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굴비/ 오탁번

sosoart 2017. 3. 13. 21:56






굴비

                                   오탁번

 

 

수수밭 김매던 계집이 솔개그늘에서 쉬고 있는데

마침 굴비장수가 지나갔다

- 굴비 사려, 굴비! 아주머니, 굴비 사요

- 사고 싶어도 돈이 없어요

메기수염을 한 굴비장수가

뙤약볕 들녘을 휘 둘러보았다

- 그거 한 번 하면 한 마리 주겠소

가난한 계집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품 팔러 간 사내의 얼굴이 떠올랐다

 

저녁 밥상에 굴비 한 마리가 올랐다

- 웬 굴비여?

계집은 수수밭 고랑에서 굴비 잡은 이야기를 했다

사내는 굴비를 맛있게 먹고 나서 말했다

- 앞으로는 절대 하지 마!

수수밭 이랑에는 수수 이삭 아직 패지도 않았지만

소쩍새가 목이 쉬는 새벽녘까지

사내와 계집은

풍년을 기원하며 수수방아를 찧었다

 

며칠 후 굴비장수가 다시 마을에 나타났다

그날 저녁 밥상에 굴비 한 마리가 또 올랐다

- 또 웬 굴비여?

계집이 굴비를 발라주며 말했다

- 앞으로는 안 했어요

사내는 계집을 끌어안고 목이 메었다

개똥벌레들이 밤새도록

사랑의 등 깜박이며 날아다니고

베짱이들도 밤이슬 마시며 노래 불렀다

 

 

우리나라 시단에서 자신의 시에 19금 시를 거침없이 표현하는 시인은 아마 오탁번 시인 밖에 없지 않나 싶습니다.

그의 시는 한 편의 꽁트와도 같이 일상의 대수롭지 않은 일을 대수롭지 않게, 그저 우리의 이웃처럼 친근하고 밉살스럽지 않게 이야기하며 너스레를 떨고 있습니다.

 

얼마나 솔직하면서도, 그러나 천박하지 않게 우리네 주변의 일상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나가는지 혀를 두르게 됩니다.

 

탄핵이다 대통령선거다 또 박근혜 전대통령이 참담한 심정으로 사저로 돌아와 주변 이웃들과 국민들은 안타까워 하는 마음입니다. 이러한 일은 없었어야 하는데......

대통령 당사자는 물론 온 국민의 마음에 얼마나 큰 상처를 준 일입니까?

 

본인은 세월이 가면 진실은 밝혀 진다하고 야당의 여자대표는 헌재심판불복이라고 그 독한 얼굴에 게거품을 물며 지껄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당인 자유한국당을 뛰쳐나가 저희들은 박근혜의 여당이 아니며 박근혜 탄핵의 선봉장인 정의의 사도라고 외치는 후안무치의 인간(種子)들을 보고 있습니다.

 

이런 말이 있지 않습니까? “걸레는 빨아도 걸레

걸레를 빤다고 행주가 되는 것은 아닐 진데. 대통령이 잘 못하면 목에 칼이 들어와도 진언盡言을 해야 할 자들이 나라와 당이 위기에 처하니까, 나는 저쪽 편이 아니라며 뛰쳐나가며 책임을 회피하는 꼬라지가 얼마나 한심한지 모르겠습니다.

 

모든 소속 당의 국회의원들이 어찌됐던 공동의 책임을 안고 어떻게든 정국을 풀어갈 생각은 않고 저희들만 살짝 빠져나가 제가 살던 집 식구들을 욕하고 발로차고 물어뜯으니 어찌 그런 인간들에게 국민들이 신뢰를 느낄 수가 있고 국민의 선량으로 뽑아 줄 것이며, 더구나 일국의 대통령으로 뽑아 줄 것인지? 지나가는 개가 입에 물고 있던 뼈다귀를 뱉어 버리고 다 웃을 일 아닙니까?

 

부디 이 나라의 국회의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나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부정부패에서 자유롭고, 정의와 반공의 기치 아래 멸사봉공의 청렴결백한 인사들이 나와야 될 텐데, 국민들이 보기에는 그런 사람 어디 하나 안 보이니 이 나라가 어디로 갈지 참 걱정들입니다.

 

어느 우스개 소리가 생각이 납니다. 내용인 즉슨,

 

 

천국과 지옥 사이에 담장이 있는데, 어느 날 아침 순찰 돌던 천국 천사 경비가 담장에 구멍이 생긴 것을 발견하고 지옥의 경비 마귀에게 따졌답니다.

 

"~ 너거들이 죄인들을 제대로 단속하지 않아서 이렇게 큰 구멍으로 불법 월담하잖네. 이 구멍 어떻게 할기고?"

 

그러자 마귀가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으로 대들었답니다.

 

"~우리 쪽에서 구멍 낸 증거 있어?"

 

천사가 열이 뻗쳐 말을 했습니다.

"아니? 야이 종간나야! 천국에서 지옥 가는 미친 사람이 어디 있노? 당연히 너거 쪽에서 죄인들이 도망가려고 구멍 낸 거지.... 이 구멍 너희들이 책임지고 막아 알가서?"

 

"우린 절대 못해."

 

"뭐이 어드래? 좋아, 기리타믄 반반씩 부담하자우."

 

"안돼, 우리는 한 푼도 낼 수 없어."

 

마귀가 배째라며 막무가내로 대드니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올라온 천사가 소리쳤습니다.

 

"좋아. 그럼... 법대로 하자꾸나야"

 

그러자 마귀가 씩 웃으면서 하는 말이,

 

"그래? 그럼 법대로 해보자. 죄가 많아 지옥에 온 놈들 중에

변호사, 판사, 검사, 국회의원 모두 우리 지옥에 있으니 겁날 거 없지!

 

 

뭐 우리나라 말에 자 붙은 놈 치고 도둑놈 아닌 놈이 없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뭐 게중에는 양심적인 자도 더러는 있겠지만 말입니다.

 

오늘부터 술을 끊었다는 진정한 우정을 간직한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드리고 갑니다.

 

술이 많이 땡기는 밤입니다. 과음하지 마시고 내일을 위해 또 행복한 꿈들 꾸시기 바랍니다.


 

어느 할아버지가 매일 포장마차에서 소주를 마셨다.

매일 소주는 두 잔만 마시고 귀가하는 사람이었다.

 

이를 궁금하게 여긴 포장마차 주인이 물었다.

할아버지!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으시기에

매일 소주 두 잔만 드시는 지요?“

 

그 할아버지는 예전에 나와 절친한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먼저 세상을 떠나서......“

한 잔은 그 친구의 잔이고, 나머지 한 잔은 내 잔 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할아버지가 한 잔만 마시고 일어나는 것이었다.

급히 포장마차 주인이 물었다.

왜 오늘은 한잔만 드시고 가십니까?”

 

할아버지 왈,

, 나는 오늘부터 술을 끊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