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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로그 서문〕모든 이를 위한 상상의 축제 / 2014 화성조각페스티벌 ‘상상이상(想像以上)/ 김성호

sosoart 2014. 10. 19. 11:06

김성호 

 

〔카탈로그 서문〕모든 이를 위한 상상의 축제 / 2014 화성조각페스티벌 ‘상상이상(想像以上)

김성호

카탈로그 서문〕

2014 화성조각페스티벌 ‘상상이상(想像以上)


 

모든 이를 위한 상상의 축제

 

 

 

김성호(미술평론가)

 

 

 

 

화성시문화재단이 동탄복합문화센터에서 펼치는《2014 화성조각페스티벌 ‘상상이상(想像以上)》은 행사명에서 드러나듯이, '시민과 함께 하는 조각 축제'를 지향한다. 또한 이 행사는, 화성시문화재단이 2008년 설립되면서 정초한 '문화와 예술로 소통하고 나누는 풍요로운 도시', '시민 중심의 문화도시', '지역주민과 소통하는 맞춤형 문화예술' 이라는 비전과도 맞닿아 있는 만큼, 화성시민에게 '문화예술의 향유권'을 넉넉히 선물한다. 특히 행사의 장소인 동탄복합문화센터는 2011년 전면 개관한 이래, 화성시 문화예술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에 제1회가 되는 이 행사는 동탄 신도시라는 문화예술의 새로운 중심지로부터 발원하고, 화성의 다른 지역, 더 나아가 한국의 미술현장으로 확산하는 '맞춤형 예술축제'로 자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견된다.

 

 










 

'상상 이상'의 '상상 조각'

이 행사는, 화성시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조각 페스티벌의 운영 방향성을 마련하기 위해 내외부전문가로 구성된 5인의 운영위원회가 발족한 후, 구체적인 협의의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각 운영위원이 추천한 작가들의 작품을 초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모두 15인의 작품이 초대된 올해의 페스티벌은 '놀이, 참여, 즐거움'과 같은 시민의 예술 참여와 소통을 전제로 한 키워드들에 집중되었다.

 

운영위원인 조은정 미술평론가가 제안한 '상상 이상(想像以上)'이라는 주제는 앞서의 키워드들을 두루 수렴한다. 상상이란 '현재의 지각에는 없는 사물이나 현상을 과거의 기억이나 관념에 입각하여 재생시키거나 만들어내는 마음의 작용'이다. 그것은 대개 사물에 대한 '지각'이라는 방식의 외부 자극을 전제하지 않고 상상 주체의 내부로부터 심상(心像)을 떠올리는 자발적인 생산에 근거한다. 즉 상상(imagination)은, 글자 그대로 이미지(image)를 떠올리는 행동(-ation)으로 지각계와는 다른 상상계 안에서 생산되는 미래 지향적 창조성과 연동된다. 그것은 기억, 꿈, 환상을 잇는 비유와 상징 등 다양한 이미저리(imagery)와 관계함으로써 우리의 관성적 사유와 구태의 관습적 태도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예술 창작력의 원동력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조각페스티벌 '상상이상'은 초대작가 15인의 저마다 지닌 창조적 상상력의 이미지들(images)을 우리의 '기대 이상'으로 선보이는 자리라 할 것이다. 그것은 일상에 자리한 행복의 내러티브, 아기자기한 동화의 나라, 기대치 못한 초현실과 환상의 세계로까지 우리를 인도한다.

 


김경민_러브 

 

 



 김원근_부케

 

 

 

 

공공예술 축제로서의 화성조각페스티벌의 미래

동탄복합문화센터 앞 야외 광장에서 10월 한 달간 펼쳐지는 이번 행사를 위해서 박용국 예술감독은 15인의 작가들의 아틀리에를 방문하고 작품의 효율적인 설치 등을 의논하는 등, 공공의 장소에서 펼쳐질 이번 페스티벌의 특수한 맥락에 대한 연구를 지속했다. 전시기간 동안 일반 관객과 위촉된 전문 심사위원들의 심사를 거쳐 선정된 3인 작가의 작품들은 매입상으로 재단에 귀속된다. 즉, 임시적 페스티벌의 한계를 넘어 시민들에게 예술작품 향수의 기회가 오랫동안 주어지는 '장기적 공원화 프로젝트'를 진행함으로써 진정한 의미로서의 '공공예술 축제'로 자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번 행사는 지역에서 예술 활동을 하는 작가들을 지원하고, 외부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을 초대하여 지역의 예술가들과 교류의 물꼬를 트는 동시에, 시민들과 예술을 통한 소통을 시도하면서 향후 남겨진 과제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효율적이고 지속적인 행사를 보장하기 위한 차기년도의 예산 증액의 문제는 물론이고, 전시 행사 기간 동안 병행될 필요가 있는 시민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과 연구, 행사를 이론적으로 재성찰하는 학술프로그램의 운영 그리고 작가, 관객, 매개자 사이의 교류 프로그램 등 장기적 비전 속에서 도모해야 할 일들이 산적하다. 올해는 소소하게 지역에 공공예술 축제의 개념으로 시작하지만, 행사의 질적, 양적 발전을 도모하면서 장기적으로 화성조각페스티벌의 면모를 튼실하게 정초해나갈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번 행사는 서울의 1.4배에 달하는 면적, 53만 인구의 화성시가 가진 무한성장의 잠재력을 문화예술의 장에서 펼쳐나가는 하나의 계기가 될 것임에 분명하다. 향후에 '화성조각페스티벌'이 지역에서의 문화의 불균등한 분배의 상태를 극복하고 '모든 이를 위한 상상의 축제' 그리고 지역을 하나로 엮어나가는 예술행사로 자리 잡아 나가길 기대한다. ● 

 

출전 / 

김성호, '모든 위를 위한 상상의 축제', 2014 화성조각페스티벌 ‘상상이상(想像以上), (2014. 10. 1-10. 31, 동탄복합문화센터 광장)

 

출처: 김달진 미술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