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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금강자연미술프레비엔날레

sosoart 2013. 10. 6. 22:37

2013금강자연미술프레비엔날레 서문

 

'옆으로 자라는 나무' 안으로 들어가기

Coming into our Horizontally growing trees

 

 

 

김성호(2014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총감독)

Kim, Sung-Ho(Artistic director)

 

 

 

 

이번 2013금강자연미술프레비엔날레는 제6회 2014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를 한 해 앞두고 펼치는 세계 자연미술가들의 축제의 장입니다. 아울러 그것은 비엔날레 운영위의 자기점검의 장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런 까닭은 이번 행사가 세계 곳곳에서 자연미술을 탐구해온 예술가들의 작품들이 '프로젝트 모델 드로잉'의 형식으로 한국의 작은 도시 공주에 한데 모여 자연미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교감하는 장이기 때문이며, 한편으로는 내년의 비엔날레에 대해 미리 걱정하고 준비하는 장이라는 이유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금강자연미술센터에서 열리는 2013 금강자연미술프레비엔날레는, '옆으로 자라는 나무'라는 주제로 '2014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국제경쟁공모(2014 Geumgang Nature Art Biennale Open Competition)'에 참여했던 47개국 130인 작가의 프로젝트 모델 드로잉들을 선보이는 '자연미술프로젝트전'을 위시하여 '세계자연미술단체자료전'과 '야투자연미술32년전'으로 구성됩니다.

 

자! 그럼, 내년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이번 프레비엔날레 안으로 함께 들어가 볼까요?

 


    2013금강자연미술프레비엔날레 포스터

 

 

I. 2013금강자연미술프레비엔날레에 이르기까지

모두 아시듯이, 오늘날의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는, 1981년 한국 공주에서 20대의 젊은 작가들로 구성된 그룹 ‘야투(野投)’의 자연미술운동으로부터 시작해서 점차 덩치를 키워온 결과물이라고 하겠습니다. 1991년에 첫 국제전을 시작으로 2004년에 제 1회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를 열었으니 2013년 올해에 이르러, 야투라는 그룹운동의 역사는 32년을, 국제전으로서는 22년을, 비엔날레로서는 9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내년이 벌써 비엔날레 10주년이 되는 해라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비엔날레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성장을 거듭해나고 있는 이럴 때일수록 자연미술비엔날레의 초심을 간직하는 일이 무엇보다 주요할 것입니다. 그것은 '야투(野投)’의 뜻풀이대로 '자연에 나가 몸을 던지는 일'이 본질적으로 무엇인지를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실천하는 일일 것입니다. 즉 자연의 생태적 환경과 인간 사이의 대화와 교감을 그 중심에 둔 자연미술에 대한 사유를 사유하고 실천하는 일 말입니다.

 

그렇지만, 형식, 내용면에서 이미 국제 이벤트화되어 가고 있는 오늘날의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가 그 길을 꾸준히 모색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었겠지요. 그럼에도 반환경적인 대지미술, 큰 덩치의 야외설치조각과 같은 미술을 경계하면서 ‘빈 몸으로 자연과 만나는’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가 견지해온 자연친화적 미술이라는 모토는 분명 여타의 비엔날레의 유형과는 다른 지점임에 분명합니다.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의 지속적인 과제가 있다면, 비물질적이고 소멸적인 자연미술의 본성을 어떻게 저버리지 않느냐는 것으로 보입니다. 달리말해 그것은 자연친화적 미술을, 덩치가 커져가는 국제아트이벤트의 그릇에 어떠한 방식으로 맛깔스럽게 잘 담아낼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자연미술의 본성도 간직하고 비엔날레의 구조나 형식도 지니면서 말입니다. 혹은 비엔날레의 대중화와 자연미술의 내실화를 함께 견지하면서 말입니다.

 

다행스럽게 야투는 창립이후 지금까지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는 ‘사계절 연구회’를 통해 외양보다는 내실 면에서 발전을 추구해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2011년에 발족한 '야투인터내셔널 프로젝트(www.yatooi.com)'는 그동안 '야투'와 교류해온 작가들과의 지속적인 네트워크 속에서 자연미술운동을 질적으로 확장시켜나가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제레지던시인 '원골자연미술가의 집'와 '국제기획자 회의' 같은 프로젝트들이 그것입니다. 여기에 덧붙여 프레비엔날레와 비엔날레가 전체 행사에 대한 '회고와 반성-예견과 전망-계획-실천'의 순환 고리를 잇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면모입니다.

 

이번 프레비엔날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통해서, 야투 그룹의 활동과 더불어 그간의 자연미술비엔날레가 실천해온 다양한 내용들을 회고하고 내년의 비엔날레를 고민하는 값진 자리가 될 것입니다.

 

 
Mark Tadao Baugh-Sasaki_ Shifting Landscapes 1

 

 

 

 

 

II. 2014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에 들어가기_주제 해설

내년의 비엔날레는 앞서의 두 개의 방향성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나는 ‘자연의 본성을 미술 안에서 견지하는 텍스트’이며 또 하나는 ‘자연미술을 비엔날레의 그릇 안에서 확장하는 컨텍스트’ 말입니다.

