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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락재 통신 37- 펜션과 민박

sosoart 2007. 3. 26. 07:35

 


춘천 소양교가 멀리보이는  황혼의 정경

 

 해무리(?)

 


춘천시 소양강 다리목 전경

 


 춘천시 야경

 


 

 


 춘천의 시내 야경

 

 

 

 <동락재 통신 37- 펜션과 민박>  2003. 8. 15


오늘부터 연휴이기에 어제 학교를 마치고 홍천으로 향했습니다. 3일간의 연휴가 시작되기 전날인데도 양평을 거쳐 설악, 동해 쪽으로 빠지는 차들 같은데 많더군요.


그런 차량들의 행렬을 보면 불경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긴합니다.

지금 강원도는 최악의 불경기라 합니다. 몇 년 전부터 지금까지 계속 수해로 강원도 내 각 지역을 돌아가면서 수마가 저주스러울 정도로 집과 밭과 들과 산 그리고 계곡들을 짓밟고 엉망으로 부수고, 할퀴고 폐허를 만들고 가버렸습니다.

그런데다가 주로 관광객이 주 수입원이 되는 동해안의 관광지역 주민들이 많은데, 요 근래 몇 년 사이의 경기가 너무도 안 좋았기는 했지만, 올해에는 아주 건국 이래 최악의 불경기라 합니다.


제가 얼마 전 며칠간의 남도여행을 갔을 때에도 관광지다운 활기와 들뜸이 없이 착 가라앉는 듯한 분위기를 느꼈습니다.

이는 비록 강원도 뿐만이 아니고, 극히 일부 계층이나 봉급자들을 제외하면, 전국이 불황의 연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휴가철 콘도, 펜션과 민박은 경기의 활황과 침체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콘도는 회원들이 사용을 하니 1박의 사용료가 펜션이나 민박보다도 저렴하게 이용을 할 수가 있는 형편이지요.


주 5일제 근무다 뭐다 하면서. 일부 신문들은 한국이 놀자판의 노동자 천국처럼 보도하며 일보다, 노는 것을 권장하고, 굴뚝산업에 대해선 한마디 언급이나 기사도 없고, 이 나라가 무슨 모험대국 인지 김대중 시절부터 “벤챠, 벤챠” 해대며 벤쳐 산업이 이 나라를 이끌어 가는 것인 것처럼 무식한 일부 정책집행자나 언론과 방송 기자들도 덩달아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춤을 추고 있으니, 나라가 가고 있는 길이 뻔한것 아니겠습니까?


벤쳐의 실상을 아는 사람은, 벤쳐란 과장하여 말하건데, 사기꾼들 만이 할 수 있고, 일부 고도의 사기꾼 놈들만이 성공(즉, 저 혼자만 정부의 지원 및 남의 투자금을 횡령하여 돈을 챙기는)한다고 하는 것 아닙니까?

무형의 벤쳐라는 산업 아닌 산업이 이 나라의 경제와 앞날에 대하여 얼마나 기여를 할지? 망하는데 전체의 80몇 프로 이상의 기여를 할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염려가 됩니다.


지금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젊은이, 직장을 잃은 가장들이 부지기수여서 남의 일 같지 않아 걱정입니다만, 특히 카드 빚에 생명을 담보로 살아가는 사람 (물론 이 사람들은 제 힘으로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의도적으로 진 것이 아닌가? 또 빚을 탕감해 주지 않을까? 하고 돈을 쓴 사람이 적지 않다는 데, 정부가 주도적 역할을 하고 방임하지 않았나?) 들은 부도덕한 사람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습니다.


아, 지금 막 휴대폰으로 전화가 왔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쓰다가, 멈추고 손님맞이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어제 제가 홍천에 내려오는 길 양수리 쯤에서 친구의 전화를 받았는데, 어제 밤에 동락재에 오겠다는 이야기 인지, 아니면 오늘 오겠다는 건지, 잘 들리지 않아서 다시 전화하겠다고 하더니, 양평에서 아침을 먹고 홍천 동락재로 가는 길이라며 전화를 했습니다.


