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밥상/ 조수행
어느 시인 후배가 이민가면서
내게 부쳐 먹으라한 묵정밭 한 뙈기
올 봄 이랑을 틀고 씨앗을 묻었다
옥수수가 눈을 트자 까치가 달려들고
콩을 묻자 비둘기가 물어갔다
가끔 고라니가 제 식구를 데리고 내려와
고구마 콩 도라지 새순을 싹둑, 배를 채운다
무 배추 오이 케일은 벌레들의 운동장
묵정밭은 이제
나와 그들의 공동밥상
불청객을 금할 울타리나 겁줄 허수아비를 생각하다
백수인 나도 자연의 일부
차마 목초액마저 뿌릴 수 없었다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淸曉 趙書賢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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