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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우리나라 근현대 미술전시자료는 어떻게 변해왔을까?

sosoart 2013. 2. 20. 20:12



여러분은 미술 작품 좋아하시나요? 미술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어떤 곳을 방문하시나요? 보통 미술 작품을 감상한다고 하면 미술관이나 화랑을 방문해 여러 작품들을 둘러보게 되는데요. 이때 미술 전시회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팸플릿’ 입니다. 


미술은 주로 전시회를 통해서 그 내용을 사회와 대중에게 알리게 되는데요. 이 전시회를 위해 팸플릿, 화집, 도록, 리플릿, 포스터, 초대장 등을 만들게 됩니다. 그리고 미술 전시를 위한 자료들은 전시를 진행하고 있는 미술 작품은 물론, 전시 자체에 대한 홍보와 기록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요. 이러한 미술 전시자료들은 미술 전시가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어떠한 방법으로 진행되었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해왔는지 확인해볼 수 있는 중요한 역사적 사료가 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미술의 역사를 한눈에 확인해볼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요? 바로 다양한 한국 근현대 미술 자료들을 소장하고 있는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입니다. 



국내 최대 아트 아카이브,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화지구인 서울 마포구 홍대 앞에 위치한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은 국내외 미술 관련 간행물, 기록물, 자료를 수집하고 제공하는 본격적인 미술정보 공간입니다. 김달진 박물관 관장이 40여 년 동안 수집해온 미술 자료와 많은 미술인들이 기증해준 도서 등을 개방하여 누구나 자유롭게 자료와 도서를 이용할 수 있는 자료열람실도 지원하고 있어요. 동시대 국내외 미술자료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연구하고 있으며, 미술인들과 미술에 관심 있는 일반 시민들이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답니다. 미술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이곳에서 수업을 하기도 하고, 박물관에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논문을 작성하기도 한다고 해요. 


<1717년 출간된 서경대전, 이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소장품 중 가장 오래된 자료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현대 미술 자료를 정리해 남기는 일과 미술정보 제공에 힘쓰고 있는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은 정확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국 미술계 현장의 흐름을 집어내고, 우리나라 현대미술의 기초 사료를 기록자로서 정리해나가고 있습니다. 이 박물관은 국내 미술정보의 체계적인 자료 수집과 연구를 위해 2001년 개소한 ‘김달진미술연구소’의 중심 축입니다. 김달진미술연구소에서는 박물관 사업 외에도 국내외에서 개최되는 최신 미술전시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월간 ‘서울아트가이드’를 발간하고 있고요. 인터넷 미술종합포털인 달진닷컴(링크)을 함께 운영하고 있답니다. 김달진미술연구소는 2007년 개방 이후 다양한 미술자료와 간행물을 일반인에게 공개해왔는데, 2010년 한국미술정보센터 개관을 계기로 대중의 편익과 공공성을 지향하는 열린 공간으로 한 단계 더 발전하게 되었답니다. 정보센터 내의 전시실에서는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의 기획전과 상설전을 통해 평소 일반인들은 접하기 힘든 미술자료를 관람할 수 있는데요. 박물관에 소장하고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1년에 약 3회 정도 다양한 기획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고 해요. 주로 한국 근현대시대의 미술 자료들을 소장하고 있기 때문에, 근대시대부터 현재까지의 우리나라 미술이 어떻게 변화해오고 있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 전시가 진행된다고 합니다. 


현재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자료는 단행본 및 작가 화집 21,000권, 정기간행물 335종 9,600여 권, 미술 학회지 57종 1,000여 권, 논문 650여 권, 팸플릿 17,000여 점, 작가 개인파일 270여 권입니다. 이 가운데 특히 박물관 측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자료는 작가의 개인파일인데요. 유명 국내 작가 270명을 선정, 그들의 행적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신문을 스크랩해 두었다고 해요. 아무리 작은 행적이라도 화가와 관련된 사안이라면 꼼꼼하게 스크랩해 둔 덕에, 본인의 자료 관리를 꼼꼼하게 하는 작가들조차 이곳에 오면 깜짝 놀라며, 이곳에서 자료를 보충해 가는 화가들이 많다고 합니다.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에서는 이와 같은 미술 자료들을 바탕으로 오는 3월 30일까지 한국 근현대 미술 전시의 변천사를 다룬 기획전을 진행한다고 하는데요. 미술전시 자료로 알아보는 우리나라 근현대 미술 전시의 역사를 함께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



한국근현대 미술전시자료의 변천展


<전시회장 앞에서 전시품을 소개하고 있는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김달진 관장>


한국미술자료에 대한 지속적인 수집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에서는 2012년 12월부터 기획 전시로 ‘한국근현대미술 전시자료의 변천展‘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미술작품이 일반 대중에게 처음 소개된 초기상황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도록과 팸플릿, 포스터, 입장권 등 다양한 미술전시 자료 150여 점을 선보이게 되는데요. 우리나라에서 진행된 미술전시가 그동안 대중들에게 어떻게 소개되어 왔는지, 그 큰 흐름을 살펴볼 수 있어요. 


