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사랑/ 김용택

sosoart 2014. 6. 4. 21:14

 

 

19593

 

 

사랑

                               김용택


당신과 헤어지고 보낸 지난 몇개월은
어디다 마음 둘데 없이
몹시 괴로운 시간이었습니다.

현실에서 가능할 수 있는 것들을
현실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우리 두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당신의 입장으로 돌아가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잊을 것은 잊어야 겠지요.

그래도 마음속의 아픔은
어찌하지 못합니다.
계절이 옮겨가고 있듯이
제 마음도 어디론가 옮겨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의 끝에서 희망의 파란 봄이
우리 몰래 우리 세상에 오듯이
우리들의 보리들이 새파래지고
어디선가 또 새 풀이 돋겠지요.

이제 생각해 보면 당신도
이 세상의 하고많은 사람들중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당신을 잊으려 노력한 지난 몇개월동안
아픔은 컸으나
참된 아픔으로 세상이 더 넓어져
세상만사가 다 보이고
사람들의 몸짓 하나하나가 다 이뻐보이고
소중하게 다가오며
내가 많이도 세상을 살아낸
어른이 된 것 같습니다.

당신과 만남으로 하여
세상과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모두
나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고맙게 배웠습니다.

당신의 마음을 애틋이 사랑하듯이
사람 사는 세상을 사랑합니다.

길가의 풀꽃 하나만 봐도
당신으로 이어지던 날들과
당신의 어깨에 내 머리를 얹은 어느 날
잔잔한 바다로 지는 해와 함께
우리 둘은 참 좋았습니다.

이 봄은 따로따로 봄이겠지요.
그러나 다 내 조국 산천의 아픈
한 봄입니다.

행복하시길 빕니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