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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골통신-147: 박건한 시인님이 보내주신 출판도시 活版工房의 활판인쇄 시 선집

sosoart 2017. 3. 25. 18:48





박건한 시인님이 보내주신 출판도시 活版工房의 활판인쇄 시 선집

 

 

저의 블로그 게시판 시가 있는 뜨락에 제가 즐겨 애송하는 시들을 올려놓곤 하는데, 며칠 전 마침 박건한 시인의 시를 한 편 올린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박건한 시인의 시가 그 게시판에 몇 편 올라가 있기도 합니다만, 이틀 전 늦은 시간에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동락재입니까?”

 

저의 이름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저의 산촌 우거寓居의 당호堂號 이면서 저의 인터넷상 별명別名이기도 한 동락재?는 물음이었습니다.

 

 

순발력있게 저를 가르키는 것인 줄도 모르고 잠시 뜸을 들이다가 , 그렇습니다만......” 대답을 했습니다.

 

 

박건한입니다

 

“............... ”

 

 

느닷없이 본인의 이름을 밝히는데 전혀 생소한 이름이어서 얼떨떨하고 있었습니다.

 

순간적으로 친구도 아니고 지인도 아니고 처음 듣는 이름이라 뭐라 대답하기를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요즈음은 잘 모르는 사람의 전화를 받기가 꺼림칙하고 좀 불안한 감이 없지 않아 있지 않습니까?

 

 

인터넷상에 저의 시를 올려놓으셨는데, 고마운 마음에 전화를 드렸습니다. 다름 아니고 출판도시 活版工房이라고 들어보셨지요?”

 

“....... 글쎄요......”

 

아직도 저는 얼떨떨한 기분이었습니다. 혹시 세일즈와 같은 의도...?라는 의구심이 잠시 스쳐갔습니다.

 

 

, 저는 박건한 시인입니다. 인터넷 검색창에 박건한이라고 치시면 자세히 나올 겁니다.

 

저의 시를 몇 편 올려놓으시고 저의 시를 좋아하시는 것 같아서, 전화를 드렸습니다.

 

저는 활판공방 편집주간을 맡고 있습니다. 옛날의 활판인쇄 방식으로 납활자인쇄 출판문화를 부활해 보고자 출판도시 활판공방이라는 이름으로 경기도 파주 출판도시에서 작고 문인의 대표작을 비롯, 현재 활동 중인 문학인의 자선작품을 한지에 납활자로 한정 인쇄하여 품격 있는 영구보존판 작품집을 발행하고 있는데 저의 시는 물론 시를 사랑하시는 분 같아서 활판시집 몇 권을 보내드리려고 전화를 드렸습니다.

 

물론 다른 뜻은 아니고 감사의 마음으로 그냥 보내드리는 것이니 받아주십시오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그제서야, “! 내가 블로그에 올려놓았던 그 그리움의 작가인 그 박건한이라는 시인이시구나라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 그러시군요. 죄송합니다. 알아뵙지 못해서.....”

 

 

다시금 시인은 제게 시집을 보내주시겠다는 말씀에 연락처나 이메일의 주소나 좀 알려 주시죠했더니 보낼 책에다 명함을 넣어 보내겠다고 하시기에 감사하다는 인사말로 통화를 마쳤습니다.

 

 

오늘은 서울의 외손자 육아를 돕기 위해 서울에 머무는 약 2년 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저의 공방 작업실의 침실이 하도 지저분해 도배지를 뜯고 핸디코트로 손수 벽의 미장작업을 후텁지근한 날씨 속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하고 있었습니다.

 

 

마당 출입구 쪽의 복자(강아지 이름)가 요란하게 짖기에 나와서 쳐다보니 택배아저씨가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받아보니 책이 일곱 권이나 들어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색상의 고급 장정이 눈에 띄었고, 책의 커버를 열어보니 호화양장 크로스 제본의 아주 화려하고 품격이 엿보이는 시집이었습니다.