전시에 대한 기록은 도록, 팸플릿, 포스터, 입장권, 초청장, 방명록, 영상자료, 공문, 신문 및 잡지 기사 등의 자료로 남게 되는데요. 이러한 전시관련 정보는 참여 작가와 전시 취지 및 개요, 전시출품 작품목록을 총망라하는 한편, 전시가 열리기까지의 참여주체 및 협찬기관까지 포괄함으로써 전시의 시작과 마무리를 모두 담고 있는 소중한 기록이 됩니다. 또한 이런 전시관련 자료는 당대의 시대적 유행과 미술계의 동향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 역사적 사료로서의 가치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답니다. 이미 만들어져 있는 미술전시 자료를 통해 우리나라 근현대 미술의 흐름을 다시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고 볼 수 있죠. 



1920년대~1940년대


<1929년 조선총독부에서 주최한 조선박람회 입장권 및 파노라마 엽서>


우리나라 해방 이전의 미술전시 자료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근대미술 도입 이후 본격적으로 펼쳐진 미술전시회는 1916년 동경미술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10회 일본 문부성주최 신인공모전에서 특선을 차지해 고향으로 금의환향한 김관호가 진행한 개인전을 비롯해, 우리나라 최초의 여류 서양화가인 나혜석이 1921년 경성일보사에서 개최한 개인전, 1921년부터 열렸던 서화협회전(1918년 조석진, 안중식, 고희동 등 13인이 조직한 최초의 미술단체 회원전), 1922년부터 조선총독부가 만든 조선미술전람회 등을 들 수 있는데요. 아쉽게도 위 전시들에 대한 현존하는 미술전시 자료들은 구해보기 힘든 편이랍니다. 해방이전의 20여 종 가량되는 미술전시팸플릿을 살펴보면, 한 장으로 이루어져 있거나 한번 접게 되어있는 형식에 전시관련 기본 명시사항인 전시회명, 날짜, 장소, 작품 제목의 내용들이 적혀있으나, 지금처럼 전시 작품 사진이나 작가사진, 경력사항 등은 실려있지 않다고 해요. 


<1936년 김혜일∙임군홍 양화 2인전 포스터>


미술전시 포스터는 미술전시에 대한 사항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게 제작되는데요. 김달진 관장이 그동안 보아온 것 중 연대가 가장 오래되었다는 김혜일∙임군홍 양화2인전(1936년) 포스터는 팔레트 형태의 디자인에 전시명, 장소, 기간, 후원 등의 전시 관련 내용이 적혀있고, 두 작가의 얼굴도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지금으로부터 약 70여 년 전의 미술전시를 알리는 포스터지만, 현재의 전시 포스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낄 정도로 감각 있고 세련된 느낌으로 제작된 모습이 상당히 이채롭답니다. 


<1936년 오지호∙김주경 2인화집>


미술전시 자료 중 도록은 일반적으로 공모전의 입상작품, 미술관의 소장품, 블록버스터 전시 작품 등을 엮어 수록한 책자인데요. 작가의 개인화집은 전시를 앞두고 또는 본인의 작품을 망라해 한 권의 책으로 엮게 됩니다. 1939년에 발간된 오지호∙김주경 2인화집은 국내 최초의 원색 도판으로 발행된 개인 도록으로 그 의미가 크답니다. 우리나라 인상파 화풍을 정착시킨 대표적 작가들인 이들은 출판 허가를 받기 위해 일본어판 200권, 한국어판 1,000권을 출간했다고 해요. 이 화집에는 두 작가의 작품들과 오지호의 ‘순수회화론’, 김주경의 ‘미와 예술’등이 실려있습니다. 



해방 이후~1950년대


<해방 이후와 1950년대에 진행된 제 1회 미술전람회목록, 제 2회 모던아트전, 이중섭 작품전 팸플릿>


해방 이후 우리나라 미술계에서 개인전, 동인전, 단체전, 초대전 등 다양한 형태의 미술활동이 일어나게 되면서 미술전시팸플릿에 전시회의 기본적인 기록사항 외 초대말씀, 작가의 인사말씀, 문화계 인사의 글, 작품사진, 전시회명 및 작품명, 영문표기, 판매광고, 후원자 등이 등장했답니다. 


