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나는 가끔/ 박복화

sosoart 2009. 4. 14. 10:57

 

나는 가끔

   詩 박복화

 

때때로 나는 비 내리는 쓸쓸한 오후

커피향 낮게 깔리는 바다 한 모퉁이 카페에 앉아

창 밖을 바라보듯 내 삶의 밖으로 걸어 나와

방관자처럼 나를 바라보고 싶을 때가 있었다

 

까닭 없이 밤이 길어지고

사방 둘러 싼 내 배경들이 느닷없이 낯설어서

마른기침을 할 때

나는 몇 번이고 거울을 닦았다

 

어디까지 걸어 왔을까

또 얼만큼 가야 저녁노을처럼

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될까

세월의 흔적痕迹처럼

길어진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낡은 수첩을 정리하듯 허방같은 욕심은 버려야지...

 

가끔 나는 분주한 시장골목을 빠져 나오듯

내 삶의 밖으로 걸어 나와 혼자이고 싶을 때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