오늘같이 쉬는 날이면, 아침 5시반쯤이면 어김없이 닭의 아침점호를 알리는 소리에도 8시까지는 잠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데, 8시가 다 된 시간에 친구의 전화를 받고 부랴부랴 일어나, 세수를 하고 집사람은 아침 준비, 저는 집안청소, 아들은 밖에 있는 아이들 네놈의 아침먹이 준비와 마당을 쓸고 친구를 맞이할 준비를 했습니다.


대충 끝내고 집사람이 아침상을 차려 놓으니, 친구가 도착을 했습니다. 그의 아내와 같이 올 줄 알았던 친구가, 혼자서 달랑 왔습니다.

무언가 머리 아픈 일이 있나? 내심 염려가 됐습니다만 얘기는 못하고 친구를 반갑게 맞았습니다.

이 친구는 제가 양주를 별로 즐기지 않는데, 올 적마다 꼭 양주를 가지고 옵니다. 그 친구는 양주를 좀 즐겨하는 편입니다만. 어쨌던 아침식사를 같이 하자고 하니, 양평의 국수리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왔다며, 커피나 한 잔 달라고 해서 집사람이 커피를 내왔습니다.


왜 아내와 같이 오지 않았냐? 하니 공연히 휴일에 자기 때문에 우리 집사람 가게에도 못나가게 할까봐 오지 않았다 합니다. 많이 섭섭했지만 무언가 사정이 있겠지 하며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10시가 좀 지난 시간 집사람과 아들은 춘천으로, 친구와 저는 횡성가는 길목 노천, 좌운을 지나 횡성군 공근면 가곡리 쪽으로 물가에서 하루를 지내면서 물고기도 잡기 위해 친구가 가고자 해서 물가로 갔습니다.

본격 피서철이 좀 지나서인지 차량도 많지 않았고, 가곡의 지방도에서 약 5, 6백 미터 들어간 지점의 물 맑은 개울에 어항을 몇 개 놓았습니다.

이 친구는 소년시절부터 아버님을 따라 천렵이나 여행을 많이 했고, 또 아버님이 법조계의 판사로 계셔서 이곳 저곳 지방을 따라 전근을 하셨기에 전국의 임지를 따라 다니며 많은 추억을 가지고 있는 친구였습니다.


저 역시 어렸을 적, 외삼촌을 따라 천렵이나 낚시륻 다니며 잔심부름을 많이 하였기에 그러한 추억들이 언잰가는 자연에 귀거래를 하게끔 하는 하나의 원인이 된다고 생각을 하는 한 터였지요.

 

물가에 도착하기 전 물 속에 어항을 놓고, 고기를 잡기 전 술 한 잔은 빼놓을 수 없는 것이기에 근처의 고기집에서 맷돼지고기를 사가지고 물가에서 한 잔을 했습니다.


이런 저런 사는 얘기, 세상 돌아가는 얘기, 친구들 얘기로 시간을 보내며, 요즈음 경기가 너무 좋지 않아 고전을 한다는 말을 하더군요.


이 친구는 高價 위주의 유아복을 제조 판매하는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친구인데, 저의 아내 역시 그 회사는 아니지만 유명 유아복 체인점을 운영하기에, 유아복이 경기를 덜 탄다 하지만, 요즈음 들어 많이 어려움을 알기에 쉽사리 이해를 할 수가 있었습니다.


하늘은 벌써 뭉개구름을 안으며 파랗게 시원한 바람을 보내주고 있었고, 깨끗하게 흐르는 물소리 역시 청량함을 더해 주었습니다.


이런 시간이 그 친구에게는 더욱 신선하고 머리를 식힐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으면 하고 생각을 했습니다.


오후 4시가 지나 이젠 그만 접고 집에가서 조금 쉬었다가 밤낚시나 가자고 하면서 자리를 털고 일어 섰습니다.

집에 오니, 이 친구 별안간 그냥 집으로 가겠다고 해서, “야 임마, 오랜만에 왔는데, 하루쯤은 자고 가야지!” 했더니, “그냥 가겠다”고 고집을 하니, 억지로 잡지는 못했습니다.

그냥 보내고 나니 얼마나 허전한지. 오랜만에 온 친구인데.......


