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은 얼마나 멀리서 / 나희덕
저 석류나무도
빛을 찾아나선 삶이기는 마찬가지,
주홍빛 뾰족한 꽃이
그대로 아, 벌린 집이 되어
햇빛을 알알이 끌어모으고 있다
불꽃을 얻은 것 같은 고통이
붉은 잇몸 위에 뒤늦게 얹혀지고
그동안 내가 받아들이지 못한 사랑의 잔뼈들이
멀리서 햇살이 되어 박히는 가을
더 이상 사랑을 믿지 않는 나이가 되어도
빛을 찾아나선 삶이기는
마찬가지, 아, 하고 누군가 불러본다
시집 <사라진 손바닥> 문지. 2004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들풀처럼 원글보기
메모 :
'同樂茶軒-문화와 예술 > 詩가 있는 뜨락'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스크랩] 부르고 싶은 이름 / 오광수 (0) | 2013.10.30 |
|---|---|
| [스크랩]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김수영 (0) | 2013.10.28 |
| [스크랩] 그저 그렇게 / 이정하 (0) | 2013.10.28 |
| [스크랩] 가을에 꿈 하나 / 오광수 (0) | 2013.10.24 |
| [스크랩] 그리울 때는 / 신달자 (0) | 2013.10.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