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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골 통신 158: 세유삼망(世有三亡)

sosoart 2017. 7. 30. 23:03


제주 어느 차茶 밭의 빈 의자 2개


소니골 통신 158: 세유삼망(世有三亡)


김기택의 시 "벽"으로 오늘 이야기의 문을 열어봅니다.



                          김기택

 

옆구리에서 아까부터

무언가가 꼼지락거리고 있었다.

내려다보니 작은 할머니였다.

만원 전동차에서 내리려고

혼자 헛되이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승객들은 빈틈없이 할머니를 에워싸고

높고 튼튼한 벽이 되어 있었다

할머니가 아무리 중얼거리며 떠밀어도

벽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할머니는 있는 힘을 다하였으나

태아의 발가락처럼 꿈틀거릴 뿐이었다

전동차가 멈추고 문이 열리고 닫혔지만

벽은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다.

할머니가 필사적으로 꿈틀거리는 동안

꿈틀거릴수록 점점 작아지는 동안

승객들은 빈틈을 더 세게 조이며

더욱 견고한 벽이 되고 있었다

 

 

 

김기택

 

 김기택

 

출생 1957116(59), 경기 안양시

소속 경희사이버대학

학력 경희대학교 대학원 국문과 졸업 

데뷔 1989년 한국일보 '가뭄', '꼽추' 등단

수상 2009 상화시인상  4

경력 경희사이버대학교 미디어문예창작학 교수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누구나 몇 번쯤은 부딪혀도 무너지지 않은 벽을 경험한 적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위의 시처럼 혼자서 아무리 발버둥 쳐도 미동도 하지 않는 사람의 벽처럼 더욱 더 절망적인 것 또한 없으리라 여겨집니다.

 

무릇 살다가 보면 도저히 스스로의 힘으로 또는 내 가족의 힘으로 헤쳐 나갈 수 없는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제도적, 사회적, 법률적인 벽들이 가로 막아 절망을 느끼고, 혹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해도 벽을 무너뜨릴 수 없는 경우도 다반사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이 할머니는 왜소한 체구에 주로 젊은이들이 쳐놓은 인간의 벽에 막히어 내리려고 하는 정류장에서 결국은 내리지도 못하고 다음 정거장에서나 내릴 수 있다면 다행스런 일이라 하겠지요.

 

제가 수 십 년 전에 실제로 겪은 이야기입니다만, 어느 날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가던 길이었는데, 비교적 승객이 많지 않아 느슨하던 버스가 갑자기 사람들이 많이 타기 시작하더니, 아마 그때 초등학교 4~5학년쯤 되어 보이던 아이였는데 자기가 내리려는 전 정거장부터 내려요!” 하면서 조금씩 몸을 허우적거리면서 비집고 나오려 했지만, 죽림竹林처럼 복잡하고 건장한 사람들의 다리로 빽빽이 세워진 울타리를 헤쳐 나오지 못하자, 아이가 별안간 아주 커다란 목청으로 사람 살려!!!”라고 악을 쓰니까 그 주변 사람들이 놀라서 움찔하는 사이 그 헐거워진 틈 사이로 얼른 빠져나와 무사히 원하는 정거장에서 내리는 모습을 보고 비록 어리긴 하지만 그 어린 학생의 기지機智에 혀를 내두른 적이 있었습니다.

 

어른보다도 더한 어린이의 반짝이는 순간 대처능력을 보면서 ! 저 아이는 이 험난한 세상을 참 잘 살아 나가겠구나!”하며 감탄과 부러움을 느낀 적이 있었습니다.

 

이 할머니도 그저 순박하고 얌전하기만 하셨지 험난한 국면을 슬기롭고 약게 대처하시지 못하셔서 주변에서 길을 내주려고 비껴서있는 이들이 많이 안타까워했을 것 같습니다.

 

이 세상은 참으로 순하고 착한 사람들은 힘들고 버겁게 살아가고, 그렇지 않고 범법자들처럼 소위 잔머리 굴리는 자들은 생활의 어려운 고비들을 잘도 빠져나가는 것 같지 않습니까?

 

대기업을 운영하는 기업인이나 중소기업 또는 개인사업을 하는 사람들도 인맥, 지연, 학연과 돈을 동원하여 온갖 어려운 일들의 벽에 부딪쳐도 잘들 극복하여 부자가 되는 경우와 법망들을 교묘히 빠져나가 아주 잘사는 모습을 우리는 주변에서 보기 싫도록 보고 있습니다.

