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기쁨 때문에 / 김남조 기쁨의 말을 하렵니다언제부터인가 잊어온 말그러나 사시사철솟구쳐 오르고만 싶었던그 줄기찬 충동을여기 풀어놓겠읍니다유년의 햇빛처럼잔인한 그말을 하렵니다축일전야의 흥분수북하고 뻐근하게마치 홍역앓이 시초의신열처럼참 이상하고 이상하면서못 견디겠는 그 증상을헤쳐놓겠읍니다더듬거리는 서툰 말씨로기쁨의 얘기를띄워 보냅니다지금 세태에 기쁨은 하나도남아있지 않다고 하실 분에게사실은나의 절반도 이에 공감하면서이 세상 그 무엇이라도그림자 없이 혼자서만태어나지는 않습니다기쁨은 슬픔과 함께소망은 낙망 속의 과핵처럼싹이 틉니다먼길을 춥게 온 그사람만이노변의 따스함을 알며비탄의 막바지에 이르러 본 이가동녀처럼 통곡하는위안의 품을 마침내 만납니다내 친구여기쁨에 대해 말하렵니다기쁨때문에 자주 바쁘고기쁨때문에 때때로 나는참을 수가 없습니다마음 깊이품어 덮히는 것에게아아몽매간에도껴안고 있는 것에게주홍의 불이 당겨 붙으면내 몸도 내 영혼도인이 칠해진 듯이환히 불빛을 뿜어냅니다진정 그러한 기쁨이 있음을말하겠습니다그리고 혹시 원하신다면이 기쁨을 공손히 당신과나누겠습니다이 기쁨 전부를 원하신다면이 기쁨을 공손히 당신과나누겠습니다이 기쁨 전부를 원하신다면한꺼번에 모두 다드리겠습니다그 다음 나는 또기쁨을 만들 수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