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스크랩] 남남 27 / 조병화

sosoart 2013. 11. 2. 22:56

 

 

 

                               남남 27 / 조병화

 

      네게 필요한 존재였으면 했다.
      그 기쁨이었으면 했다.
      사람이기 때문에 지닌 슬픔이라든지
      고통이라든지
      번뇌라든지
      일상의 그 아픔을
      맑게 닦아 낼 수 있는
      네 그 음악이었으면 했다.
      산지기가 산을 지키듯이
      적적한 널 지키는 적적한
      그 산지기였으면 했다.
      가지에서 가지로
      새에서 새에로
      꽃에서 꽃으로
      샘에서 샘에로
      덤불에서 덤불로
      숲에서 숲으로
      골짜기에서 골짜기로
      네 가슴의 오솔길에 익숙한
      충실한 네 산지기였으면 했다.
      그리고 네 마음이 미치지 않는 곳에
      둥우릴 만들어
      내 눈물을 키웠으면 했다.
      그리고 네 깊은 숲에
      보이지 않는 상록의 나무였으면 했다.
      네게 필요한
      그 마지막이었으면 했다.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雲鈺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