를 통해 선조들이 방 안이나 가구를 어떻게 배치했는지를 살필 수 있으며, 유서 깊은 한옥 건물과 어우러져 목가구의 한층 깊은 기품을 느낄 수 있다. G20 정상들의 배우자 오찬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던 한국가구박물관은 일반에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며, 오는 2012년 공개될 예정이다.
문의 (02-745-0181)

덴마크 빈티지 가구의 기품, 모벨랩


모벨랩 내부
빈티지 가구들이 쇼룸처럼 전시된 모벨랩 내부.

성북동 주택가 사이에 위치한 모벨랩은 스칸디나비아 가구를 선호하는 이들 사이에선 이미 입소문이 난 곳이다. 안락하고 따뜻한 공간을 연출하기 위해 나무를 사용하는 스칸디나비아의 목가구는 아주 간결하고 미니멀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모벨랩은 그중에서도 1950년대를 전후한 오리지널 빈티지 가구만을 선보인다. 1층부터 3층까지 한스 베그너, 아르네 야콥슨과 같은 유명 가구 디자이너의 희소 작품부터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기능성이나 내구성 면에서 뛰어난 가구들로 가득하다. 이곳의 모든 가구는 덴마크 현지 빈티지 가구 전문 컬렉터가 직접 당대를 대표하는 디자인의 가구를 엄선해 구성한 것이다. 자연히 소장 가치도 높다. 빈티지 가구는 고가에다 사용하기 불편하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가격대를 유지해 일상생활에서도 편하고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가구를 지향한다. 최상급 목재와 어우러진 가죽과 패브릭의 조화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접힌 양쪽 날개를 펼칠 수 있는 식탁, 거울이 숨어 있는 화장대 겸 책상 등 외적인 디자인뿐만 아니라 숨은 기능까지 갖춘 가구들은 빈티지 가구의 매력을 더한다.
2층과 3층은 각각 테이블과 소파, 책상과 수납장 등이 편안한 공간 속에 자리하고, 1층은 개성 있는 디자인의 의자와 소품으로 채워져 있다. 멋스러운 스칸디나비아 빈티지 가구를 구입하고자 한다면, 모벨랩에서 10월 7~30일에 진행하는 최대 40% 할인 행사를 눈여겨 보자.
문의 (02-3676-1000, www.mobellab.com)

나만의 맞춤 생활 가구, 나무사이에


소품으로 가득한 나무사이에 카페
직접 만든 목가구외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소품으로 가득한 나무사이에 카페.

나무사이에는 공장에서 찍어내듯 똑같은 가구에서 벗어나 개인의 취향을 적극 반영한 가구를 만드는 DIY 공방이다. 원하는 디자인에 따라 혹은 기존 디자인에 사이즈, 색상을 바꾸는 까다로운 요구 사항을 수렴한 전문가가 직접 가구를 제작한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기 편하고, 어느 공간에나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가구 스타일을 추구하기 때문에 비싼 원목보다는 흔히 구할 수 있는 원목을 사용한다. 신혼부부나 20~30대 젊은 세대가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 나무사이에는 가구만 파는 공방이 아니다. 목가구 전반의 상담과 작업을 하는 공간 옆으로 커피 향이 솔솔 번지는 카페가 자리한다. 공방에서 직접 제작한 가구,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소품이 전시된 쇼룸 겸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누릴 수 있는 공간인 셈이다. 카페 외에도 서초동의 쇼룸으로 운영하는 매장에 가면 공방에서 직접 만든 가구를 볼 수 있다. 모든 가구 제작은 수작업으로 진행되며, 보통 주문 후 보름 정도면 완성된다.
문의 (02-6052-4241, www.treentree.com)

plus info
동서양 목가구를 만나다

같은 동양권이라 하더라도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의 목가구 스타일은 다르다. 한국의 목가구는 나뭇결의 미감을 자연스럽게 살리고 비례의 조화미를 꾀한 반면, 중국과 일본은 자연미보다는 인위적인 아름다움을 강조한다. 정교한 조각이나 육중한 크기, 금은 가루, 나전 상감기법과 같은 화려한 장식을 선호해 칠을 덧씌워 나뭇결이 드러나지 않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우리의 목가구가 공간에 스며드는 느낌이라면, 중국과 일본의 목가구는 화려함을 무기로 공간을 압도하는 느낌이다. 한편 유럽 가구는 화려한 궁정 문화가 꽃을 피운 17~18세기 프랑스와 영국을 중심으로 발달했다. 프랑스 가구는 부드러운 곡선에 화려하고 섬세한 장식인 로코코 양식의 가구가 유행했고, 1920~30년대에 프랑스를 중심으로 아르데코 디자인이 유행하기도 했다. 솜씨 좋은 장인들은 이국적이고 값비싼 재료로 장식해 단 하나의 맞춤형 가구를 만들었다. 아르데코 디자인은 직선적이거나 기하학적인 도형의 형태를 많이 이용했다. 유럽 중에서도 북유럽 스타일의 가구는 복잡한 장식을 최대한 배제하고 목재 본연의 결과 색감을 심플한 디자인으로 살려낸 것이 특징이다. 군더더기 없이 간결해 유행을 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못질이나 장식도 최대한 적게 활용한다.

plus info
내 손으로 배우는 DIY 목공예

한국전통공예건축학교
1년 과정으로 진행되는 한국전통공예건축학교는 국가 지정 무형문화재 보유자 등 전문가들에게 직접 실기 위주의 수업을 전문적으로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자수와 금속공예, 칠공예 등 14개 분야로 나뉜 과정 중 목공예(소목) 과정이 가장 인기 있다. 문갑, 사방탁자 등 일반 DIY 공방보다 한발 나아가 장인에게서 체계적인 목공의 기본을 다질 수 있어 수강생들의 호응이 높다. 실제로 무형문화재 보유자에게 3년 이상 교육을 받으면 이수자가 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져 취미로 즐기다 전문적으로 목공예를 배우는 경우도 많다.
문의 (02-3011-1702, www.kous.or.kr)

나무와 가구 이야기
DIY 전문 공방으로 주문 제작은 물론 초보자도 쉽게 제작 동호회에 가입해 직접 가구를 만들 수 있다. 1년에 20만원 정도의 이용료를 내고 기초 과정(4회)을 이수한 후,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지 자유롭게 공방에 들러 자신이 원하는 가구를 만들면 된다. 가구를 만드는 재료비만 지불하면 일대일 맞춤 지도를 받을 수 있고, 기계 공구 및 가구 제작에 필요한 장비도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모든 가구는 천연 마감재를 사용한다.
문의 (02-333-7893, www.wfsdiy.co.kr)

에디터 이은혜 사진 최충식 어시스턴트 홍화진
출처 : KB국민은행 사외보 GOLD&WISE 10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