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스크랩] 地上에서 부르고 싶은 노래 - 이기철

sosoart 2014. 4. 8. 20:37





              地上에서 부르고 싶은 노래 - 이기철
                어떤 노래를 부르면
                한번도 바라보지 못한 짐승들이 즐거워질까 어떤 노래를 부르면 내 아직 만나지 못한 사람들도, 까치가 즐거워질까 급히 달려와 내 등뒤에 連坐한 시간들과 노동으로 부은 소의 발등을 위해 이 세상 가장 청정한 언어를 빌어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의 날을 노래하고 싶다 나이 먹기전에 늙어버린 단풍잎들은 내 가슴팍을 한번 때리고 곧 땅속으로 묻힌다 죽기 전에 나무둥지를 감고 타오르는 저녁놀은 지상의 죽음이 저렇게 아름답다는 것을 가르치는 걸까 살이 연한 능금과 배들이 태어나 첫번째 베어무는 어린 아이의 갓 돋은 치아의 기쁨을 위해 제 살을 바치고 군집으로 몰려오는 어둠은 제 깊은 속에다 아직 밤길에 서툰 새끼 짐승을 위해 군데군데 별들을 박아놓았다 우리가 아무리 높이 올라도 검은 새가 나는 하늘을 밟을 수는 없고 우리가 아무리 정밀을 향해 손짓해도 정직으로 날아간 흰 나비의 길을 걸을 수는 없다 햇빛을 몰아내는 밤은 늘 기슭에서부터 몰려와 대지의 중심을 덮고 고갈되기 전에 바다에 닿아야 하는 물들은 쉬지 않고 하류로 내려간다 病들도 친숙해지면 우리의 외로움 덮어주는 이불이 된다 산과 들판에 집 없이도 잠드는 목숨을 위해 거칠고 무딘 것들을 달래는 것이 지혜의 첫걸음 이다 달콤하지 않아도 된다 내 부르는 노래가 발 시린 짐승의 무릎을 덮는 짚이기만 하다면, 향기롭지 않아도 된다 내 부르는 노래가 이슬 한 방울에도 온몸이 젖는 풀벌레의 날개를 갈릴 수 있는 둥글고 넓은 나뭇잎이기만 한다면

        	
        							
        				
        출처 : nie-group
        글쓴이 : 비비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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