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골 통신-인생2막 이야기/소니골 통신-귀산촌 일기歸山村 日記

동락재 통신 36- 소위 전원주택이라는 것

sosoart 2007. 3. 26. 07:33
 

 

보름달을 보면 무언가 희망이 샘솟고, 저 달님을 보고 소원을 빌면  어려움없이 소원성취

될 것 같은 마음이 들지안습니까?

 

 

 

이 탑에도 신도들의 소원이 담긴  조그만 돌탑들이 쌓여 있네요.  사람들은 과연 자기 소원의 성취를

위해 정말로 혼신을 다 하였나? 생각케 하는군요.

 

 

 

 

빛 바랜 단청의 색이 사람들의 기억이 희미해 지는 것 처럼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이 하나의 하잘것 없는 루드베키아 꽃도, 이제 자기의 수명을 다하고 씨를 날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네 인간

세상에 더불어 살고 있는 모든 생명체에게 때때로 경건함을 느낍니다.

 

 

 

<동락재 통신 36- 소위 전원주택이라는 것>     2003. 8. 11


오늘은 짧은 방학이 끝나고 2학기 개학날 이었습니다.


다른 때 같았으면 오늘같이 월요일 아침 홍천에서 6시경에 떠나면 규정속도를 어기지 않고도 서울에는 7시 40분이면 도착을 합니다. 하긴 서울도 저쪽 끝 영등포 쪽이면 더 오래 걸리겠지만 올림픽대로가 시작되는 서울의 강동구 쪽이면  그 시간에 도착을 합니다. 그리 오래 걸리는 시간은 아닙니다.

하긴 제가 알고  어느 지인인 중년여성은 저보다 더 들어간 홍천군의 서석면 어론리 라는 곳에 전원주택을 짓고 살고 있었는데, 거기서 서울의 대치동까지 1시간 30분밖에 안 걸린다 하니, 그 여성은 아마 날아다니는 가 봅니다. 대단한 스피드 광이라 할까요?


그러나 딸아이와 일요일엔 같이 와야 될 일이 있어서, 어제 일요일 아침 7시경에 출발을 했습니다.

요즈음은 휴가철이어서 오전에 출발을 하여도 양평이나 양수리 쯤 부터 밀리기  시작하면 거기서 부터 서너 시간은 예사로 걸리기에, 일요일 아침 일찍 출발을  해서 오늘의 개학을 준비했던 것이지요.


솔직히 3주간을 쉬니까 논다는 것에 익숙해 져서, 정말 더 놀고 싶더군요. 고상하게 말하면 쉰다는 것이고, 편하게 말하면 그냥 노는 거지요.

시간만 더 있었다면 본격적인 낚시여행을 한 5-6일정도 하고 싶었었는데.....


방학 중 여행을 하고 있지 않은 날은 동락재에서 늘상 있었습니다.

시골에서 산다는 것이 눈을 뜨고 바라보고 있으면 일의 연속이지요. 하긴 서울에서도 일을 하기로 한다면 집안에 일거리 천지 아니겠습니까?


앞, 뒤 손바닥만한 밭에 심어 놓은 고추, 호박, 상추, 쑥갓, 도마도, 가지.... 뭐  이런 것들 건사하고 따고 하다보면 하루 해도 금방 지나갑니다.

그래도 신기하고 고마운 것은 그런 손바닥 만한 밭에서도 매일을 우리 식구들에게 먹을 푸성귀를 제공해 준다는 것이며, 땅의 힘은 참 대단한 것이 아닌가?  하고 또 다시 경탄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 보름 전에는 - 제가 살고 있는 동락재는 5-6년 된 집이었는데, 처음 이사 올때에, 시골집 신축할 만한 적지 않은  돈을 들여 내부수리를 하였습니다.  외부는 현지 토박이 주민들에게 혹여 위화감이라도 줄까봐 전혀 손을 대지 않았던 관계로, 또 집이 워낙 날림 집이어서 외관상 보기도 안좋아 - 지붕을 다시 깔고, 외벽은 비닐 싸이딩이나 목재 싸이딩으로 할까 생각을 하고 있던 차였는데,  그것도 차일피일 미루며 주저하고 있다가 수리업자에게 견적을 받기로 하였습니다.