자주 오겠다고는 하지만 일에 묻혀 사는 사람들이, 어찌 그리 자주 시골엘 올 수가 있겠습니까? 와 주는 것이 얼마나 기다려지고 고마운 일이라는 것을 서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모르지요. 전원생활 아니, 산촌에서의 일상생활이 얼마나 외로운가를 살아 보지 않으면 모르지요.


어쨌던, 아쉬웁게 친구를 보내고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그 친구와 개울에서 천렵을 하고 오면서, 자기도 올 해에는 은퇴를 할려는데, 강원도에서 나머지 시간을 보내고 싶다며, 저에게 후보지 선정을 위해 도와 달라하더군요.

제가 뭐 아는 것은 없지만, 그래도 생판 이곳 사정을 모르는 사람보다는 낫겠지 하는 마음에 얼마든지, 내가 아는 만큼은 조언을 해주마! 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 친구는 그렇게 경제적인 제약을 받지 않는 친구이기 때문에 노후의 경제적인 문제는 전혀 없고, 어떻게 좋은 자연환경에서 보금자리를 틀 수 있느냐가 관건이기에, 그런 점은 저로서도 쉽게 추천을 할 수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을 했습니다.

단, 여가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막연히 잘 보낼 수 있다고 생각을 하면 오래 견디지 못하고 다시 서울로 회향을 해야되니,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는 나만의 일이라든지, 취미생활이라든지를 꼭 준비해야 된다는 얘기를 강조했습니다.


펜션 이야기를 하려다가 너무나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멀리 가버렸군요.

그렇지 않아도 친구와 펜션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친구는 자기회사를 운영하니 저보다는 크게 한 수 위의 경제적 지식과 흐름과 분위기를 알고 있는 사람이었는데, 그 친구 역시 펜션에 대한 소유나 운영에 대하여는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이었습니다.


저 역시 펜션운영을 하기 위해 수억 그것도 4-5억 정도를 들여서, 일년에 고작 길어야 연 30일 정도의 객실 가동을 하기위한 투자는 반드시 후회를 동반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즈음 시중의 부동자금을 흡수해 보려고 온갖 감언이설로 현혹시키며 연 수익이 얼마다 하고 과대광고를 하는 것을 보고, 또 거기에 걸려드는 순진하고 어리숙한 명퇴자나 정년퇴직자가 얼마나 될까? 생각을 하면 남의 일 같지가 않습니다.


펜션이란 말 그대로, 유렵에서는 노년의 퇴직자들이 돈을 번다기 보다, 시골에서 손님들을 맞이하며 덜 외롭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또 조금은 소득을 보태며 살기위한 민박업이지, 신문이나 매스콤의 광고처럼 수익을 목적으로 한 사업은 절대 아니란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저도 펜션이라는 용어자체가 도입되어 膾炙되기 이전, 5-6년 전에 그런 유사형태의 전원생활에서의 수익사업을 계획하였지만, 경기의 장기침체로 인한 영향은 물론, 조금 다른 형태의 민박업 즉, 전원과 하나가 되어 생활을 하는 거이 아닌 수익을 위한 허울좋은, 남에게 보이기 위한 펜션업은 퇴직자들에게 권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물론 직접 전원에서 생활을 하면서 부수적인 수익이라도 얻기위해 민박이나 펜션업을 한다해도, 번듯한 직장생활을 하다가 별의 별 사람들이 드나들 민박이나 펜션업을 잘 감내하며, 온갖 목불인견의 일을 잘 인내할지도 의문입니다.


친분이 있다거나, 자기와 비슷한 여러 가지 여건이 유사한 사람을 유치한다해도 여러 가지 파생되는 문제점이 많은데, 어떻게 그런 일을 해나갈 것인가? 하는 점을 펜션업을 계획하시는 분은 깊게 생각을 해 보아야 할 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시골에서 최소한 3-4억 이상의 돈이라는 것이 적은 돈이 아닌데, 그러한 투자를 하고 감가상각이나, 나중에 회수하려하면 어떨 것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우리 홍천에서 서석면의 생곡리 쯤에 휴게소 건물이 토지 700여평에 건평 80평쯤의 매물이 나온 적이 있었는데, 처음에 呼價가 3억정도 하더니 그 반값으로 내놓아도 매매가 되지 않았었습니다. 제가 그렇게 싼 집이 있기에 관심이 있어서 가 보았었지만, 건축비가 그 정도 들어갔으리라 판단은 되지만 거리상이나 여러 가지 여건을 보았을 때는 그만큼 투자할 가치면에서는 아니올시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얼마전 동해안 여행길에 지나치며 보니, 누가 그 건물을 사가지고 다른 업종으로 영업을 하고는 있었지만, 서울이나 도시에 살던 분이 시골에서 수익사업을 계획하고 있다면 면밀히, 그리고 천천히(이는 대단히 중요한 일입니다) 조사, 검토해서 결정할 일입니다.


