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인연이란/ 한용운

sosoart 2013. 11. 20. 20:23

 

 

인연이란

                                한용운

정말 사랑하고 있는 사람앞에서
사랑하고 있단 말은 아니합니다.

아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진리입니다.

잊어버려야 하겠다는 말은
잊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 싶을 땐
잊겠다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도 헤어지기 싫기 때문 입니다.

그것은 헤어진다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같이 있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앞에서 눈물 보이는 것은
그 만큼 그 사람을 잊지 못하는 증거요.

사랑하는 사람앞에서 웃는 것은
그 만큼 그 사람과 행복 했다는 것이요.

그러니 알 수 없는 표정은
이별의 시발점 입니다.

떠날 때,
울면 잊지 못하는 증거요.

가다가 달려오면
사랑하니 잡아달라는 뜻이요.

떠나가다
전봇대에 기대어 울면
오직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뜻입니다.

함께 영원히 할 수 없음을 슬퍼 말고
잠시라도 함께 있을 수 있음을 기뻐하고

더 좋아해 주지 않음을 노여워 말고
애처롭기까지만 한 사랑을 할 수 있음을 감사하고

주기만 하는 사랑이라 지치지 말고
더 많이 줄 수 없음을 아파하고

남과 함께 즐거워한다고 질투하지 않고
그 사람의 기쁨으로 여겨 함께 기뻐할 줄 알고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 일찍 포기하지 않고
깨끗한 사랑으로 오래 간직할 수 있는
나 당신을 그렇게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