전원주택에 들어와 사는 사람들을 보면, 대개 서울이나 대도시에서 청운의 푸른 꿈(?)을 안고 전원생활을 꿈꾸며 배산임수의 경치 좋은 곳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나머지 여생을 살고자 하지요.

그러기에 농지를 사 가지고 대지로 전용을 하고, 또 되도록이면 통나무집이나  목조주택, 아니면 황토집이라도 짓기로 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도시를 버리고 시골에 와서 安住를 하겠다고 하지만 6개월 내지 길게는 2년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서울로 도시로 돌아가게 마련이지요.

그래서 집을 팔려고 내 놓으면, 일 년도 좋고 이 년도 좋고 마냥 기다려야 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 아니겠습니까?


그것도 들어간 땅값, 건축비나 제대로 건진다면 아주 큰 행운(?)이겠지만 반이나 건지면 다행이랄 수 있는 것이 또 작금의 형편입니다.


일례로 약 3 년전, 춘천에서 고교 교장을 하던 분이 정년퇴직을 하고, 홍천 화촌면의 밭 200평을 사가지고, 대지로 전용하여 목조주택의 건평을 약 60평정도 전원주택을 지어서 입주를 하자 마자, 그만 암에 걸려 유명을 달리하고 그  부인 되는 분이 혼자서 남아 살고 있다가, 외롭고 또 서울에 있는 딸이 IMF의 격탄을 맡고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었기에 친정 어머니가 그 집이라도 팔아서 딸도 좀 도와주고 자신은 춘천의 10여평짜리 아파트를 사서 살려고, 작년 초에 그 전원주택을 매물로 내놓았었습니다.


저는 시골에서 새로 집을 신축한다는 것은 도시에서 집을 짓는 것 보다 건축비며 모든 부대경비가 더 많이 들어간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고, 지금 살고 있는 동락재의 외모가 마음에 흡족치 않았고, 또한 이 동락재는 추후 적당한 때에  다른 상업적용도로 쓰기위해, 급매물로 나온 집을 싸게 사서 살 수 있기를 희망하며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을 때였습니다.

마침 그때에 그 집을 보러가게 되었는데, 시골에 지은 전원주택 치고는 그럭저럭 괜찮다싶은 집이었습니다.


제가 얼핏 생각하기에도 농지를 사서 대지로의 전용부담금이나 기타 대지조성 비용으로 들어간 비용이 적어도 4천만원은 되었을 테고, 건축비를 최소 평당  250만원씩 계산해도 1억5천만원, 그러니까 어림잡아 아무리 적게 잡아도 2억은 들었을 터인데 급하니까 3분지2 정도의 값으로 내 놓았어도, 팔리질 않았습니다.


그나마 그 집은 중개인이 그렇게 장난을 치지는 않은, 싸게 팔려고 나온 집이었는데도 아직까지 팔리지 않고 있습니다. 아마도 건국이후 최고의 불황기라서 그런가 봅니다.


더구나, 일반적으로 시골의 땅이나 주택의 매매는 소유주가 부동산중개수수료를 따로이 주지 않고 부동산 업자에게 내 손에 얼마를 쥐어주고 나머지는 "네가 알아서 먹어라"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그 부동산 소재지의 사정을 잘 모르는 외지인들은 부동산 업자에게 바가지 쓰기가 아주 쉬운 일이지요.


제가 땅을 사서 보통의 평범한 집을 지으려 해도, 간단한 산술적인 계산으로도  2억이 들어 갑니다. 그런데, 그렇게 싼 집이 매물로 나왔다면 그런 집을 사는 것이 아주 경제적이며 현명한 전원주택을 소유하는 방법이지요.

물론 집의 구조라든가 건축재료가 입맛에 맞지는 않겠지만, 새로 지은 집을 사든가, 아니면 차선책으로 구옥을 사서 리모델링이나 개축을 하는 방법이 가장  경제적이며 쉬운, 권하고 싶은 방법이라 생각을 합니다.


