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사랑의 기도 ...안도현
봄이 오기 전에는 그렇게도 봄을 기다렸으나 정작 봄이 와도 저는 봄을 제대로 맞지 못하였습니다 이 봄날이 다가기 전에 당신을 사랑하게 해 주소서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로 해서 이 세상 전체가 따뜻해 질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이 봄날이 다가기 전에 갓 태어난 아기가 응아 하는 울음소리로 엄마에게 신호를 보내듯 내 입 밖으로 터져 나오는 사랑해요 라는 말이 당신에게 닿게 하소서
이 봄날이 다가기 전에 남의 허물을 함부로 가리키던 손가락과 남의 멱살을 무턱대고 잡던 손바닥을 부끄럽게 하소서 남을 위해 한번도 열려본 적이 없는 지갑과 끼니때마다 흘러 넘쳐 버리던 밥이며 국물과 그리고 인간에 대한 모든 무례와 무지와 무관심을 부끄럽게 하소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게 하소서 큰 것 보다는 작은 것도 좋다고 많은 것보다는 적은 것도 좋다고 높은 것보다는 낮은 것도 좋다고 빠른 것보다는 느린 것도 좋다고 이 봄이 다가기전에 그것들을 아끼고 쓰다듬을 수 있는 손길을 주소서
장미의 화려한 빛깔 대신에 제비꽃의 소담한 빛깔에 취하게 하시고 백합의 강렬한 향기 대신에 진달래의 향기없는 향기에 취하게 하소서
떨림과 설렘과 감격을 잊어 버린 말라비틀어진 나뭇가지 같은 몸에도 물이 차 오르게 하소서 꽃이 피게 하소서 그리하여 이 봄날이 다 가기 전에 얼음장을 뚫고 바다에 당도한 저 푸른 강물과 같이 당신에게 닿게 하소서
봄 ... 장현수
창가 아롱지는 햇살 사이 그 누가 불러 놓았는지 봄이 찾아들어 따스함을 내려놓고 웅얼 이는 봄 노래 나도 따라 부릅니다
눈이 부신 파란 물감 지워지지 않는 글씨 있다면 지나간 날의 보고픔 잊어야 할 그리움을 적어 아무도 받지 않고 기억하지 못한다 하여도 그대 어이 잊었노라 떼를 쓰고픈 하늘입니다
못다 한 그리움의 노래 지나간 세월의 흔적을 망각이라는 덫에 걸어놓은 듯 눈짓 하나 몸짓 하나 그대 내 이름을 불러 꽃이 되고 잎이 되었노라 전하여줄 이 없는 하늘이라도 눈부시게 파란 하늘 푸른 눈물 한 방울 뚝 하고 찍어 하늘에 띄웁니다
혹여, 그대 잊지 않았다 대답 오는 날까지...
아름다운 허밍보이스 - THE SOUND OF ANGELS Ⅱ / Hideo Utsugi
01. From The Northern Coun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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