펜션을 계획하신다면, 우선 내가 살면서 누가 지나가면서 보아도, “아! 저 집은 참 들어가 보고 싶구나!” 라고 느낄 수 있도록, 내 집에 애정과 사랑을 가지고 가꾸어 나가면서, 남이 가지지 않은 특별한 무엇을 느끼고 볼 수 있게 할 수 있다면, 그 후에 고려를 해 볼 사안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저는 펜션과 카페와 음식점과 멋 스러운 예술성이 있는 편한 집을, 외로움을 잊기 위해, 내가 선택하는, 아니면 최소한도 나와 공통점을 느낄 수 있는 40대 이상의 정겨운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는 집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런 집을 만들고 가꾸어 나가기란 쉽지 않겠지만, 집사람과 그런 집을 만들기 위해 계획과 준비를 차근차근 하고 있습니다.

실현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영업적으로 손님을 맞지 않는다 해도, 우리들 카페의 동호인처럼 서로에게 최소한의 공통점이 하나라도 있는 사람들과 공유하려 합니다.


펜션에 관심이 많으신 우리 회원님들께, 분홍빛 생각만 하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것을 먼저 경험한 사람으로서 나누고 싶어서 이런 말씀을 올리는 것이지, 펜션분양이나 펜션건축을 업으로 하시는 분, 또는 그런 저런 이해관계에 있는 분들에게 해를 끼치고자 하는 것은 절대 아니므로, 또한 이런 생각은 저의 개인적인 사사로운 생각이므로 읽으시는 분이 통찰력을 갖고 판단하심이 옳은 일이라 생각을 합니다.


전원생활의 더 깊은 희로애락이 얽혀진 이야기를 올리며 같이 공감하고 비판하는 그런 이야기를 올릴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자연과 일심동체가 될 수 있는 사람만이 전원의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감히 말씀을 드리며 오늘의 이야기를 접겠습니다.



도시와 문명의 틈바귀에 끼어

작은 행복을 비비고 살아가는

부스러진 나의 사람들이여


타오르는 마음의 불꽃을 가리고

긴 세월

너무나 많은 빈 밤들을

나 호올로 지킨 것이 아니겠습니까


기다리움이 사라진 까닭이 아니올시다

하나의 약속에

긴 긴 밤이 채워진 까닭이 아니올시다


낙엽과 햇볕이 이글이글 타오르는

가을 

가을 길 목에 서서

우리 서로 오랜 이야기들을 고이 끝내기 위하여

무더운 여름

괴로운 날과 남들을 착한 마음으로

..... 이렇게 견뎌야 하는 마음들이 아니겠습니까


물떼와 같이 밀리는 문명과 문명에

긴 방죽을 치고

별들이 고이는 물가에 모여

작은 행복을 소작하는 나의 벗들이

멀지 않아 가물이 끼기 전에

정과 정들을 기대려는 외로움들이 아니겠습니까


가을 하늘 먼 호수와 같이 끼어 있는

맑은 눈알들이여

부스러진 나의 사람들이여


조병화님의 <도시와 문명의 틈바귀에 끼어>



 

 

<댓글>

 

벽계수: 여름휴가철을 전후해 펜션의 분양이나 건축에 관한 기사가 많고, 연수익 10%정도를 보장한다는데, 그러면 그것이 허위같기도 하군요. 하긴 연10%정도라면 희대의 상가 사기사건 같다고도 생각을 했지만 말씀입니다. 은행이자 생각하면 사실과는 동떨어진 얘기라고 생각도 됩니다. 경험으로 체험하신 말씀 고맙습니다. 2003/08/15