저 역시 통나무집은 아니지만 조립식 주택이라도 새로 지었다면 수리비를 가지고도 15평 정도의 깨끗한 집은 짓고도 남았을 터이기에, 그 판단을 잘 못한 것이 아직도 가슴이 쓰립니다.

조립식 주택이야 평당 약 150만원에 30평을 지어 보았자 4,500만원이면 되는데, 기와집도 아닌 조립식 주택인 시골집 내부 수리에만 그에 버금가는 돈을 들였으니...........


얘기가 또 살며시 다른 길로 접어드는 것 같군요.


그래서 한 보름 전에 견적을 받아 보았습니다.


얼마 전에 우리 회원님께서도 홍천인가 어디에 산다고 하시면서 지붕수리에 관한 문의를 하셨기에 저도 관심있게 보았는데, 저도 살림집 약 27평, 작업실로  수리해서 쓰고 있는 창고가 이십 오륙 평 되는데, 살림집지붕은 아스팔트 슁글로 되어있고, 창고는 스레트 지붕입니다.

견적을 받아본 결과, 살림집과 창고 지붕을 아스팔트 슁글로 새로 깔고 벽은 비닐 싸이딩(그것도 살림집만)으로 하고, 창고의 블럭 벽체는 손을 대지 않는 것으로 하여 전체 비용이 1천만원을 달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 사람들의 수법은 일을 진행시켜 놓고서, 추가로 돈을 요구하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망설이고  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살립집이나 창고의 지붕 철제골격은 그대로 놔두고, 그 위에 판넬을 다시 깔고 또 그 위에 아스팔트 슁글을 붙이는데 그렇게 든다하니 비싼 것이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있다, 아주 두 채를 다 헐어 버리고, 목조주택이나 황토 주택으로 새로 지을까도 생각을 하고는 있지만, 억울하게 들어간 수리비가  본전 생각이 나기도 하고, 또 시골집이라는 것이 아무리 돈을 많이 들여서 짓는다 해도,  만약의 경우 팔려고 하면 반값도 건지지 못하니, 쉽사리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경기라는 것이 최악의 경기라고 하니 시골집에 투자를 하기가  내키지 않기도 하구요.


우리 회원님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도시에서 전원주택을 꿈꾸는 분들께서는 전원주택에서 산다는 것이 낭만과 꿈만을 먹고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서 땅 구입에서부터 건축까지 치밀하게 계획하고 투자를 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전원주택을 구입하기 수 년 전에 그곳에서 살아보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겠지요.

요즈음 젊은이들 결혼 전에 동거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더니, 전원생활은 그것이 철칙입니다. 물론 전세나 월세로 얼마간을 살아 보는 것이지요.


그렇지 않다면 차선책으로 그리 크지 않은 땅(100-200평 정도)에 집이 있는 곳을 구입하던지, 그만한 땅에 최소의 비용으로 집을 신축하는 겁니다.


단, 집을 지을 때에는 반드시 건축사무소에 설계를 의뢰하여 집을 짓도록 하십시오.

설계비용은 집을 지을 때에 들어가는 견적 외의 비용에 비하면 그야말로 "새발의 피"입니다.

이것은 집을 지어본 선배나 주위사람들로부터 실제로 확인하고 들은 사항입니다.


부실 건축업자나 악덕건축업자들의 먹이가 되지는 마십시오.


설계사무소에 맡기면 설계의 변경은 물론 소요되는 자재의 양도 정확히 알 수가 있고 감리도 할 수 있으므로 질이 안 좋은 건축업자의 농간에 휘둘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시골의 전원주택, 그렇게 호화롭거나 남에게 보이기 위하여 잘 지으려고 애쓰지는 마십시오.


그저 내가 그 안에서 쉬고 먹고, 잠자고, 생활하기에 불편하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주말 주택이나 별장용으로 사용한다면, 저는 보일러 난방을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물론 저는 건축에는 문외한이지만, 실제로 경험을 해보면 난로 난방이 좋습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가장 좋은 방법은 심야전력난방 방식이지요.  시설비가 목돈이 들어가는 것이 흠이라 할 수 있지만....


