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스크랩] 칠십/임종/아버지의 멍에-김복수

sosoart 2014. 7. 4. 16:29

 




칠십

 

 

                                      김복수

 

내 나이

한 잎 두 잎 단풍들어

가을인줄 알았는데

벌써 빈 들판을 지나는 찬 바람 소리

기러기처럼 울고 있구나.

 

돌아보면

문을 열어 놓고 사는 날보다

문을 닫아 놓고 사는 날들이

쾌청한 날보다

눈비 오는 날들이

많았던.그러나

어쩔 수 없었던 날들 뿐이었을까?

 

이제 내 인생 한 장 남은 일기장에

기도하는 마음으로

나에게 편지를 쓰고 싶다.

 

파란 날들아

단풍처럼 고운 날들아

낙엽 되여 떨어진다. 서러워 마라

한 잎 두 잎 쌓이면 거름이 되는 줄

세월도 알고 있더라

 

 

 

 

임종

 

                                  김복수

 

형들이 대학을 다니고 있을 때

나는 아버지 논두렁 학교에 입학 하였다

 

형들이 서류 가방을 들고 뛰어다닐 때

나는 지게를 지고 뛰어야 했다

 

형들이 갈비를 뜯고 있을 때

나는 여윈 소 잔등을 어루만지며 달래고 있었다

 

형들이 회전의자에 앉아 돈을 세고 있을 때

나는 비탈밭에 사과나무를 심고 있었다

 

형들이 양주에 취해 비틀거릴 때

나는 아버지 학교에 취해 있었다

 

어느 달리는 바람이 툇마루에 걸터앉아

아버지를 부르든 날

 

아버지는 내손을 꼭 잡고

"미안하다 너에게 날개를 달아 주지 못했구나"

 

그러나 나는 가만히 속으로 대답하였다

"아버지 저에게 날개를 달아 주셨습니다

   그러나 깃털이 없는 날개라 멀리 날지 못했을 뿐입니다" 라고 

 

 

 


아버지의 멍에



                   김복수



환갑을 건너뛴 늙은 황소 한 마리

자갈밭 묵정밭 갈고 또 갈고 있다

잡초는 가는 길 붙들고

돌 맹이는 발 뿌리에 쌓인다.

 

새벽별 보았더냐.

저녁별 돋았더냐.

쩔렁쩔렁 워낭소리 갈 길이 멀다

이랴이랴 어허 이랴 쯧쯧 어허

멍에 살마저 만질 수 없는

아버지의 세월

 

이제는

아비 되어 건너다보니

빼 속에 박혀 있는 아버지멍에

바람도 아파서 윙윙 울고 가더라

 

 

 


김복수 시인님 안녕하세요.

먼곳 까지 보내 주신 "시집" 

감명깊게 읽고 있습니다.


서지월시인님께서

"상상력의 총화로 버무려진 밥상의 시"제목으로

마음으로 읽으시고,

마음으로 해설을 해 주셨기에

감동으로 읽었습니다.


시인님의 인생이 담겨있는 시집 2권

소중한 선물로 간직하며,

열심히 읽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한 마음, 축하의 마음,

마음으로 들어왔던 시 3편을

만들어서 올려드립니다.


우련祐練신경희 올림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바다정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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