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스크랩] 봄 / 이성부

sosoart 2011. 7. 23. 16:31




      	
      봄 /  이성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 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 보는 
      너, 먼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출처 : nie-group
글쓴이 : 비비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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