상주하지 않으면 따로이 겨울철 동파라든지, 건물의 유지에 따르는 비용과 인력을 아끼기 위해 난로난방방식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장작이나 갈탄, 조개탄, 연탄 등 연료를 사용할 수 있는 난로가 좋을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수도나 온수는 지하 1미터 이상 되는 곳에 관을 묻고, 가스 순간온수기를 사용하십시오.


땔감은 부지런하면 얼마든지 자급자족 할 수 있고, 사다가 때어도 기름 값 보다 부담도 적고 운치도 있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말씀 드린것은 저와 같은 보통 서민들에게 권하는 방법이고, 돈에 구애받지 않는 분은 이런저런 설비 다 해놓고 살면 아주 좋을 것입니다.


오늘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척 하는 날이 되고 말았습니다.


저의 동락재 뒷산 쪽에 주말마다 내려오는 분당에 개업을 하고 있는 한 치과의 원 원장은 7-8년에 걸쳐 자기가 집을 짓고 있습니다. 물론 으리으리한 집이 아니라 움막집 처럼 본인이 손수 나무로도 짓고, 브럭으로도 짓고, 그야말로 자기 것이니까 자기 의도대로, 자기 멋에 겨워 세월아 네월아 하며, 집 짓는 자체를 즐기며 일년 365일 중  쉬는 날은 하루도 빠짐없이 내려와 일을 하고 갑니다.


돈이 없는 사람도 아닌데, 저 같으면 집 짓는 것은 돈 주고 남에게 맡기고, 전원의 생활을 즐기며 빠져 들텐데, 사람이 재미를 느끼는 일은 모두가 다 다른 모양입니다.


세월의 흐름도 우리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다 다른 것처럼 말이지요.



잊어야지 

어야지 

하면서 잊어지지 않은 채

봄, 여름, 가을

올해도 어느덧 세월 갈리는

바람의 언덕

 

밀리며

밀리며 

이 인간의 세계

쓸쓸한 건 그 저문 풍경이다


갖은 사람이나

갖지 않은 사람이나

믿는 사람이나

믿지 않은 사람이나

사랑하는 사람이나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나

 

동행하면서

동행하면서 

이 혼자

이 혼자를 견디며

세월을 넘는다

 

잊어야지 

잊어야지, 이 비밀

하면서 


조병화님의 <세월>이었습니다.


오늘 밤은 아주 무더운 밤이 될 것 같습니다. 낮에도 무척이나 덥더니...


이제 더위도 그 사라져 갈 처연한 자기의 존재를 잊혀지지 않기위해

또 다른 몸부림으로 저의 있음을 확인하고 싶은가 봅니다.



무더운 여름 밤

밤에 익은 애인들이 물가에 모여서

갈수록 외로워지는

긴 이야기들을 하다간..... 밤이 깊어서

장미들이 잠들어 버린 비탈진 길을

돌아들 간다


마침내 먼 하늘에 눈부신 작은 별들은

잊어 버린 사람들의 눈

무수한 눈알들처럼 마음에 쏟아지고

나의 애인들은 사랑보다 눈물을 준다


내일이 오면 그 날이 오면

우리 서로 이야기 못 한 그 많은 말들을

남긴 채

영 돌아들 갈 고운 밤


나의 애인들이여

이별이 자주 오는 곳에 나는 살고

외로움과 슬픔을 받아 주는 곳에 내가 산다


무더운 여름

밤이 줄줄줄 쏟아지는 물가에서

이별에 서러운 애인들이 밤을 샌다


별이 지고

별이 뜨고


<무더운 여름 밤>이었습니다.


오늘 밤은 무덥지 않은 아주 시원한 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연못사랑: 마음에 와 닿는 글 잘 읽었습니다. 2003/08/11

 

화니: 제 생각도 집이란 먹고 자고 쉬는데 편리하면 된다고 봅니다 누구에게 과시나 보여주기 위한것은 아니죠 2003/08/12

 

서해승: 동락재 통신에 조병화님 싯귀절이 안나오면 좀 이상하겠지요? ㅜㅜㅜ 수리비삼천만원 수업료는 단단히 치루셨군요. 이런저런 생각하며 살다 보면 더 성숙한 삶의 모습이 스케치 되어 지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집도 지어 질 것이구........ 다음편 기다리겠습니다 2003/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