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의 못을 뽑고 / 복효근
어떤 외면
비를 그으려 나뭇가지에 날아든 새가 나뭇잎 뒤에 매달려 비를 긋는 나비를 작은 나뭇잎으로만 여기고 나비 쪽을 외면하는 늦은 오후
가훈
아파트 경비실 뒷벽에 누군가 가훈 액자를 버렸다
―― 서로 사랑하자
아니다 버린 게 아니다 사해가 일가라고 집 밖에 내다 건 것일지도 모른다
참새 한 마리 그 위에 앉아 번역에 바쁘다
달빛
새라도 날았더라면 거문고 소리 요란했겠다
진평왕과 놀다 외 4편
복효근
살아서 천하를 호령하였다 해도 풀꽃 하나 피울 수 없었던 그 죽어 흙이 되어 무덤 위에 수많은 풀꽃을 피웠다 풀꽃이 되었다 벌노랑이꽃의 진평왕이여 가락지꽃, 민들레, 꿀풀꽃의 진평왕이여 어느 통치자에게도 굴신하지 않겠다는 나기철 윤효 정일근 오인태 나혜경 김길녀 함순례 시인 몇 아예 무릎을 꺾고 풀꽃에 머리를 조아렸다 왕의 기꺼운 신민이 되었다 비로소 통일천하 이루었다
너의 눈길
온통 울리고 가는 대신 풍경 그 청동의 표면에 살짝 입 맞추고 지나만 가는 바람처럼 아는가, 네가 아주, 잠깐, 설핏, 준 눈길에 안으로 안으로 동그랗게 밀물지던 그 설렘의 잔물결 고요히 한 생을 두고 일렁이는
* 복효근 : 1962년 전북 남원 출생. 1991년 <시와시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당신이 슬플때 나는 사랑한다> <버마재비 사랑> <새에 대한 반성문> <누우 떼가 강을 건너는 법> <목련꽃 브라자> 등이 있음. 1995년「편운문학상」신인상 수상. 1997년 시와시학 「젊은 시인상」수상.
............................................................................ Pardon mon amour / Gerard armon avec Amel Bent
Pardon mon amour / Gerard Darmon avec Amel Bent
오늘은 왠지 짜증나, 타이어에 송곳이라도....꼿고싶다^^*
2.SEPTEMBER.2013 by j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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