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약속
나태주
덩치 큰 이야기, 무거운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해요
조그만 이야기, 가벼운 이야기만 하기로 해요
아침에 일어나 낯선 새 한 마리가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든지
길을 가다 담장 너머 아이들 떠들며 노는 소리가 들려 잠시
발을 멈췄다든지
매미 소리가 하늘 속으로 강물을 만들며 흘러가는 것을 문득
느꼈다든지
그런 이야기들만 하기로 해요
남의 이야기, 세상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해요
우리들의 이야기, 서로의 이야기만 하기로 해요
지나간 밤 쉽게 잠이 오지 않아 애를 먹었다든지
하루 종일 보고픈 마음이 떠나지 않아 가슴이 뻐근했다든지
모처럼 개인 밤하늘 사이로 별 하나 찾아내어 숨겨놓은 소원을
빌었다든지
그런 이야기들만 하기로 해요
실은 우리들 이야기만 하기에도 시간이 많지 않은 걸 우리는
잘 알아요
그래요, 우리 멀리 떨어져 살면서도
오래 헤어져 살면서도 스스로
행복해지기로 해요
그게 오늘의 약속이에요.
나태주 시인 약력
1945년 3월 17일 충남 서천 출생
1963년 공주사범학교 졸업(후에 한국방송통신대학, 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초등학교 교사가 되어 43년 3개월 동안
근무하다가 공주 장기초등학교 교장을 마지막으로 정년 퇴임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시인으로 데뷔(박목월, 박남수 선생 심사)
1973년 첫 시집 “대숲 아래서” 출간 이후 28시집 “눈부신 속살” 등 출간
* 選詩集 “빈손의 노래”, 시화집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사진시집 “비단강을 건너다”, 동화집 “외톨이”, 산문집“외할
머니랑 소쩍새랑”, 합동시집 “모음” 등 다수 시집 출간
2006년 나태주 시선집(4권, 서울: 고요아침)출간
2010년 현재 공주문화원장으로 일하고 있음
문단활동: 충남문인협회 회장, 공주문인협회 회장, 충남시인협회 회장, 한국시인협회 심의위원장 등 역임. <새여울>동인, <금강시마을>회원
수상: 흙의 문학상, 충청남도문화상, 현대불교문학상, 박용래문학상, 시와시학상, 편운문학상, 한국시인협회상 등
이메일: tj4503@naver.com
출처: 나태주 시선집 "지상에서의 며칠", 조판/인쇄/제책 출판도시 활판공방, 펴낸곳: 시월, 2010년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사람 사는 세상입니다.
세월호의 슬픔이 변색되어 세월호 유족 일부가 또 하나의 특권층이 되고, 그들을 이용한 정치적 추한 꼴들이
눈부시더니, 요즘은 또 공무원 연금을 개편하자는 국민적 여망을 기득권자들이 못내놓겠다고 악다구니를 쓰고 있습니다.
공무원이란 신들의 직장이란 말이 틀리지 않은 것이, 물론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충실히 일들을 하고 있겠지만
국민연금 가입자들은 만 60세가 넘어야 벼룩의 간만큼 적은 연금을 타고 있는데, 국민세금으로 월급을 타고 있는 그들은
40이란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근무년수가 20년 이상만 되어 퇴직을 하면 요즈음 젊은이들의 연봉보다 더 많은 연금을 탈 수 있다니, 얼마나 이 나라가 공무원들의 천국인지 모르겠습니다.
일부 공무원들은 각종 근무수당, 출장수당 등을 서류의 허위조작으로 제 주머니에 채워넣고 있음에도 그들을 제대로 감독은 커녕 적발이 되어도 처벌은 미미하니 뼈빠지게 세금만을 갖다바치는 선량한 국민들만 억울하고 분통만 터집니다.
그러한 세상에 살면서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고 당사자들은 마이동풍이니 나태주 시인이 시처럼 무거운 이야기, 우울한 이야기, 속터지는 이야기, 슬픈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것이 좋겠어요.
지상파 TV나 종편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이나 아나운서들도 요즈음은 대물림을 하여 제 자식들까지 방송에 출연시켜 모든 방송을 주름잡고 있으니, 소위 빽없고 돈없고 인맥없고 성형하지 않아서 예쁘지 않은 사람들은 감히 개그맨, 탈렌트, 가수 등 연예인으로 얼굴이나 내밀 수 있겠으며,
옛날 같이 취업도 필기시험 플러스 면접이 아니고, 그 무슨 듣도보도 못한 서류심사만으로 "스펙"이다 뭐다 하여 돈으로 얻은 "스펙"들이 없거나, 그 회사에 친인척, 선배나 지인 아니면 빽이나 돈이 있어야 하는데, 오로지 실력만을 가지고 있다면 취업은 물건너 갔다는 젊은이들의 좌절에 쩔은 이야기를 듣고 볼 때면 과연 이 나라는 성실하게 살려는 사람들을 위하여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걱정이 됩니다.
상식과 도덕이 통하는 세상이 우리가 바라는 세상인데 우리의 젊은이들은 과연 무슨 희망을 가지고 사는지 궁금합니다.
부정부패와 무능한 공무원들은 과감히 퇴출시켜 그 자리를 패기와 의욕에 넘친 젊은이들에게 넘겨주어야 정상인데, 그 자들은 가벼운 징계로 처벌 흉내만 내니 언제 우리나라가 정의로운 사회가 될런지 .......
가진자와 있는자들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진지한 국민적 담론이 있어야 하지않겠나 싶습니다.
우리는 지금 시인의 말처럼 모처럼 까만 밤하늘 사이의 별 하나 찾아내서 간절한 소원이나 빌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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