 

IMF사태 이후 많은 사람과 직장인들이 자영업에 뛰어들어 생존의 전쟁터에 버려졌지만 장똘뱅이나, 경우를 벗어난 잔머리를 굴리거나, 아니면 웬만한 거짓말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활화된 장사꾼들은 어떻게든지 꾸려나가지만, 정직하고 순진하게도 소비자를 제 입맛대로 요리하는 능력이 없거나, 밟고 일어서야 할 장애나 벽으로 보지 않는 사람들은 창업한 지 1~2년 내에 포기하고 마침내는 많은 것을 잃고, 재기하기 위해 더 힘든 과정을 겪는 이들을 적지 않게 보아왔습니다.

 

물론 혹자는 이 험악한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내가 남을 밟고 일어서지 않으면 않된다, 또는 남보다 몇 배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교과서적인 말들을 하지만 정작 자신이 그러한 경우를 겪으면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남의 일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겠지요.

 

세상을 살아가려면 요즈음 말로 금수저족이 아니면 무엇이든 다 힘든 것이 아니겠습니까?

가끔 TV 프로를 볼라치면, 요즈음은 연예인이나 아나운서, 가수, 운동선수, 코미디언 등등 모든 분야에서도 제 가족들까지 모두 동원되어 츨연하여 남의 밥그릇과 돈을 챙기고 있습니다.

 

그것 또한 금수저족이 아니라고 누가 말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 연예인으로서의 재능과 끼가 아무리 남을 능가한다하더라도 제 아비, 어미나 형제들이 그 분야에 있지 않으면 발 한쪽도 들여놓기 어려운 세상이 된 것입니다.

하물며 사회 각 분야의 취업에서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말로는 누구에게나 문은 열려 있고, 재능과 능력이 있으면 누구나 자기 일과 직업을 찾을 수 있다고 말들을 하지만 실제로 우리나라 많은 젊은이들은 그러한 연줄 하나 없어서 좌절에 빠져 포기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고, 듣고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판사, 검사, 변호사도 돈이 없으면 하지 못하는 세상이 됩니다. 로우 스쿨을 나오지 않으면 안 되니까 말이지요.

그러니 그러한 세상에서 제 밥벌이라도 하려면 다른 사람보다도 빨리, 약게, 모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덤벼들어야 하니 지금 이시 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너무 안된 것 같습니다.

결과는 어쨌던 우리 나이 시절만 해도 대학을 졸업하면 거의 모두 취직을 하였고, 장사를 하는 사람도 자기 자식들 모두 대학까지 교육시키고 밥 먹고 살지 않았습니까?

 

그들의 부모 또는 조부모의 연배로서 또 인생의 선배로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그래도 좌절하지 말고 젊음의 패기로 극복을 해 나갈 수 있다는 응원의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부디 정치하는 자들이 포퓨리즘적 일시적 사탕발림의 몇 푼 지원으로 우리는 이렇게 해나가고 있소! 하지말고 젊은이들이나 정부의 지원을 요하는 사람들에게 공평하고 정당한 지원정책을 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빚 갚지 않는 자에게 빚이나 갚아주고, 호화주택과 고가의 자동차로 몰고 해외여행에서 사치스런 소비를 하면서도 세금을 탈세, 탈루하는 장관이나 부자들을 척결하고,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는 시민단체나 집단에게 정부의 돈을 퍼주지 말고, 핵전쟁 운운하는 괴뢰집단이며 남한의 도움을 당연시 여기는 북의 거지근성 주민들에게 인도적이라는 이유로 국민적 합의 없이 돈을 퍼주는 일은 하지 말고, 우선 우리 국민을 위해 젊은이는 물론 100세 시대의 노령자들에게 일자리를 창출하는 각고의 노력을 하여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왜곡된 역사공부로 적을 적으로 알지 못하고, 저하고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적개심을 가지고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정치하는 자들과 그 무리들의 폐단과 패악질을 경계하면서, 우리 남한의 국민들끼리 만이라도 서로를 이해하고 도우려는 노력을 해나가야만 한다는 시대적 사명감을 가지기를 바래봅니다


<사족>

韓非子世有三亡이라 했다.

 

사람이 사는 세상에는 세 가지의 망하는 길이 있다고 했다. ,

 

를 공격하면 망한다.

을 공격하면 망한다.

을 공격하면 망한다.


정치하는 자들이나, 지금 정권을 잡고 전 정권의 모든 것을 부정하고 갈아 엎으려는 정치가로서의 인의예지仁義禮智와 철학이 없는 자들이 새겨들어야 할 일이다.


무릇 성군은 말없는 백성의 뜻을 잘 헤아리는 지혜와 덕식이 있어야 하고, 모든 새로운 것을 행할 때는 백번 생각하고 해나가야 하거늘, 저희들과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귀 기울이지 않고 제 멋대로 갈 길을 간다면 그 결과와 말로는 말 해 무엇 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