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들꽃처럼/ 조병화

sosoart 2014. 6. 27. 23:17

 

 

 

19600

 

들꽃처럼

 

                         조병화     

 

들을 걸으며

무심코 지나치는 들꽃처럼

삼삼히 살아갈 수는 없을까

 

너와 내가 서로 같이 사랑하던 것들도

미워하던 것들도

작게 피어난 들꽃처럼

지나가는 바람에 산들산들

삼삼히 흔들릴 수는 없을까

 

눈에 보이는 거, 지나가면 그뿐

정들었던 사람아, 헤어짐을 아파하지 말자

들꽃처럼, 들꽃처럼, 실로 들꽃처럼

지나가는 바람에 산들산들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삼삼히, 그저 삼삼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