 

가격도 시집으로서는 고가高價인 권당 5만원이나 되더군요.

 

 

한 권도 아닌 일곱 권씩이나 보내주신 박건한 시인님께 너무도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시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시집이 7권씩이나 그것도 구입하지 않고, 한 시인의 호의로 선물을 받았으니 어찌 기쁘고 고맙지 않겠습니까?

 

 

더구나 강원도의 한촌 한 산자락에서 인생2막을 공예의 작업에 정진한다며 적막과 고적한 환경 속에서 읽을거리가 넝쿨째 들어왔고,. 그것도 애장본으로 서가에 꽂아 넣고 마음이 허허롭거나 허기지게 외로울 때 조용히 한 편씩 낭송해 본다는 것은 어찌 큰 행복이 아니겠습니까?

 

 

대개의 문학인과 예술가들은 가난하지 않습니까?

 

물론 한 끼에 십 만원 이십 만원하는 식사를 예사롭게 하고, 명품이다 뭐다 하면서 몇 백을 호가하는 물건들을 걸치고, 들고 다니는 일부 돼지들은 부를 움켜쥐고 있지만 말입니다.

 

 

우리 주변을 보면 먹는 것은 아무리 비싸도 아까워하지 않고 찾아다니면서 그리 비싸지 않은 서적이나 예술품, 공예품을 구입하기에 돈을 쓰는 문화인들은 쉽게 보이지 않더군요. 제 눈에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 사람의 정신, 영혼, 인생이 반영된 도서나 예술작품 구입, 공연 관람에 인색한 우리 현대인의 자화상은 너무 삭막하기만 합니다.

 

 

시월출판사가 납활자인쇄 출판문화를 부활코자 파주에 출판도시 活版工房이라 이름하고 기획한 문학인의 자선自選 작품을 한지韓紙에 납활자로 한정판 인쇄하여 보급하는 이 시집을 시문학에 관심이 있거나 좋아하시는 분은 한 권, 한 권 출판될 때마다 커피 몇 잔 값을 아끼고 구입, 소장하신다면 문화적 욕구가 조금씩 채워지는 흐뭇함을 느끼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은퇴 전 국책연구기관의 도서관장직을 겸했던 관계로 전문연구도서는 물론 일반 문학, 예술에도 관심이 많아 약 3천여 권의 서적을 개인소장하고 있습니다만 이 시집은 우리가 사랑하는 시의 중견시인들의 작품으로 그 내용이나 외형에 있어서 읽고 소장하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사료됩니다.

 

 

지난 2008년 한국 현대시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한국시인협회 회장을 역임한 다섯 시인의 시 선집을 시작으로 2013년까지 30여권이 간행되었다하며, 2014년에도 이 활판인쇄 시 선집은 계속되고 있다합니다.

 

정진규, 허영자, 이근배, 김종해, 오세영, 김남조, 신달자, 김종철, 이건청, 김초혜, 유안진, 오탁번, 문정희, 박목월, 이육사, 나태주, 김선영, 이향아, 조창환, 최문자, 이가림, 박제천, 문효치, 이탄, 서정주, 허형만 이길천, 김후란, 김소엽, 김문희, 유자효, 조석구, 홍금자 시인 등의 시집이 현재 발간되었다고 합니다.

 

 

양서를 소개하는 마음으로 제가 선물 받은 시집들의 사진을 올려봅니다.

 









17x23 cm, 각권 180 page 내외

 

박목월 시 선집

 

신달자 시 선집

 

허영자 시 선집

 

나태주 시 선집

 

문정희 시 선집

 

이건청 시 선집

 

서정주 시 선집

 

한정판 책 수 표시

 

박목월 시 선집 중 제가 애송하던 시  "산이 날 에워싸고"

납활자로  한지에 인쇄하여 일반 책에 사용하는 모조지 등 보다는 내구성이 탁월하여 오래 보존하여 자녀들에게도 남겨 줄 수 있을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