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스크랩] 11월의 노래 / 김용택

sosoart 2013. 1. 1. 17:40

 

 

 

 

 

 

 

 

 

 

 

 

 

 

11월의 노래

 

 

김용택

 

 

 

 

해 넘어가면 당신이 더 그리워집니다

잎을 떨구며 피를 말리며 가을은 자꾸 가고

당신이 그리워 마을 앞에 나와

산그늘 내린 동구길 하염없이 바라보다

산그늘도 가버린 강물을 건넙니다

내 키를 넘는 마른 풀밭들을 헤치고

강을 건너 강가에 앉아

헌옷에 붙은 풀씨들을 떼어내며 당신 그리워 눈물납니다

못 견디겠어요

아무도 닿지 못할 세상의 외롬이

마른 풀잎 끝처럼 뼈에 와 닿습니다

가을은 자꾸 가고

당신에게 가 닿고 싶은

내 마음은 저문 강물처럼 바삐 흐르지만

나는 물 가버린 물소리처럼 허망하게

빈 산에 남아 억새꽃만 허옇게 흔듭니다

해 지고 가을은 가고 당신도 가지만

서리 녹던 내 마음의 당신 자리는

식지않고 김납니다

 

 

 

 

 

 

 

 

 

 

 

 

 

 

가을이 가는구나

 

 

 

 

이렇게 가을이 가는구나

아름다운 시 한 편도

강가에 나가 기다릴 사랑도 없이

가랑잎에 가을빛같이

정말 가을이 가는구나

 

조금 더

가면

눈이 오리

먼 산에 기댄

그대 마음에

눈은 오리

산은

그려지리..

 

 

 

 

 

 

 

 

 

 

 

 

 

 

 

 

 

 

가을에 읽는 시 

 

 

 

 

 

 

달빛이 하얗게 쏟아지는

가을밤에

달빛을 밟으며

마을 밖으로 걸어나가보았느냐

 

세상은 잠이들고

지푸라기들만

찬 서리에 반짝이는

적막한 들판에

아득히 서보았느냐

 

달빛 아래 산들은

빚진 아버지처럼

까맣게 앉아 있고

저 멀리 강물이 반짝인다

 

까만 산속

집들은 보이지 않고

담뱃불처럼

불빛만 깜박인다

 

이 세상엔 달빛뿐인

가을 밤에

모든걸 다 잃어버린

들판이 가득 흐느껴

달빛으로 제 가슴을 적시는

우리나라 서러운 가을들판을

너는 보았느냐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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