1950년대 6.25 전쟁의 혼란 속에서 부산을 중심으로 1950 제6회 종군화가단전쟁미전, 1952 후반기전, 1952 기조전, 1953 토벽동인전, 1953 현대미술작가 초대전 등 기억될만한 중요한 전시회들이 열렸어요. 이 무렵의 미술전시팸플릿을 살펴보면, 인쇄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갱지를 이용해 만든 프린트물로 팸플릿을 대체한 경우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어지러운 상황 속에서 제작된 팸플릿을 통해 당시의 시대상황까지 엿볼 수 있는데, 그 예로 몇 가지 팸플릿에 작성되어있는 글을 소개해드릴게요. 


투쟁하는 30대 내가 가장 존경하는 화우들이 모여 ‘후반기’를 만들었다. 그들은 똑같이 먹을 것이 없고 방이 없고 제작 자료까지 없다. 그러나 아무 소리 없이 그들에게서 작품이 나온다. 그들의 예술제작은 하나의 무서운 ‘투쟁’이다. 이 위험한 현실과 맞붙어서 싸우는 것이다.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를 지키자는 것이다. 

– 1952 제 1회 후반기전 김환기의 격려문에서


제작은 우리들에게 부과된 지상의 명령이다. 붓이 문질어지면 손가락으로 문대기도 하며 판자조각을 주어서는 화초를 대용해가면서도 우리들은 제작의 의의를 느낀다...(이하 생략)

– 1953 제 1회 토벽동인전에서 


당시의 국내 상황과 6.25 전쟁에도 불구하고 예술로써 현실과 투쟁하고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려는 예술인들의 의지가 담긴 팸플릿 글귀가 아닐까 싶어요. 이렇게 남은 미술전시 자료들로 당시 미술계의 상황은 물론 시대상황까지 파악할 수 있으니, 다시 한번 미술전시 자료의 역사적 중요성에 대해 크게 느끼게 되었답니다. 



1960년대 이후 커다란 변모


<1976년 김창열전 팸플릿(좌), 1986년 박생광전 팸플릿(중), 1987년 김인승 화백 회고전(우)>


60년대 중반부터 우리나라 미술이 본격적으로 세계무대에 진출하게 되고, 외국과의 교류도 활발히 진행하게 되면서 상업화랑이 등장하게 되고 미술작품이 상품화가 되었습니다. 미술전시팸플릿에도 많은 변화를 보여 50년대의 갱지 프린트 형태에서 벗어나 아트지 등 질 좋은 종이에 컬러 작품사진을 수록하며 작가 자신의 글, 전시회 주관자의 초대말씀 등이 중심이 되었죠. 또한 국내외 전문 비평가들의 글과 전시를 초대한 화랑주의 글 또한 함께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되었답니다. 


요즘의 미술전시팸플릿에 2인 이상의 평론가의 글을 동원하기도 하고, 그동안의 평문이나 외국잡지에 실렸던 글을 다시 보여주기도 하는데, 올바른 비평보다는 작가에 대한 지나친 치사, 때로는 작품보다도 더 어려운 문구들을 나열하여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했는데요. 여기에 컬러 작품과 평론가의 글, 작가사진, 즐비한 약력 등으로 호화스럽게 꾸며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지만 이에 많은 문제점이 있음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그 내용에서 자기선전에 급급해 과장된 표현이나 거짓 약력, 사실의 오기, 그룹전에 출품되지 않은 작가 또는 작품 사진등이 실리기도 하고 이런 것들이 신문이나 잡지에 사실처럼 보도되기도 하는데요. 전시회가 끝이 나면 이런 미술전시 자료들은 기록으로 남아 당시의 상황을 증명해주는 자료가 되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보완함으로써 정확한 역사로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기획전 ‘한국근현대 미술전시자료의 변천展’ 바로가기->

장소 : 서울시 마포구 창전동 한국미술정보센터 

기간 : 2012년 12월 20일 (목) ~ 2013년 3월 30일 (토)

전시시간 : 월~금요일 10:00~18:00 / 토요일 10:00~15:00 / 일요일, 법정 공휴일 휴관

관람료 : 무료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의 ‘한국근현대 미술전시자료의 변천展‘을 통해 작품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미술 전시회에서 작품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미술전시 자료들을 둘러보았는데요. 지난 1930년대 이후 우리나라 미술계의 흐름과 유행을 시대별로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이번 전시를 둘러보면서 어쩌면 미술 작가의 작품들보다 이러한 미술전시 자료들이 더 많은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요. 앞으로 미술 작품을 감상하실 때에는 작품과 함께 전시 자료들도 함께 꼼꼼히 확인해봐야겠습니다. 훗날 우리의 현시대를 알려주는 중요한 기록물이 될 수 있을 테니까요.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에서 다양한 우리나라 근현대시대의 주요 미술전시 자료들을 둘러보시면서, 당시 미술계의 현황과 함께 미술전시 자료들의 시대적 가치와 의미에 대해 되짚어보는 유익한 시간을 보내시길 바랄게요~! ^^






출처 : 신뢰받고 품격있는 대한민국
글쓴이 : 코리아브랜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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