同樂茶軒-문화와 예술/詩가 있는 뜨락

[스크랩] 11월의 노래....김용택外

sosoart 2014. 11. 4. 22:34

 

 

 

 

 

사랑.....김용택

 

 

당신과 헤어지고 보낸 지난 몇 개월은
어디다 마음 둘 데 없이 몹시
괴로운 시간들이었습니다

현실에서 가능할 수 있는 것들을
현실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우리 두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당신의 입장으로 돌아가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잊을 것은 잊어야겠지요

그래도 마음속의 아픔은
어찌하지 못합니다
계절이 옮겨가고 있듯이
제 마음도 어디론가 옮겨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의 끝에서 희망의 파란 봄이
우리 몰래 우리 세상에 오듯이
우리들의 보리들이 새파래지고
어디선가 또 새 풀이 돋겠지요

이제 생각해 보면 당신도
이 세상 하고 많은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었습니다

당신을 잊으려 노력한 지난 몇 개월 동안
아픔은 컸으나
참된 아픔으로 세상이 더 넓어져
세상만사가 다 보이고
사람들의 몸짓 하나하나가 다 이뻐 보이고
소중하게 다가오며
내가 많이도 세상을 살아낸
어른이 된 것 같습니다

당신과 만남으로 하여
세상에 벌어지는 일들이 모두
나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고맙게 배웠습니다

당신의 마음을 애틋이 사랑하듯
사람 사는 세상을 사랑합니다

길가에 풀꽃 하나만 봐도
당신으로 이어지던 날들과
당신의 어깨에 내 머리를 얹은 어느 날
잔잔한 바다로 지는 해와 함께
우리 둘인 참 좋았습니다

이 봄은 따로따로 봄이겠지요
그러나 다 내 조국 산천의
아픔한 봄입니다

행복하시길 빕니다
안녕

poem / 김용택
Reciter/ 김세원

 

 

 

11월의 노래..... 김용택   

 

해 넘어가면
당신이 더 그리워집니다
잎을 떨구며
피를 말리며
가을은 자꾸 가고
당신이 그리워
마을 앞에 나와
산그늘 내린 동구길 하염없이 바라보다 


내 키를 넘는 마른 풀밭들을 헤치고
강을 건너
강가에 앉아
헌옷에 붙은 풀씨들을 떼어내며 당신 그리워 눈물납니다 


못 견디겠어요
아무도 닿지 못할
세상의 외로움이
마른 풀잎 끝처럼 뼈에 와 닿습니다


가을은 자꾸 가고
당신에게 가 닿고 싶은
내 마음은 저문 강물처럼 바삐 흐르지만
나는 물 가버린 물소리처럼 허망하게
빈 산에 남아
억새꽃만 허옇게 흔듭니다

 

해 지고
가을은 가고
당신도 가지만
서리 녹던 내 마음의 당신 자리는
식지 않고 김납니다.

 

 

 

 

가을....김용택

 

가을입니다.
해질녘 먼 들 어스름이
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다.
윗녘 아랫녘 온 들녘이
모두 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
말로 글로 다할 수 없는
내 가슴속의 눈물겨운 인정과
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해 지는 풀섶에서 우는
풀벌레들 울음소리 따라
길이 살아나고
먼 들 끝에서 살아나는
불빛을 찾았습니다.
내가 가고 해가 가고 꽃이 피는
작은 흙길에서
저녁 이슬들이 내 발등을 적시는
이 아름다운 가을 서정을
당신께 드립니다.

 

 

 

당신의 어깨에 내 머리를 얹은 어느 날
무엇인가로 물들고 싶은 날

오지 않을 추억의 아주 먼 곳
내 기억 속의 무수한 사진들처럼
사랑도 언젠간 추억으로 그친다는 것을
난 알고 있었습니다

당신 어깨 기대어
같이
숨쉬는 맥박소리를 맞추어 보고 싶은 날


 

 

 

 

 

2.NOVEMBER.2014 by jace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정효(jace)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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