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1% 문화유산 절터 | |||
작성자 | 문화재청 | 전화번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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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3-09-09 | 조회수 | 244 |
텔레비전이나 잡지 광고에 자주 등장하는‘대한민국 1%’는 평범한 일반인은 아무나 쉽게 접할 수 없는 대상에 대한 의미로 사용되는 말이다. 그것이‘매우 귀한 것’이라는 뜻이라면 그것은‘문화유산’에 대한 또 다른 정의가 될 수도 있다. 그만큼 우리의 문화유산은 귀하고 소중하다. 그런데 절터가 대한민국 1%라고? 물론 누군가는 절터가 문화유산 답사 최고수를 위한 대상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우리 문화유산 안내서 중 절터에 대한 자료는 근래에 들어 무수히 등장하고 있다. 이는 그만큼 우리 국민의 문화적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나라의 국가지정 문화재 중 불교와 관련된 문화재는 과반수를 넘는다. 그런데 절터는 어떨까? 2010년에 당시까지 알려진 절터를 한번 모두 모아 정리한 적이 있다. 그 때 확인된 절터는 총 5,393개소이다. 그런데 그 중 현재‘사적’또는‘기념물’등의 명칭을 통해 법적으로 지정되어 관리 받는 절터는 총 103개소로 1.9%에 해당한다. 그렇다 여기서 절터가 대한민국 1% 문화유산이라고 한 것은 단순히‘매우 귀한 문화유산’으로의 뜻이 아니라 아직도 99% 정도에 해당하는 거의 모든 절터가 방치되어 있고, 그것을 우리가 모르고 있다는 뜻이다. 그럼 우리가 그렇게 잘 알지 못하는 절터는 지금 어떤 모습일까? 우리가 접하는 절터 관련 안내서에 언급된 곳에는 하나같이 너무나 아름다운 경치와 문화 욕구를 충분히 채워줄 훌륭한 문화재가 있다. 상상을 초월하는 넓은 터가 눈앞에 펼쳐져 있어 당시의 웅장한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고, 이곳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게 된다면 마치 그 역사적 현장을 직접 목도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터가 좁아도 그 느낌은 결코 부족하지 않다. 그런데 우리가 알지 못하는 거의 대부분의 절터는 이곳과 다르다. 이미 논이나 밭으로 경작되고 있어 건물 초석이나 심지어 불상, 석탑이 여기저기 깨진 채 밭두렁에 널려 있거나 계단 디딤돌로 재 사용 된다. 마을 정자 밑, 누군지 잘 모르는 사람의 묘 상석에서도 절터와 관련된 문화재가 자주 보인다. 법당과 불전이 있던 곳은 그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그나마 사람의 손길이 닿는 곳은 그렇게라도 손상된 문화재를 찾을 수도 있다. 깊은 산 속에 있던 절터는 누군가 이미 문화재를 어디론가 들고 가버려 도저히 찾을수없다. 깊은산속에 있는 곳은 등산로 없이 빽빽한 나무 사이를 가로질러 그냥 올라가야 한다. 이렇게 방치된 절터는 보는 것만 힘든 것이 아니다. 절터를 조사하기 위해 방문하면 해당 절터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푸대접받기 일쑤이다. 논과 밭 주인들은 자신들 생활 터전 운영에 하나도 도움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방해되는 돌덩이들이 널려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가 잊고 살던 전국 절터에 대한 전수조사는 2009년『문화재보호기금법』이 제정된 후 불교문화재 전문 조사기관인 불교 문화재 연구소에서 2010년부터 맡아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다. 2010년(서울, 인천, 경기), 2011년(광주, 제주, 부산, 전남), 2012년(대구, 경북) 조사를 거쳐 2013년 현재 울산, 경남, 강원, 전북지역을 현장조사하고 있다. 2014년에는 대전, 충남, 충북지역이 예정되어 있다. 실로 남한 전체에 있는 절터에 대한 명실공이 최초의 전수조사이다. 불교문화재연구소는 매해 조사지역에 대한 현장조사를 통해 얼마나 현황이 바뀌었는지 직접 확인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를 정리하여 그동안 우리가 모르고 지냈던 절터 중 당장 문화재로 지정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곳에 대한 자료를 확보하고, 동시에 행정처리가 시급할 정도로 훼손이 심한 절터에 대해 문화재청과 관계 지자체와 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매해 조사가 완료된 절터 관련 자료는 보고서를 통해 해당 지자체, 국공립도서관을 포함한 관련 기관에 배포, 공개되고 있다. 그리고 문화재청은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해 홈페이지 간행물 코너를 통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중요한 절터에 대해서는 정밀 학술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발굴조사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2013년부터 경주 미탄사지를 그 첫 대상지로 선정하였다. 이곳은『삼국유사』에 언급된 곳으로 조사결과 길이 약 37m에 정면 8칸, 측면 4칸의 대형건물지가 확인되었다. 매해 절터에 대한 현황조사를 통해 자료를 구축하고, 정리할수록 이미 대다수의 절터는 이제‘터’조차 찾기 힘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게 된다. 2000년대 이래로 덩치 큰 중장비들이 개발을 명목으로 대지정비에 적극 활용되면서 이러한 상황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그럼 우리가 잊고 지낸 그 많은 절터는 이제 포기해야 하는 걸까? 이에 대한 대답은‘가장 늦었을 때가 가장 빠를 때다!’라고 생각된다. 이제 나머지 99% 절터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합리적 처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금부터 모두가 고민하고 논의해야 한다. 그동안 잊고 살았다고 하여 계속 잊고 있다간 나중에 우리 후손에게 할 말이 없다. 우리 모두의 관심과 고민이 지금부터라도 필요하다.
글·사진. 임석규 (불교문화재연구소 유적연구실 실장) |
출처: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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