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스크랩]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詩 김영랑

sosoart 2014. 5. 17. 23:40


그림 이원진화백



      오월-김영랑

      들길은 마을에 들자 붉어지고
      마을 골목은 들로 내려서자 푸르러졌다.
      바람은 넘실 천(千) 이랑 만(萬) 이랑
      이랑 이랑 햇빛이 갈라지고
      보리도 허리통이 부끄럽게 드러났다.
      꾀꼬리는 엽태 혼자 날아 볼 줄 모르나니
      암컷이라 쫓길 뿐 수놈이라 쫓을 뿐
      황금빛 난 길이 어지럴 뿐,
      얇은 단장하고 아양 가득 차 있는 산봉우리야
      오늘밤 너 어디로 가 버리련?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 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새악시 볼에 떠오는 부끄럼같이
      시의 가슴에 살포시 젖는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메랄드 얇게 흐르는
      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雲鈺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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