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스크랩] 저문 강에 삽을 씻고 / 정희성

sosoart 2013. 3. 4.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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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문 강에 삽을 씻고
                                      

저문 강에 삽을 씻고 / 정희성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일이 끝나 저물어
스스로 깊어가는 강을 보며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나는 돌아갈 뿐이다.
삽자루에 맡긴 한 생애가
이렇게 저물고, 저물어서
샛강 바닥 썩은 물에
달이 뜨는구나.
우리가 저와 같아서
흐르는 물에 삽을 씻고
먹을 것 없는 사람들의 마을로
다시 어두워 돌아가야 한다.
                               <문학사상>(1978) 
The Dark Night of the Soul - Loreena Mckennitt
  
출처 : nie-group
글쓴이 : 비비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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