 

우리는 2014비엔날레에서, 신비롭고도 해석 불가능해 보이는 자연을, ‘옆으로 자라는 나무(Horizontally growing trees)’라는 개념으로 제시하고 다시 살펴보고자 합니다. 여기서 나무는 부분으로 전체를 표현하는 제유법(synecdoche)으로 제시된 개념입니다. 따라서 나무는 보편적 자연을 의미합니다.

 

이번 주제는 자연미술에 대한 여러 논의들을 새로운 틀 안에서 재성찰해보려는 의도에서 설정되었습니다. 틀 자체는 한정적이지만, 한편으로는 주제의식을 광범위한 개념으로 확장하고 한편으로는 형식을 구체적인 면모로 제시'하려는 의도에서 마련된 주제인 것입니다. 이번 주제는 자연에 대한 그간의 우리의 태도와 인식을, 중력에 대항해서 수직으로 자라고 있는 '나무’의 개별체적 속성으로부터 ‘나무→숲→대자연’처럼 수평으로 확산, 성장하고 있는 ‘나무들’의 복수체적 속성으로, 전환시킬 것을 요청합니다. '옆으로 자라는 나무'란 마치 서로와 서로가 연결되어 옆으로 자라는 바랭이와 같은 잡초, 즉 들뢰즈와 가따리(Deleuze & Guattari)의 사유에서 간파된 리좀(Rhizome)의 세계를 비유한 것이자, '주역(周易)에서 살필 수 있는 동양의 인연(因緣)과 같은 순환적 사유마저 담고 있습니다. 그것은 또한 주자학의 불일이불이(不一而不二)의 세계를 들여다봄과 같다고 할 것입니다. 즉 하나가 아니면서 그렇다고 둘도 아닌 전체적 세계관을 드러내는 것 말이지요. 그것은 복수체로서의 자연, 전체로서의 자연을 의미함과 동시에 그것으로부터 유발되는 수평, 확산, 개방, 탈중심, 개방, 여정과 같은 역동적 개념들을 담아내고 있는 것이 됩니다.

 

이번 주제는 다음처럼 정리될 수 있겠습니다.

 

구분

의미

옆으로 자라는 나무

Horizontally growing trees

수평으로 성장하는 복수체로서의 자연

옆으로

Horizontally

수평지향성_자연본성

자라는

growing

성장과 확산_자연본성

나무

trees

나무_보편적 자연의 비유

나무들-자연의 네트워크, 복수성, 전체성의 자연 본성

* 나무(木) → 숲(林) → 숲(森) → 대자연(大自然)

 

 

 

 

Cyryl Witold Zakrzewski_ Tree 1

 

 

 

 

 

III. 제 6회 2014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구성

이번 비엔날레는 국제공모전를 통해 선정된 프로젝트들을 야외에서 실제로 제작하고 선보이는 본전시와 더불어 실내에서 펼쳐지는 총감독 기획의 특별전, 그리고 국제심포지엄과 어린이 참여프로그램 등 다양한 부대행사들로 구성될 것입니다.

 

특히 본전시와 특별전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

소주제

작가

일정

참여 작가

본전시

(야외전)

옆으로 자라는 나무_林

Horizontally growing trees_Forest

30인(팀) 내외

2014. 9

국제 공모

형식

기념비적 수직지향성을 탈피하며 자연의 수평지향성을 탐구하고 실현하는 자연미술

내용

복수성(군집, 네트워크)을 구현하는 자연미술

유목적 개방성을 탐구하는 자연미술

리좀으로서의 접속의 사건과 만남의 과정 자체를 탐구하고 실천하는 자연미술

자연의 능동적 개입을 요청하여 우연과 변형을 수용하는 자연미술

자연미술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하는 자연미술

 

 

구분

소주제

작가

일정

참여 작가

특별전

(실내전)

옆으로 자라는 나무_비밀정원

Horizontally growing trees

_Secret garden

10인(팀) 이내

국내5+국외5

2014. 9

총감독

형식

자연의 소소한 요소들(전일체)가 확산해서 또 다른 전일체를 구현하는 자연미술=멀티플 자연미술

내용

자연과 인공(일상)의 만남을 탐구하는 자연미술

=자연으로 나간 일상(인공), 일상(인공)으로 들어온 자연

 

 

이러한 내용들로 구성되는 2014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가 우리 모두에게, ‘실제로는 변하지 않는 본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무한생성과 변화’를 지속해나가는 신비로운 자연에 대해 서로 이야기할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되길 기대합니다.

끝으로 이번 프레비엔날레에 참여하는 국제경쟁공모에 지원한 세계 각지의 많은 작가들께 축하와 감사의 말씀을 전함과 아울러 고승현 운영위원장, 전원길 야투인터내셔널프로젝트 디렉터 외 여러 운영위원분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출전 /

김성호, '옆으로 자라는 나무 안으로 들어가기', 2013금강자연미술프레비엔날레 카탈로그, 2013, pp. (  -  ),

 

출처: 김달진 미술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